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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DL이앤씨 '맞손' 석유화학 플랜트 경쟁력 강화 에쓰오일 발주 샤힌프로젝트 공사 일부 위임…리스크 헤지 차원

정지원 기자공개 2023-03-10 07:27:5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샤힌프로젝트(SHAHEEN Project) 패키지1 공사에 DL이앤씨를 참여시켰다. DL이앤씨가 양도 받은 공사 금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프로젝트 규모가 막대한 만큼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 앞서 관련 사업에 참여했던 DL이앤씨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DL이앤씨가 샤힌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조4120억원이다. 계약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2개월로 정해졌다.

같은 날 현대건설도 공시를 올렸다. 샤힌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계약금액 정정공시다. 기존 3조950억원에서 2조3890억원으로 수주액이 약 7060억원가량 줄었다.

DL이앤씨에 패키지1 일부 공사를 떼어주면서 지분율이 조정됐다. 당초 패키지1 시공업체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만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DL이앤씨가 양도 받은 1조4120억원 중 현대건설이 넘긴 706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분인 셈이다.

샤힌프로젝트 시공업체 선정은 지난해 11월 이뤄졌다. 현대건설이 주간사로 선정됐다. 애초 패키지1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패키지2·3은 롯데건설이 맡기로 했다.

총 사업비만 9조3000억원에 달한다. 패키지1은 5조4400억원, 패키지2·3은 2조2400억원 규모다. 이날 울산시 울주군 울산공장에서 기공식이 개최됐다. 2026년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1조원대 사업을 DL이앤씨에 양도한 배경에 업계에 이목이 쏠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큰 만큼 함께 잘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 DL이앤씨와 조인트벤처를 맺기로 했다"며 "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샤힌프로젝트의 직전 단계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했다. 샤힌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울산 석유화학 시설 구축 2단계 사업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인천정유 등이 발주한 플랜트 EPC를 맡았다.

1단계 석유화학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는 2015년 9월 대림산업(현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뒤 EPC를 수행한 바 있다. 2018년 말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총 공사금액 4조8000억원이 투입됐다.

DL이앤씨는 샤힌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올해 플랜트사업 신규수주 목표 3조6000억원의 절반가량을 단번에 채울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도 해외 화공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주처 요청에 따라 관련 공시는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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