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의 새판짜기]'핵심 관리 대상' 11번가, 스퀘어 임원 대거 투입송재승·정진명 콤비…매각 성공 위한 수익성 조정 '강도 높이기'
노윤주 기자공개 2025-04-09 07:54:00
[편집자주]
주주총회 시즌 마무리와 함께 SK스퀘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이사회 구성이 전면 새롭게 변했다. SK스퀘어 투자 담당 임원들은 각자 맡은 ICT 자회사 이사회에 참여했다. 일부 계열사에는 스퀘어 임원이 직접 대표이사로 투입됐다. 변화의 속도를 그만큼 높이는 모양새다. 자회사 이사회에 참여 중인 SK스퀘어 임원 변동을 통해 매각, IPO, 리밸런싱 등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 핵심 임원들이 11번가 이사회에 대거 포진하며 손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SK스퀘어 임원·11번가 내부 임원 공동대표 체제는 지난해부로 종료했다. 대신 이사회 영향력은 유지하면서 운영 디테일은 커머스 전문가에게 맡기는 전략을 선택했다.현재 11번가 이사회에는 송재승 최고투자책임자(CIO), 정진명MD(상무) 등 SK스퀘어 측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가 있다. 오중석 SK스퀘어 재무담당은 감사로 참여 중이다. 이들은 11번가 에비타(EBITDA) 흑자 전환 후 매각을 성공시키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은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공동대표→단독대표, 운영 디테일은 커머스 전문가에게 맡겨
11번가는 지난해까지 공동대표 체제였다. 하형일 전 SK스퀘어 CIO와 안정은 대표가 함께 경영했다. 하 전 CIO는 2022년부터 11번가를 맡았다. 당시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였던 그는 11번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파견됐다. SK스퀘어로 소속을 옮긴 후에도 11번가 대표직은 유지했다.
하 전 CIO가 선임된 2022년 말 안정은 11번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신임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때부터 약 2년동안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하 CIO의 퇴임이 결정됐다. SK스퀘어는 공동대표 체제 대신 단독대표 체제를 선택했다. 11번가 분사 이후 줄곧 모회사의 투자 담당 임원이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이번에는 커머스 전문가인 안 대표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안 대표는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PO(프로덕트오너)실장, LF e-서비스 기획본부장을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다. 11번가에는 SK플래닛과 분사 시점이던 2018년에 합류했다.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사회 내 SK스퀘어 영향력은 그대로다. 지난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송재승 SK스퀘어 CIO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2년부터 감사를 맡고 있는 오중석 SK스퀘어 재무담당 임원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올해 3월 주주총회 이후 하형일 전 CIO 자리에 정진명 SK스퀘어 MD가 새롭게 합류했다. 올해 SK스퀘어 포트폴리오 전담 임원(직무대행)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애초 SK스퀘어는 투자와 관리를 나누어 듀얼CIO 체제로 운영됐지만 지난해 말 이를 폐지하고 하나의 'CIO·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송재승 CIO가 투자와 자회사 관리를 모두 담당하게 되면서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정 MD를 선임했다.
◇매각 전 고삐 죄는 SK스퀘어 "수익 없는 매출 의미 없다"
SK스퀘어가 11번가에 원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규모 대신 수익성을 택하라는 요구다.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11번가 관리 방안을 언급했다. 올해도 수익성 강화 작업은 계속되고 EBITDA 흑자 전환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매출은 무의미하다는 게 SK스퀘어 입장이다.
정 MD 역시 기조에 맞춰 11번가의 손익개선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전 오픈마켓 위주 사업 모델 재편, 비효율 사업 정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안 대표와 SK스퀘어 임원의 호흡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 때 11번가는 쿠팡 등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직매입을 늘렸지만 현재는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공고히하고 있다.
전략을 바꾸면서 11번가는 지난해 오픈마켓 부문 12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에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수수료 비즈니스 모델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직매입 사업은 사입비용, 물류 등 제반 투자가 필요하다. 일정 점유율에 도달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SK스퀘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는 매출 56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3.4% 감소한 수치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9% 개선된 933억원까지 줄였다.

이제 남은 건 보다 빈틈없는 손익 개선으로 11번가 매각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 중심으로 매각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SK스퀘어도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명진 사장이 주기적으로 FI들과 미팅을 가지며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11번가 이사회에 참여 중인 송 CIO는 SK스퀘어에서 포트폴리오 손익개선을 요구하는 역할을 지속해왔다. 그는 지난해 SK쉴더스 매각을 포함해 원스토어 투자유치, 나노엔텍 지분 전략매각, 티맵모빌리티 투자유치 등을 이끌었다. 지지부진한 11번가 매각에 올해는 기대를 걸어보는 이유다.
정 MD도 마찬가지다. 송 CIO와 손발을 맞추면서 SK쉴더스 관련 딜 등 회수와 밸류업 전반을 다뤘다. SKT부터 SK스퀘어까지 송 CIO와 콤비를 이루고 있어 11번가 밸류업과 매각을 성공적으로 주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동대표에서 단독대표 체제가 되고 담당하는 SK스퀘어 측 이사회 임원도 변경됐지만 11번가는 전략이 크게 수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도 매각 밑작업을 위한 수익성 개선을 요구 받았고 올해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목표는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라며 "기조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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