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부동산 연체율 10% 육박…3년새 무슨 일이 1월 연체규모만 9000억 증가…대구 다인건설 사업장도 2800억 부실
김형석 기자공개 2023-03-22 08:15:3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대 초반이던 연체율이 9%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 56조원 가운데 5조원이 넘는 금액이 연체로 묶였다. 올 1월에만 연체 금액이 9000억원 늘었다. 공사가 중단된 대구 지역의 다인건설 빌라 관련 대규모 집단대출 2800억원도 추가 부실로 불거질 수 있다.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불황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역 금고들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형 부동산 대출에 올인한 점도 사태를 키웠다. 대구 다인건설외에 대출이 진행된 건설사업장의 공사 중단이 지속되면 새마을금고의 관련 대출 연체 금액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뒤늦게 지방 금고의 대출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지역 조합들이 경쟁적으로 늘려 놓은 대출의 부실 여파가 커질 수 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역조합들에게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자본 확충이 어려운 금고들도 많아 파장이 예상된다.
◇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9% 넘어…1년 새 5% 이상 급등
21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지난 1월 말 기준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9.23%를 기록했다. 1월 한달 만에 9000억원의 추가 연체가 발생하며 한 달 새 연체율이 1.56%포인트 급증했다.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2019년말 2.49%에서 3년여만에 9% 대까지 치솟았다.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2020년 말 3.49%, 2021년 말 4.08%, 지난해 말 7.67%로 매년 상승해왔다. 1월 말 기준 9% 수준이지만 최근 데이터가 집계되면 연체율 증가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인 관리형 토지신탁에서도 연체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액은 1111억원으로 전월(602억원) 대비 84.6%(509억원) 급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토지담보대출이나 부동산PF 이전 단계인 브리지론 등을 통해 건설사와 임대사업자, 신탁사에 내준 대출을 말한다. 직접적인 부동산PF 대출에 해당하지 않지만, 부동산PF 본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건설 중단 시 부실화 우려가 높다.
건설·부동산업 대출과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부동산 시장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가격 하락과 대규모 미분양이 속출한 여파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발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자금조달에 실패한 부동산PF가 부실화됐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본 부동산PF는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브리지론 등을 통해 대출을 다수 보유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지역 금고 간 부동산 대출 확대 경쟁…부실우려 키웠다
지역 금고의 경쟁적인 부동산 대출 확대가 사태를 더욱 키웠다. 상대적으로 자금 규모가 작은 지방 금고의 경우 부동산 대출이 주 수익원인 만큼 경쟁적으로 관련 대출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27조2000억원이던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액은 3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잔액은 56조4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은 15조7527억원으로, 1694억원에 불과하던 2019년 말보다 무려 9199% 증가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행안부는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줄이기 위해 잇달아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부동산 PF대출 축소 대책을 시행했다. 이 대책은 공동대출 차주별 취급한도를 1000억원 이내에서 500억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동시에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 취급한도도 600억원으로 낮췄다. 공동대출 참여 금고 수도 35곳에서 20곳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각 지역 금고에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정 주간금융사에게는 대출 취급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 문건을 발송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연체율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지연된 사업장 대출 중 상당수가 만기 연장으로 연체에 포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상당수가 중단된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대출 부실로 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 다인건설 프로젝트다. 다인건설은 2016년부터 오피스텔 공사를 진행했다. 건설 규모는 약 1300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건설사의 사기 분양 혐의와 자금난 등으로 4년 가까이 공사가 지연됐다. 해당 공사에 대현·큰고개·성일 등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12곳의 집단대출 잔액은 2800억원에 달한다. 이들 금고는 공사 지연으로 집단대출을 6번 연장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해당 집단대출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하고 각 금고에 대출 잔액 대비 55%의 충당금을 쌓으라는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해당 부실은 1월말 집계된 연체액 5조2000억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그동안 행안부와 함께 대출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부동산개발 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해왔다"며 "부동산·건설업 공동대출이 전체 공동대출의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제를 금년 상반기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연체 상황에 대한 상호금융권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급격하게 늘린 부동산관련 대출의 부실이 얼마나 커질지 미지수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 금고의 경우 여러 금고가 공동으로 브리지론을 조성해 수익을 냈다"며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수익을 낼 수 있어 금고들이 앞다퉈 관련 대출을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금고와 함께 부동산 대출 경쟁을 벌여온 지방 저축은행들 역시 최근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10%를 상회하고 있다"며 "일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금고들도 나타나고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