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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삼성생명·화재, 전자 주식 매각 '2018년 데자뷔'삼성전자 자사주 정책→삼성보험 배당정책…금산법發 자본재분배

원충희 기자공개 2025-02-17 08:14:04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08시2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그룹 지배구조상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자의 자사주 정책에 따라 자본과 실적이 출렁인다. 2018년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할 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했다.

이번에도 데자뷔 같은 상황이 불거졌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번에도 2018년과 마찬가지로 매각이익을 배당재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정책이 보험계열사의 배당 정책으로 전이되는, 금산법으로 인한 자본재분배가 이뤄졌다.

◇2018년 매각, '유배당·삼성생명법' 압박…주주환원으로 불식

작년 9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관계사주식이 38조5729억원(17.9%)이다. 대부분이 삼성전자 주식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자사주 정책을 꺼내 들 때마다 보험계열사의 자본과 실적이 출렁였다.

원인은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이다.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갖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을 맞춰야 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10%를 넘는 만큼 해당분을 처분해야 했다.


시작은 2018년이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그해 5월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각각 2298만3552주(약 1조1790억원)를, 401만6448주(약 2060억원)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방식으로 처분했다. 총액 1조4000억원어치다. 당시 처분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7.92%, 삼성화재는 1.38%로 줄었다. 두 회사 합쳐 9.3%였다.

주식 매각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삼성생명·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0.45%까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삼성 보험계열사들은 매각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금 규모를 2년 연속 확대했다. 2016년 주당 1200원까지 떨어진 결산배당을 2018년 2650원으로 늘렸다.

삼성생명이 주식매각이익을 주주환원에 활용한 데는 수 십 년 동안 발목 잡고 있던 유배당 계약자 이슈와 정치권의 압박 영향이 있었다. 1980년대 이전 유배당계약자 자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구입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수 십 년째 이어지고 이에 정치권이 호응했다.

또 그 당시 국회에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법안(삼성생명법)이 올라와 있었다. 이게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중 거의 대부분을 팔아야 한다. 이는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를 흔드는 일이었다. 매각이익을 주주에 환원함으로써 따가운 시선을 불식시켰다.

◇이번 매각이익은 밸류업 재원으로 활용…사실상 '특별배당'

이번에도 비슷한 방향으로 일이 전개됐다.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또 10%를 넘을 상황에 처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2338억원)를, 삼성화재는 74만3104주(409억원)에 처분했다. 이를 통해 보유지분을 각각 8.44%, 1.48%로 낮췄다.

매각이익은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유배당, 삼성생명법 이슈 대신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이 컸다. 정부에서 전 방위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함에 따라 삼성 계열사들 역시 보폭을 맞추고 있다. 애초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정책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배당정책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배구조 차원에서 연결된 보험계열사와 삼성전자 간에 금산법으로 인한 자본재분배가 일어났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선 특별배당 재원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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