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북미시장 정조준…'K-퍼내스'로 정면승부 현지식 고온건조 바람 한계 탈피, '콘덴싱 접목' 차별화…서탄공장 증축 캐파 확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22 13:00:1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나비엔은 국내에선 보일러 회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선 온수기로 더 유명하다. 현지에서 '나비엔'이란 브랜드로 통하는 경동나비엔표 온수기는 당당히 시장 1위를 꿰차고 있다. 지난 2008년 처음 북미 시장에 발을 들일 때만 하더라도 후발주자였지만 미국식 난방 문화와 유통구조, 설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현지화 전략으로 이뤄낸 쾌거다.경동나비엔은 북미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수기 성공을 발판삼아 올해는 미국의 메인 난방 분야인 '퍼내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미국은 보일러 기기로 실내 난방을 하는 국내와 달리, 따뜻한 공기를 덕트를 통해 실내로 공급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때 사용되는 제품이 바로 퍼내스다. 경동나비엔은 회사의 강점인 '콘덴싱'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실내 쾌적성은 극대화한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미국 공략 포인트 '보일러 떼고 퍼내스 도전장'
경동나비엔은 오는 7월을 목표로 북미시장에 자체 개발한 난방 솔루션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퍼내스란 북미·유럽의 주류 난방방식이다. 고온 연소 배기가스로 가열한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난방하기 때문에 실내 쾌적성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 편차도 크고 그로인한 에너지 효율성도 낮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은 기존 퍼내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스 가열 대신 물과 공기의 열교환 방식을 구상해냈다. 물을 가열한 수증기를 기반으로 실내에 따뜻한 공기를 공급하기에 기존 대비 건조함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회사 강점인 콘덴싱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등 친환경 요소를 가미해 차별화를 꾀했다.
경동나비엔이 미국 퍼내스 시장에 뛰어든 건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북미 퍼내스 시장은 현지 보일러 시장의 9배다. 북미에서 퍼내스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 유럽 등 글로벌 난방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기도 유리하다.
지난달 북미 최대 냉난방 전시회인 'AHR2023'에서도 경동나비엔표 퍼내스는 이목을 끌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당시 많은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이 기존 퍼내스 제품과 차별화된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의 기술력을 주목했다"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전세계 냉난방공조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320조 HVAC 시장 목표, 생산량 두배로 늘린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시장에서 난방을 넘어 이른바 HVAC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갖고 있다. HVAC란 주거환경과 밀접한 난방과 냉방, 환기 등 실내 공기질 관리를 뜻하는 공조 시스템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기존에는 보일러, 에어컨 등 한 가지 역할을 하는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공기의 온도, 습도 등 다양한 요소가 서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특히나 북미는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분리형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냉방과 난방을 구현한다. 국내 가전 기업들이 북미 냉방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다.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320조원다. 다이킨, 캐리어 등 HVAC 전문 기업 외에도 여러 가전 기업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온수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HVAC 시장에서도 친환경·고효율로의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냉방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최신형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히트펌프’를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향후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와 연계해 난방과 냉방 솔루션을 패키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Hybrid) 운전 기능을 통해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경동나비엔은 HVAC 시장 수요에 대비해 증축도 추진한다. 오는 2026년까지 설비투자에 12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도 평택 서탄공장 부지를 약 33만제곱미터(㎡)까지 확장하고 연간 생산량을 기존 200만대 수준에서 향후 439만대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이다.
미국 현지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수출용 NFB보일러 등을 제조하는 관체동 위주로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계획 중이다.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활용해 유럽 등지에 건설 중인 수소타운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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