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부동산팀을 움직이는 사람들]"투자 대기자금 누적, 하반기 시장 윤곽 보인다"②송진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07 13:00:44
[편집자주]
대형 로펌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TFT를 발족했다. 고금리 기조로 대형 건설사마저 휘청이자 전문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게 필요했다. 기존 조직만으론 새롭게 불거진 리스크의 법률자문을 제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맞춰 부동산·금융·구조조정 등 각분야의 핵심 인력을 한데 모았다. 더벨은 주요 로펌 TFT 대표자들을 만나 부동산 법률자문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는 시장의 위기때마다 조언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리먼 사태를 겪을 때도 적절한 법률자문을 제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데 상당 부분 일조하기도 했다.그간의 행보에 미루어 김앤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라는 새로운 경제 위기를 맞아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린 건 예견된 수순이었다. 규모면에서도 타 로펌을 웃돈다. '부동산 PF 위기대응팀'이라는 이름의 TFT에는 각 그룹의 핵심 전문가 110여명이 참여했다.
김앤장에 입사한 직후 꾸준히 부동산그룹에 몸담고 있는 송진호 변호사(연수원 31기·사진)도 TFT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송 변호사와 TFT 구성원들은 매주 부동산과 건설·금융·구조조정·회계 등의 현안을 점검한다. 부동산 PF 사태라는 위기상황 속에 정확한 자문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부동산 PF 위기대응팀 발족 "리먼 사태와 달리 봐야"
김앤장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PF 위기대응팀이라는 이름의 TFT를 발족했다. TFT는 부동산 PF가 냉각기를 맞이하자 시행사부터 시공사·금융사·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각도의 자문을 제공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조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부동산그룹만 하더라도 고객 또는 부동산 유형별로 대응 소그룹과 전문변호사를 두고 있다. 평상시에는 각자의 고객군을 담당하지만 공통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합동 자문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게 특징이다. 회계사들이 주축인 세무전문그룹과도 상시 팀을 이루어 자문한다. 김앤장이라는 이름값에 걸 맞는 자문을 제공하고자 조직 간에 협업하는 구조가 보편화된 셈이다. 실제 부동산 PF 위기대응팀에 소속된 부동산과 건설·금융·구조조정·회계 등 각 그룹의 핵심 전문가들은 매주 정기적으로 모여 PF 관련 상황을 점검하거나 이메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부동산그룹뿐만 아니라 건설그룹과 금융그룹까지 여러 팀의 전문가들이 모여 110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PF 위기대응팀을 발족했다"며 "최근의 업황 때문인지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질문과 요청사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 업황을 점검하기에 앞서 그는 부동산 PF 사태와 과거 리먼 사태간에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리먼 사태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이에 따른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손실이 한 순간에 도래한 반면, 현재의 부동산 PF 사태는 코로나19와 같이 경기의 경착륙 조짐이 존재했다는 주장이다.
송 변호사는 "리먼 사태 직후에는 갑자기 전세계의 딜이 순간적으로 모두 중단됐다"면서 "리먼 사태가 급작스럽게 발발한 것과 달리 지금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이후 만연해진 인플레이션으로 언젠가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들어오는 법률자문만 살펴봐도 당장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것부터 향후 사태에 대비하거나 준비하는 것까지 다양하다"며 "건설사의 도산이나 금융권의 위기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분양률, 이자율 등 구체적인 수치에 미루어 시장의 방향이 완전히 정해졌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늦어도 올해 내 시장 향방 결정, TFT '열린 결말' 암시
송 변호사는 현재까지 부동산 PF 사태에 대한 리스크를 대비하는 차원이지만 이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뤄진 금리인상으로 상당수의 딜이 성사되지 못해 기관 등의 투자대기자금(Dry powder)이 상당하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6월부터 네 차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빅스텝(0.5%포인트)과 베이비스텝(0.25%포인트)도 이어졌다. 그 결과 자금 조달 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 'IFC'는 물론 '콘코디언빌딩', '동화빌딩' 등 서울 내 주요 오피스 딜이 무산되거나 미뤄지기 시작했다.
송 변호사는 "부동산 투자에서는 실물이든 개발이든 필수적으로 파이낸싱과 결합하기 때문에 부동산금융기법을 잘 이해하고 딜과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근 이자율이 높아지는 추세였기에 대출형 펀드나 크레딧 거래에 대한 자문수요가 늘어나 개인적으로도 여러 자문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시장은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받거나 향후에 매물을 내놓을 기업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과 투자대기 수요가 누적돼 있다는 점이 맞물려 있다"며 "최근 금리를 포함한 거시경제 상황을 예단하기 힘들지만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늦어도 올해 하반기 내에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는 송 변호사는 TFT의 향후 역할과 모습에 대해 열린 결말을 암시했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TFT도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그룹으로 운영되거나 다른 그룹에 병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끊임없이 정보를 취합하면서 고객과 공유하고 발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내포돼 있다.
송 변호사는 "부동산 투자 자문 시에도 특정 사안이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금융·건설·송무·분쟁·회계·세무 등 유관부서 소속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왔다"며 "TFT도 내부의 우수한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도 향후에 필요하다면 기존 원칙에 따라 유기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전기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준수' 대우건설, 이사진 출석률 100%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브라질 여파' 포스코이앤씨, 포트폴리오 전환 '타개책'
- [건설리포트]'원가율 88%' 한양, CFO 출신 대표이사 선임 효과
- [2024 이사회 평가]'1964년 상장' DI동일, 오랜 역사에도 과제 산적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중동 후폭풍' GS건설, 그린사업본부로 쇄신 스타트
- 그래비티·모건스탠리, 임대주택 자산 매입 '속도'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현대엔지니어링, 설계 기술력 고도화 전략 '전면에'
- [건설부동산 줌人]'젊은 리더 전면' 현대건설, 세대교체 신호탄
- 'SM 계열' 태길종합건설, 골프연습장 매입 완료
- [건설사 인사 풍향계]'그룹 인사 앞둔' 현대건설, CEO 내부승진 기조 안착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