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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주사 전환 점검]잠실·하노이 '마천루' 품은 롯데물산 활용법③3개 주요 계열사 '합병' 난상토론 무산, 롯데지주 주도 '새판'

김선호 기자공개 2023-03-23 07:21:02

[편집자주]

'한국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반만 완성된 채로 남아 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일본 계열사의 지분을 희석시키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약속이 아직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물밑에서는 여전히 '뉴롯데'를 완성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시도가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내부 판의 변화와 역학관계의 스펙트럼을 타고 일부는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파고에 몸을 실은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과제와 지주사 전환 현주소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롯데물산·롯데쇼핑·호텔롯데 세 개 계열사의 재무담당자가 머리를 맞대고 통합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변화가 일었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 전략이 무산되고 롯데물산 소속이 호텔군 HQ에서 롯데지주로 변경됐다. 외부 출신 안세진 사장도 호텔군 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를 맡은지 1년 만에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동했다.

결국 세 개 계열사의 통합 재무 전략은 원점 재검토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상업시설 등 주요 유형자산 운영을 롯데물산으로 일원화하고 향후 롯데지주에 흡수합병시키는 전략이 사실상 수면 위로 올라온 양상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하노이 롯데센터' 운영주체 일원화

2021년 5월 롯데물산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 소유권 지분(토지, 건물)과 일부 지분(단지연결도로), 건물 관련 동산 지분(콘서트홀 인테리어·집기) 등을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물산은 롯데쇼핑에 8313억원, 호텔롯데에 5542억원을 지급했다. 이로써 롯데물산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의 완전한 주인이 됐다. 소유권을 모두 양수하면서 유형자산은 1조3855억원, 매출은 333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작업은 2021년 초에도 단행됐다.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전국에 있는 롯데몰 8곳의 관리 전권과 공유오피스 사업을 77억원에 넘겨받았다. 또한 2022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운영법인인 코랄리스 지분을 계열사로부터 매입했다.

자세히는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자산개발로부터 각각 코랄리스 지분 45%, 22.5%, 10%를 786억원, 393억원, 175억원에 취득했다. 이를 통해 롯데물산은 코랄리스 지분 7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국내와 해외 초고층 빌딩을 보유한 계열사가 된 셈이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는 연면적 25만3402㎡(7만6654평, B5F~65F) 규모의 전망대,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백화점, 마트가 운영되는 초고층 복합빌딩이다. 그중 백화점과 마트는 롯데쇼핑이 운영한다.

전체적으로 호텔롯데·롯데쇼핑 등 관광·유통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가 롯데물산에 임차료를 지불하고 롯데물산은 이를 기반으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가 됐다. 롯데물산의 연간 매출은 2021년 7543억원으로 그중 특수관계자를 통한 거래가 20.7%(1561억원)를 차지했다.

◇롯데지주로 소속변경, 우회상장 등 '원점 재검토'

롯데물산이 롯데그룹의 주요 자산을 보유한 계열사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60.1%)고 순차적으로 호텔롯데(32.83%), L제3투자회사(5.25%), 신동빈 회장(1.82%)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물산 대주주의 지분은 2020년 신격호 명예회장의 상속재산 분할이 이뤄지면서 변동됐다. 신 명예회장은 408만5850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중 절반인 204만2926주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그리고 나머지를 신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나눠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롯데물산 지분은 1.73%, 신 이사장 3.44%, 신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1.73%가 됐다. 이후에 실시한 유상감자에 신 이사장과 신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참여하면서 신 회장의 지분율이 1.73%에서 1.82%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롯데홀딩스와 L제3투자회사의 지분율도 각각 56.99%, 4.98%에서 60.1%, 5.25%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일본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희석하면서 롯데물산에서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롯데그룹이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군 HQ를 중심으로 모인 롯데물산·롯데쇼핑·호텔롯데 재무담당자는 주요 영업시설 등 유형자산을 롯데물산으로 집중시키는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롯데지주에 흡수합병시켜 우회상장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롯데물산을 흡수합병하면 롯데지주는 순수 지주사에서 사업형 지주사로 변화하게 되고 레지던스 분양, 월드몰·월드타워의 계열사 임대와 쇼핑몰·오피스·포디엄 등의 운영에 연계된 임대수익, 주차장·단지공용관리 등 기타수익을 모두 얻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롯데물산과의 매출은 75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5.1% 증가한 80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지주로서는 이와 같은 수익을 얻게 되면 신사업·인수합병(M&A)을 추진,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실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셈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반발이 생기면서 원점 재검토하게 됐고 올해는 롯데물산을 호텔군 HQ에서 롯데지주 소속으로 변경해 새 그림을 그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롯데그룹 관계자는 "물산·쇼핑·호텔 재무 관련 임직원이 TF 등을 구성한 적이 없고 롯데물산의 우회상장도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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