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잠재우기 위한 빗썸의 선택…'농협과 1년 더' 만료 다가오자 재계약 결정…파트너십 유지, 편의 서비스 강화해야
노윤주 기자공개 2023-03-22 13:02:5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5년째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NH농협은행과 재계약을 체결한다. 당초 복수의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기존 제휴사인 농협과의 계약갱신을 선택했다.빗썸은 이례적으로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은행과 계약 체결을 완료한 후 대외 발표하던 전과는 달리 계약 날짜를 일주일 앞두고 '재계약 마무리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명계좌 발급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고자 빠르게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빗썸, 24일 전 농협과 재계약 예정…모험 선택하기 어려웠다
최근 빗썸은 농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재계약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양사의 기존 계약은 오는 24일 만료된다. 그 전에 정식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약 기간은 전과 동일하게 1년이다.
재계약을 앞두면서 빗썸은 은행 변경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제휴 은행을 바꾸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특정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해당 거래소가 계약을 맺은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쉽고 빠른 비대면 계좌 개설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시중은행도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지만 이체한도 상향 등에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입부터 은행 계좌 개설까지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과의 제휴가 신규 고객 유치에 유리하다.
점유율 1위인 업비트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케이뱅크와 제휴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제휴사를 바꾼 후 2위에서 1위로 점유율 역전에 성공했다. 빗썸과 동일하게 농협은행과 제휴했던 코인원은 은행을 바꾸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뱅크로부터 실명계좌를 제공 받고 있다. 빗썸 역시 정체된 점유율을 회복하고자 인터넷은행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빗썸은 결국 농협과의 1년 재계약을 선택했다. 계약 만료 기간이 임박했음에도 타 은행과의 계약 상황에 뚜렷한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이 거래소에 대한 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연동테스트를 거친 뒤 최종 실명계좌 확인서를 내주기까지는 통상 5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현시점에서 농협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상당 시간 빗썸은 원화거래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오랜 파트너' 장점 부각 시켜야
빗썸에게 남은 숙제는 농협과의 재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다. 기존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이점이다. 중도에 은행을 바꿀 경우 기존 고객이 새로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복수의 거래소를 동시에 사용 중인 투자자는 절차의 번거로움에 따라 해당 거래소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빗썸 고객은 적어도 1년간 계좌 및 은행 변경 없이 그대로 빗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체한도에 대한 문제도 일부 해결해 놨다. 빗썸과 농협은 지난해 5월부터 '간편입금'이라는 일종의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의 경우 1회 1000만원, 일반계좌는 1억원까지 한 번에 입금할 수 있다. 또 자동이체가 가능해지면서 빗썸 앱을 벗어나지 않고도 원화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고객이 은행 서비스를 통해 직접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원화를 입금했었다.
이에 업계서는 빗썸이 다년간 농협과 제휴를 통해 구축한 편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제휴 은행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거래소를 이용함에 있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며 "느린 모바일앱, 상장종목 부진 등 그간 지적받아 온 문제를 해결한다면 오랜 파트너인 농협과 재계약이 되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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