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 분석]동양생명, 동양그룹 캐시카우에서 중국자본 진출 통로로②최대주주 측 투입 자본 전액 회수 의지 강해, 사모펀드 인수 가능성
서은내 기자공개 2023-03-20 08:14:23
[편집자주]
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은 과거 동양그룹 시절 알짜회사로 이름을 떨쳤던 보험사다. 동양 사태를 거치며 경영권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넘어가면서 중국계 자본이 처음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 들어오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또 한번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최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은 구제금융 기관의 성격을 띠고 안방보험의 자산을 정리해나가고 있으며 동양생명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인수의지가 있는 곳들을 찾고 있는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보험사, 금융지주, 사모펀드가 인수 후보가 될 수 있으나 업계에서는 원매자들의 동양생명에 대한 인수 니즈를 감안할 때 구조조정이 용이한 사모펀드가 일차적으로 가장 유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 다자보험 측은 동양생명과 매각과 관련해 과거 투입한 자본 규모를 모두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안방보험의 인수가격은 인수 후 투입금을 포함 약 1조6000억원이다. 매각가 협상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사그라든 경영권 회복 불씨…최초 중국계 생보사로
동양생명은 1989년 동양시멘트와 미국 뮤츄얼베네피트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동양베네피트생명보험이 시초다. 외국인 지분이 정리돼 1995년 동양생명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에는 태평양생명보험을 흡수합병했으며 2009년에는 총자산 10조원을 돌파,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기도 했다.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던 회사였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한때 동양증권과 함께 동양생명을 금융의 양날개로 키우겠다고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동양의 그늘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세가 기울어가던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지분 49.5%를 매각했고 2011년 보고펀드가 동양생명의 최대주주로 바뀌게 된다.
동양그룹은 동양생명의 일부지분을 보고펀드에 넘기면서 지분 30%는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붙였다. 향후 경영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였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콜옵션을 행사할 자금적 여력이 부족해지자 콜옵션을 포기, 경영권 매각을 선언했다.
동양사태를 거치며 동양생명은 2013년 결국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한때 '동양'이란 이름만으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져 보험 계약자들의 이탈이 이뤄지는 바람에 동양생명은 더 적극적으로 동양그룹과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시기도 있었다. 가지고 있던 동양그룹 지분도 전부 매도했다.
동양생명이 중국 자본에 넘어간 건 2015년이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의 지분을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넘겼고 동양생명은 국내 최초 중국계 생보사가 됐다. 하지만 주인이 바뀐 후로 경영을 안정적으로 끌어가지 못했다. 3년만에 안방보험이 부실화, 매각돼 중국 정부 위탁경영에 들어갔다. 동양생명은 구제금융 성격의 다자보험 소속으로 이관된다.
◇ 구조조정 까다로워…인수후보 사모펀드로 기울 전망
현재 동양생명은 안방그룹이 인수했던 또다른 보험사 ABL생명과 함께 현재 주인을 찾고 있다. ABL생명은 매각자문자를 선정, 본격적인 매각에 착수한 상황이며 동양생명은 다자보험 측에서 ABL생명보다 후순위로 놓고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ABL보다 더 접근이 조심스러울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자보험 측은 과거 안방그룹이 동양생명을 인수할 때 투입한 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입 자금은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ABL생명에 비해 동양생명은 자본구조의 건전성 측면에서나 보험포트폴리오의 질적인 면에서 볼 때 사정이 더 나은 편에 속한다. 다만 원매자들의 인수 목적을 감안하면 사정은 비슷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인수를 검토할 보험사나 금융지주들 입장에서는 인수 목적이 대부분 외형확대이며, 자산부채 이전만을 원하기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보험사나 금융지주가 당장 인수를 감행하기는 어렵고 사모펀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이라고 관측했다.
동양생명의 현재 이사회는 다자보험그룹 부회장인 뤄셩 기타비상무이사, 동양생명 CEO인 저우궈단 대표, 동양생명 CFO인 진슈펭 전무, 사외이사인 순젠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중국보험혁신대학원 원장, 양샤오옌 장강경영대학원 원장, 나동민 칸서스파트너스 대표, 강원희 전 푸르덴셜생명 CFO로 구성돼있다.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는 뤄셩 기타비상무이사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출신이며 다자보험그룹 경영진으로서 회사에 소속된 해외 자산들의 정리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까지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뤄셩 기타비상무이사와 진슈펭 전무는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결의가 예정돼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서은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Art Price Index]경매 막판까지 고르게 이어진 경합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진품증명서 양식 놓고 공급·수요자 입장 대립
- [2024 이사회 평가]SM엔터, 경영성과로 이어진 이사회 시스템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한계 펄어비스, 평가개선프로세스 우수
- 서울옥션, 달라진 사업비중…'경매' 늘고 '판매' 줄고
- [2024 이사회 평가]더블유게임즈, 오너 의장에도 '감사위'로 독립성 유지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엇갈린 진위감정…영리 vs 비영리 차이?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문체부 감정체계 손질 '이건희 컬렉션' 나비효과
- [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10억 이상 고가작 시장 소화여부 관심
- 투게더아트, 21억 니콜라스파티 작품 증권발행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