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소비자보호 최우선' 시대 지나고 생존경쟁 본격화②'개인·기업' 고객 영업활동 독려…다양한 상품 골고루 팔아야 배점 높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4-04 07:03:2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KB국민은행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강조되던 것은 고객이었다. 2019년부터 불거진 각종 사모펀드 이슈로 각 은행들은 고객 및 소비자보호를 강화했다.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사모펀드 이슈에서 자유로웠지만 전 은행권에서 소비자보호를 강조하자 그 기조를 그대로 따랐다.올해는 급격한 금융시장 변화로 고객 및 상품 다변화와 조달, 리스크 관리 등이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했다. 소비자보호 등 평가항목과 평가지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데 그쳤다.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본격적으로 대 고객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생존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2023년 국민은행 KPI에서 강조하고 있는 21개 평가지표 가운데 대 고객 영업활동에 대한 부분은 개인고객가치증대, 고객자산AUM, 기업대출, 소매형소호고객신규유치, 기업고객가치증대, 외국환거래실적, 핵심예금, 개인예금, 급여&결제성신규, 급여고객관리 등 10개다.
이 가운데 조달 이슈와 무관하게 순수하게 각 영업점의 영업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평가지표는 개인고객가치증대, 고객자산AUM, 기업대출, 소매형소호고객신규유치, 기업고객가치증대, 외국환거래실적 등 6개다.
각 평가지표는 전국 영업점에서 대 고객 영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가이드하는 지표다. 세부적으로 국민은행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전 고객을 대상으로 많이 팔아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특히 지난해 대비 영업활동 평가 기준과 방식을 대거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평가지표를 늘리고 고득점할 수 있는 영업 포인트도 세분화했다.
우선 개인고객가치증대는 지난해보다 더 평가지표를 늘리고 득점표도 세분화했다. 은행의 주력 상품인 주택청약, 적립식예금, 자동이체(저축·투자상품), ISA, 전자등기 등은 지난해와 동일한 평가지표와 배점을 유지했다.
올해는 대폭 개선된 부분은 저축·투자상품I(적립식)과 저축·투자상품Ⅱ(거치식)이다. 저축·투자상품I에 대해선 2,0점을 만점으로 하고 최대 3.0점까지 배점을 늘렸다. 저축·투자상품Ⅱ는 기존과 동일한 배점 1.0점에 최대 3.0점을 부여했다. 고객 접점 확대와 예치기간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적립식 상품을 많이 판매하라는 취지다.
노후·위험대비 상품의 경우 세액공제와 절세형 등 상품을 판매할 경우 지난해까지 3.0점을 줬지만 올해는 배점을 4.0점으로 높였다. 이 역시 꾸준히 고객의 자산을 유치할 수 있고 투자 기간을 오래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 독려하는 모습이다.
반면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관련 자금시장도 얼어붙으면서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판매실적은 올해KPI에서 평가 제외했다. 올해는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 부동산자금을 판매해도 성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또 KB금융그룹 차원의 은행과 비은행간 협업도 강조하고 있다. KB카드와 협업을 통해 신용카드를 개설하고 실적이 있을 경우 1.0점을 준다. 올해는 결제계좌를 국민은행으로 연동할 경우 0.2점을 주는 평가지표를 신설했다. 일반 체크카드는 0.3점, 나라사랑 및 학생증 체크카드는 0.5점을 배점했다.
올해 KPI에서 신설된 평가지표인 고객자산AUM은 세부적으로 펀드, 신탁,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비은행 관련 상품의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지표로 풀이된다. 총 배점은 20점으로 높다.
각 영업점에서 고득점 하려면 우선 개인고객 대상으로 평가대상 상품인 펀드와 신탁, 방카슈랑스를 판매해야 한다. 더불어 법인고객에 해당 상품을 판매할 경우는 가점을 최대 5점을 더 준다.
평가방법은 간단하다. 관리자산(AUM)의 기준실적 대비 순증금액을 목표달성률로 나눠 평가한다. 특히 적립식상품의 자동이체 납입액 증가분의 경우 가충치를 두 배로 높였다. 법인고객 자산관리는 평가방법이 조금 다른데 순증금액당 가점을 부여하는 형태다.
기업고객에 대한 성과도 높게 측정한다. 올해 부동산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가계대출이 위축되면서 기업대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관련 평가지표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다만 최근 경제 여건을 고려해 기업대출 실행 등에선 안전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올해 국민은행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곳은 소호(SOHO) 시장이다. 소매형소호고객신규유치란 평가지표를 신설했다. 평가방법은 간단하다. 소매형소호 고객을 집계한 뒤 신규고객수를 미리 설정한 목표달성률로 나눠 평가한다.
평가실적은 소매형소호 신규고객수에 금액별 가충지를 곱해 점수를 산출한다. 대출금액에 따라5000만원~1억원 구간의 고객은 0.5점, 1억원~3억원 구간 고객은 1.0점, 3억원~5억원 구간 고객은 1.5점, 5억원 이상 고객은 2.0점 등 가중치를 둔다.
중소기업 등 대출도 꾸준히 확대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해 기업대출 실행시 기업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담보비율 설정을 높였다. BB+ 등급의 기업고객의 경우 지난해 최저담보비율 70%였지만 올해는 75%로 높였다. BB 신용등급 고객의 경우 최저담보비율은 기존 80%에서 올해 85%로 높아졌다.
지난해 부실 이슈가 있었지만 외국환 거래실적도 올해 KPI에서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올해는 외감법인 수출입 신규업체 T/F란 평가항목을 만들어 1.3점을 배점했다. 이외 수입신용장개설, DP/DA 결제, K-Sure 특별협약보증부 수출입금융 상품 등 지난해와 동일한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
다만 외환거래 관련해 비정상적인 영업행위가 발견될 경우 해당업체 평가실적을 차감하기로 했다. 지난해 불거진 이상외환거래를 의식해 각 영업점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자정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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