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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어닝 쇼크' CJ ENM, 미디어 적자에 집중된 의문①"티빙 의도된 적자, 이 정도 수준 맞나"…구창근 대표 "호흡 긴 사업, 변화 더디다"

고진영 기자공개 2023-03-03 07:46:47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1: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은 최근 조직개편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으로 내부가 뒤숭숭하다. 회사 측에서 여러 번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부인했는데도 혼란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실적 부진이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있었던 컨퍼런스콜에서도 미디업사업 적자를 두고 질문이 쏟아졌다.

◇티빙·피프스시즌 합산손실 1600억, 적자 탈출 언제?

이달 CJ ENM이 개최한 컨퍼런스콜에는 구창근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황득수 경영지원실장이 메인 스피커로 나섰다. 이밖에 김윤홍 성장전략실장(CSO)을 포함한 각 사업본부장, 황상묵 재무담당 임원, 스튜디오드래곤 김제현 대표, 티빙 양지을 대표 등도 참여했다. 진행을 맡은 것은 최경진 IR 팀장이다. CJ ENM은 CJ E&M 때부터 IR 실무를 맡은 최 팀장이 CJ오쇼핑과의 통합 후에도 IR팀을 이끌고 있다.


컨콜은 구 대표가 CJ ENM의 전략적 방향, 황득수 실장과 황상묵 재무담당이 실적 및 경영목표를 설명한 이후 질의응답(Q&A)이 이어지는 순으로 진행됐다. Q&A 시간에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두드러지게 쏠린 부분은 미디어사업 수익성에 대한 걱정이다.

"CJ ENM이 4분기에 목표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이 일회성 요인 때문인지, 또는 시장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인지"를 묻는 질문이 시작부터 나왔다. 지난해 4분기 CJ ENM의 분기 영업이익이 66억원에 그치면서 어닝쇼크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커머스·음악·영화 가운데 미디어사업부가 49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전체실적을 해쳤다. 적자에는 TV 광고 매출 감소,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대규모 손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질문에 대해 CFO 황득수 실장은 “콘텐츠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고마진을 유지했던 TV 광고 시장이 대외환경 악화로 많이 축소됐고, 콘텐츠 제작비가 증가해 수익성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올해는 TV광고 매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티빙과 피프스시즌을 두고선 추가 질의가 계속됐다. CJ ENM 미디어사업부는 공격적 투자로 외형이 성장 중이지만 지난해 인수한 피프스시즌, 자체 플랫폼인 티빙 손실이 이어지면서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모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티빙은 약 1190억원, 피프스시즌은 약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합산하면 손실 규모가 1600억원 수준이다. 컨콜에서 하나증권의 이기훈 연구원은 “의도된 적자를 내고 있다고 했는데 티빙이 계속해서 이 정도 수준의 적자를 내는 것이 맞는지,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작년에 유료가입자가 몇 명인지 설명을 안해준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응한 최경진 IR팀장은 “손실에 대해 우려가 많은 부분은 공감한다”면서도 적자 수준이 적정한지에 관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유료가입자 수에 관해선 티빙의 양지을 대표가 설명했다.

양 대표에 따르면 티빙은 직접 가입하는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가입자,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제휴가입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료가입자는 300만명을 넘었고 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새로운 가입자 유입 통로가 생겼기 때문에 연말까지 500만명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피프스시즌의 경우 제작편수를 지난해 14편에서 올해 24~28편으로 늘려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편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수익성이 꼭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황득수 실장은 “시리즈물 작품을 중심으로 마진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작품 수 증가에 따른 탑라인 확대, 고정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손익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창근 대표, 단기 손익 극대화 경계

CJ ENM이 비용 효율화 의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했지만 문제는 플랫폼산업의 특성상 1등 지위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넷플릭스를 비롯해 해외 글로벌 OTT사업자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티빙이 유의미한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수) 순증을 단기간내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선도 있다.

티빙은 지난해 KT의 시즌을 흡수하면서 웨이브로부터 국내 OTT 1위 자리를 빼앗았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자까지 비교범위를 넓히면 MAU가 넷플릭스에 절반도 못미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의하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MAU는 1258만명, 티빙은 그 40% 수준인 516만명에 그쳤다.

게다가 제작편수를 늘릴 수록 비용이 먼저 인식되고 실적에는 이후 반영되기 때문에 손익 개선효과가 눈앞에 당장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국내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면서 제작편수를 축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구창근 대표는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제작에 1년에서 1년 반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호흡이 긴 사업이고, 변화속도가 다소 더딜 수 있다”며 “단기 손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기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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