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하이브는 정공법으로 나섰고 SM엔터의 현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는 장외 여론전으로 맞대응 중이다. 정작 카카오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결과는 내달 주주총회 표 대결로 치닫고 있다.현재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 3.65%, 하이브 14.8%를 더하면 18.45%다. 1대 주주 하이브는 주주명부폐쇄일(2022년 12월 31일) 이후에 최대주주 지분을 매입한 탓에 원래대로면 의결권이 없지만 이번 주총에서 이 전 총괄의 의결권을 위임받을 예정이다.
반대편에 있는 얼라인 측의 지분은 1% 남짓이다. 2대 주주가 될 카카오(9.05%)는 아직 가처분에 걸려 있고 주주명부폐쇄일 이후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17%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중요하다. 작년 주주명부폐쇄일 이전 기준 SM엔터 지분을 보유한 주요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다.
얼라인은 SM엔터와의 1차전(2022년 3월 주총)에서 80% 넘는 찬성표를 얻어 자신이 추천한 감사를 이사회에 들여보냈다. 라이크기획 등으로 대변되는 이 전 총괄 개인회사의 사익편취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삼은 게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에게 먹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하이브나 카카오 중 어느 쪽이 승리해도 SM엔터의 체질 개선은 이뤄질 전망이다. 하이브나 SM엔터 현 경영진 모두 문제가 되는 라이크기획과 SM브랜드마케팅, 드림메이커 이슈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누가 하느냐의 문제지 큰 방향은 대동소이하다.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지난해 주총에선 얼라인 편을 들었다 하나 지금도 얼라인 측을 지지하는지는 알 수 없다. 라이크기획과 SM엔터 간 불공정 계약이 해지된 만큼 굳이 얼라인 손을 들어줄 필요가 있는지 미지수다.
컴투스는 SM엔터 분쟁 사태 직전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면서 정황상 이 전 총괄 측 지원세력으로 알려졌지만 꼭 그렇다고 확언할 수 없다. 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적 투자자라고 밝힌 만큼 과거 전례만으로 특정 우호지분이라 분류하기 어렵다.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은 각자 유·불리를 따져 표를 행사할 것이다.
현재 피아가 명확히 식별되는 곳은 '하이브 vs SM엔터 현 경영진+얼라인' 정도다. 그 밖에는 오리무중이다. 솔직히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할지도 확신이 안 선다. 정부로부터 계열사가 많이 늘고 있다고 압박받는 와중에 SM엔터를 연결회사로 편입하는 게 좋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서다. 2대 주주로 끝낸다면 '하이브-SM엔터-카카오'란 거국적 차원의 케이팝 연합군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아니면 하이브와 카카오가 벌이는 사상 초유의 지분 전쟁을 목도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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