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OLED TV 경쟁]최종 승부처는 SW…운영체제에 AI 심는 삼성·LG⑤풍부한 콘텐츠 제공 위해 아마존·애플 등 협력…고객 락인 효과 기대, 부가수익은 덤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17 12:49:10
[편집자주]
국내 TV 생산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OLED 경쟁이 시작됐다. LG는 10년전부터 쌓아온 내공을 주무기로 삼고, 후발주자인 삼성은 세계 1위 TV 저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23년 양사 OLED TV 전략의 특장점과 차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LG전자가 진행한 '2023 TV 신제품 설명회'에는 특별 초청된 임원이 있었다. 바로 HE사업본부 산하 HE플랫폼사업담당 수장인 조병하 전무다. 과거 삼성에서 스마트폰과 차량용 앱 생태계를 관장했던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통한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LG전자가 외부 영입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신제품 첫 공식석상 전면에 세운 것은 그만큼 플랫폼 사업이 전체 사업의 중요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글로벌 TV 화질·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고객 락인(Lock-in)을 결정하는 건 콘텐츠다. 제조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드웨어(HW)가 아닌 소프트웨어(SW)에 신경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갤럭시 스마트폰 고객이 아이폰이 아닌 삼성을 택했던 요인 중 하나가 통화음질이 아닌 삼성페이 기능 때문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OS 콘텐츠 광고와 수수료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OLED TV 경쟁의 종착점도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삼성과 LG도 콘텐츠 개발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공격적인 LG, 2년 만에 OS 공급사 10배 이상 늘어
2,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점유율 경쟁은 치열하다. 격차는 7.2%%포인트로 언제 순위가 뒤바뀔 지 모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1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성 타이젠에 비해 LG전자는 지난 2014년부터 독자 웹OS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며 공격적인 고객 유치전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웹OS 채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OS를 보유하지 않은 해외 브랜드들을 집중 공략했다. 케이엠시(KMC), 월튼(WALTON), 세이키(SEIKI), 크로마(CROMA) 등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협력사는 기존 20개사에서 2년 만에 300개를 훌쩍 넘긴 상태다.
공격적인 OS 전략은 지난 8일 LG전자의 TV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LG전자는 웹OS 콘텐츠 체험존을 별도로 운영했다. 신규 소프트웨어 버전인 '웹OS 23'가 탑재된 LG OLED TV 29종 신제품에서만 구현해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효과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목적이다.
웹OS 23를 통하면 유튜브처럼 개인별 맞춤 선호 채널을 선별하고 추천하는게 가능해진다. 원하는 TV콘텐츠만 골라 볼 수 있도록 하는 퀵카드(Quick Card), 개인 계정으로 나만의 화면을 구성하는 마이홈(My Home) 기능도 가능하다.
개인 맞춤 채널을 추천할 수 있는 건 TV에 내장된 인공지능 ACR 기능을 통해 시청자의 시청패턴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미국 광고 콘텐츠 데이터분석회사인 '알폰소' 솔루션을 인수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알폰소는 북미 지역 1600만 가구의 티브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조 전무는 "HE본부의 가장 중요한 방향성인 디지털전환 작업도 웹OS를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웹 OS를 기반으로 한 TV는 현재 1억대 가량 시장에 나가 있고, 고객들에게 볼거리와 부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TV 데이터로 부가가치 창출 '쏠쏠'
LG전자가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건 OLED TV 판매량을 증진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로 창출되는 매출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다른 TV 제조사들이 LG전자 운영체제를 탑재할 때 대가를 받고 있다.
고객들이 TV 리모컨에 넷플릭스·아마존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를 위한 전용키를 넣거나 티브이 화면에 해당 앱을 나열할 때도 매출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는 LG전자가 무료로 제공하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에 앞서 맞춤형 광고를 시청할 때도 수익이 창출된다.
최근 픽처스, 미디어 네트워크 등 콘텐츠를 보유한 미국 미디어 엔터사 파라마운트와 협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 홈킷(HomeKit) 및 에어플레이 2(AirPlay 2)를 지원하고, 아마존 알렉사(Alexa) 등을 탑재해 TV 활용도를 높였다.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데이터를 분석해 광고주한테 제공하고, 광고주는 이를 타깃 광고에 응용해 이윤을 취할 수 있는 구조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기기간 경계를 넘은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는 기조다. 삼성은 독자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를 2012년 처음 출시했다. 최근 업데이트작은 타이젠 7.0이다. 한때 안드로이드에 대항해 스마트폰에 쓰이다가 이제는 TV와 냉장고, 더 나아가선 로봇 등에 탑재되며 원삼성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
연결 기능과 다양한 서비스도 대폭 강화됐다. 스마트싱스 뿐 아니라 매터(Matter) 기기까지 지원하는 원칩 모듈(SmartThings Zigbee & Matter Thread One-Chip Module)을 적용해, 별도 동글을 사용하지 않아도 집안의 스마트 허브 역할이 가능해 다양한 Io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출시된 스마트TV에선 대화면의 TV로 다양한 기기와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커넥타임(ConnecTime)', TV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에서 편리하게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 진료 서비스 굿닥까지 제공한다.
타이젠은 해외 유명 매체들로부터 연이은 호평을 받은 OS이기도 하다. 타이젠이 작년 삼성이 출시한 Neo QLED에 탑재됐을 당시 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리셔스(Techlicious)는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플랫폼 경쟁력이 훌륭하다"며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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