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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승부수]국민페이 넘어 혜자페이 노린다…'온라인'도 락인⑨네이버파이낸셜과 맞손…'애플페이용' NFC 단말기 보급 대비, 고객경험 추가 사활

손현지 기자공개 2023-02-27 12:30:28

[편집자주]

삼성전자의 모바일 업력은 자그마치 40년이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애니콜', '갤럭시' 등 글로벌이 열광하는 대중적 브랜드가 탄생했다. 최근 삼성 모바일 조직은 이전과는 다른 미션에 맞닥뜨렸다. 대외적으로는 애플, 샤오미, 오포, 구글 등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견뎌야 하며 내부적으론 생활가전·네트워크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삼성의 최근 제품 혁신, 키맨전략, 글로벌 전략 변화들을 짚고 경쟁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작년 11월에는 그동안 안하던 광고를 하고, 삼성페이 내에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기능 추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급기야 이번엔 경쟁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을 잡았다.

양사 협력이 시사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삼성페이가 그룹사인 삼성카드 외 다른 금융 사업자와 손을 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페이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애플의 행보를 막기위해 온라인 간편결제시장 1위인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은 것이다.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면 그동안 등한시하던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두드리겠다는 의지마저 서려있다.

다만 의문점은 남는다. 네이버페이와 서비스 연계 만으로 '온라인' 페이시장에서 승산이 있을까. 애플은 글로벌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선 페이팔의 뒤를 잇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상당한 저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삼성이 많은 온라인 간편결제 사업자 중 네이버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향후 협력 시너지는 어떤식으로 발현될까.

◇애플 텃밭 '온라인' 페이시장 승산있나

삼성전자는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와 달리 하드웨어로 승부를 보는 제조업자였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4%에 달하는 삼성전자로선 '오프라인' 시장만 공략해서도 충분히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꿰찰 수 있었다.

오프라인 결제 환경 여건에서 애플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 있기도 했다. 애플페이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가 일어나는 근거리 무선통신,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단말기에서만 작동한다.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의 90% 이상은 NFC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은 옛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로도 쓸 수 있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만 갖추고 있다. NFC와 MST 기술을 모두 지원하는 삼성페이가 독식할 수 밖에 없던 배경이다.

삼성은 이 MST 기술로 초기 장애물 없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우뚝 섰다. 국내 페이 시장에서 삼성 점유율은 23.6%나 된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쿠팡페이 쓱페이 등 29개 전자금융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비중이 모두 합쳐 50.4%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민페이'나 다름없다.

스마트폰 점유율로도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4%, 애플은 13%다. 오죽하면 삼성페이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이 삼성페이와 통화녹음, 두 기능 때문에 삼성 갤럭시 폰을 떠나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온라인 페이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삼성페이가 가진 메리트는 그리 크지 않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ICT 기업들은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각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다음웹툰, 카카오톡에서 파생된 선물하기, 쇼핑하기 기능들과 연계돼 있다. 이와 달리 삼성은 결제 기능만 있다. 빅테크들을 뚫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같은 스마트폰 제조업자인 애플도 삼성과 상황은 다르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정도의 저력을 갖고 있다. 글로벌 페이 시장에서 페이팔의 점유율은 16%, 애플페이는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아이폰은 10~20대 선호도가 높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애플은 국내에서 미래 충성고객 확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온라인, 인터넷 쇼핑에 더 익숙한 MZ세대 입장에선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삼성폰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전자지급 결제 대행업체(PG)도 "대형 자사몰이 있는 가맹점들은 이미 애플페이를 서비스에 붙이고 싶어한다"며 "온라인 결제 분야에서 작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3150만명 네이버페이 유저, 삼성 갤럭시폰 잠재 고객으로

삼성 MX사업부 입장에선 '온라인' 페이시장을 견제하지 않으면 안됐다. 갤럭시폰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온라인 결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고안해낸 방안은 파트너십이다. 그리고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지난 20일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1위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결제와 월렛(Wallet) 부문 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 협력을 약속했다.

많고 많은 간편결제 사업자 중 네이버페이를 콕 짚은 이유는 뭘까. 우선적으론 삼성 갤럭시폰 신규 고객 유입 목적이 크다. 네이버페이는 가입자는 자그마치 3150만명에 달한다. 이 이용자들 중 삼성 갤럭시폰 유저들도 포함돼 있겠지만, 아이폰 유저들이 있다면 유인 루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도의 혜택도 큰 강점 중 하나다. 네이버 멤버십은 포인트 혜택을 누리기 위해 네이버페이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삼성폰 유저들도 향후 네이버멤버십 혜택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한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가맹점 55만곳에서 삼성페이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삼성 폰에서 바로 삼성페이를 열어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네이버페이도 앱을 따로 열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편의성은 배가 된다.

마침 네이버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시장을 확장을 위해 삼성과의 협력이 꼭 필요했다. 현재 네이버페이 현장결제가 가능한 곳은 서울시의 제로페이 가맹점과 전국 10만여 프랜차이즈 매장 정도다. 현장결제가 되는 곳에서도 QR이나 바코드 결제만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가 삼성폰의 MTS 기술로 오프라인 결제를 늘리면 혜자페이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잠재고객을 원하는 삼성과 그야말로 윈윈을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 레벨업을 위한 잔여시간 '1년'

국내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당장 삼성 점유율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NFC 도입이 단기간 이뤄질 순 없기에 일부점포에서만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해외에선 NFC단말기는 보편화 돼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NFC 지원 가맹점이 보편화되기 까지 최소 1년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삼성페이가 이기간 동안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가냐 여부다. 삼성은 직방과 함께 초광대역(UWB) 기반 '디지털 홈 키'를 탑재해 도어록에서 간편하게 문을 열수 있도록 하는 기능,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지원 등 기능 추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과 협력해 해외결제 서비스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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