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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수은, 신임 비상임이사 선임…이사회 '재정비' 착수유복환·정다미 이사, 임기 만료 후 퇴임 '공석'…신속한 후임자 찾기 눈길

김서영 기자공개 2023-03-17 07:10:2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임기 만료된 비상임이사를 두 달 만에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사회 재정비에 착수했다. '절반'으로 운영됐던 비상임이사직이 모두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KDB산업은행(산은), IBK기업은행(기은) 등 전무이사 선임은 물론 비상임이사 개편 작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은을 시작으로 다른 금융공기업의 이사회 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비상임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이사회는 단일 안건을 위해 열린 것으로 서면 의결로 갈음했다.
(출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눈에 띄는 점은 비상임이사 두 명의 임기가 만료된 지 두 달 만에 후임자 찾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금융공기업들이 비상임이사 임기가 끝나고도 수개월째 선임 작업에 나서지 않는 이른바 '늦장 인사'가 매번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수은의 이사회 개편 속보다 빠른 편이다.

수은이 이렇게 비교적 빠른 인사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 두 명이 모두 퇴임해 비상임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은 비상임이사진은 4명으로 현재 절반만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수은은 지난 1월 5일 임원 현황을 공시하며 비상임이사 자리에 공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비상임이사 선임이 지연돼도 이사회 운영에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임기 만료 이후에도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등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8조 5항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이번 수은의 경우 비상임이사가 퇴임해 실질적으로 공석이 발생해 후임자 선임 작업에 빠르게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은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비상임이사 2인 선임을 위해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기획재정부(기재부) 장관의 최종 임명까지 적법한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현재로서 이사 후보 및 임명 완료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는 모두 두 명이다. 유복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과 정다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의원이었다. 유 이사는 ESG위원회 위원장을, 정 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유 이사는 정부 경제관료 출신이다. 유 비상임이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정치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녹색성장위원회 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세계은행 한국이사,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역할을 맡아 활동을 이어갔다.

정 이사는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학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은 재원이다. 정 비상임이사는 한국회계학회 여성분과위원장,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의원 등 금융업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또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비상임이사 선임 절차는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추천위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한국수출입은행법 제11조에 따라 '은행장 제청→기획재정부 장관 임명' 과정을 거친다.

수은이 비상임이사 선임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공기업들의 이사회 개편 작업도 시작될지 관심이다. 수은은 기재부 장관, 산은과 기은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임면권자로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정부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어 정부가 상임이사는 물론 비상임이사 선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현재 산은은 최대현 전 수석부행장이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3개월이 지났으나 차기 수석부행장이 선임되지 않고 있다. 기은도 마찬가지로 김성태 기은행장이 전무이사에서 승진한 후 전무이사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또한 신충식 기은 사외이사는 임기가 끝나고도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1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부의 주요 기관 이사 선임 업무가 몰려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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