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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조달 리스크 없애라…저원가성수신 드라이브③당국 압박에 대출금리 인위적 인하…줄어든 수익성 핵심예금 늘려 보완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3-04-05 07:03:3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KB국민은행의 영업전략 중 하나는 조달력 강화다. 개인과 기업, 기관 등 상대로 예금 등 핵심 저원가성수신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조달과 관련된 평가항목 및 평가지표를 세분화하고 배점을 높여 일선 영업점에서의 영업활동을 독려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의 수신 드라이브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의 영향이다. 자금시장 리스크가 계속되고 수신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지난해 국민은행은 핵심예금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올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달력 강화에 매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금융 당국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은행의 공공성 이슈로 올해 대출금리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자산 확대와 대출금리 인상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조달 경쟁력을 높여 이자비용을 낮추면 그만큼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이 가능하다.

2023년 국민은행 핵심성과지표(KPI)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예수금 등 조달 관련 이슈다. 다양한 예수금 관련 평가항목과 지표가 신설됐다. 또 기존 지표들도 과거보다 배점을 높이는 등 평가 범위과 기준이 확대됐다. 전 영업점에 걸쳐 예수금 확보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민은행은 물론 KB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조달환경은 위축된 상황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핵심저원가성예금 조달에서 이전 대비 경쟁력을 잃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각 은행별 예수금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도 조달 경쟁에 가세하면서 국민은행에 묶여 있던 자금이 일부 이탈했다. 핵심저원가성예금 규모도 줄었고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조달 경쟁력도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실제 국민은행의 핵심예금은 2020년 말 기준 155조89991억원으로 전체 예수금 가운데 51.5%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핵심예금이 174조2141억원으로 불어나 예수금 가운데 53.1%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핵심예금은 147조9814억원으로 줄었다. 예수금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도 43.2%로 낮아졌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예수금인 저축성예금은 금리인상 이슈를 타고 크게 증가했다. 2020년 144조1574억원으로 전체 예수금 가운데 47.7%였던 저축성예금은 2021년 150조493억원(45.6%)에서 지난해 187조9991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예수금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54.9%로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국민은행의 조달비용도 증가했다. 2020년 0.82%를 기록했던 이자비용률은 2021년 0.77%로 한차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2.06%로 급증했다. 다행히 지난해 대출금리가 더 가파르게 뛰면서 예대금리차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됐다.

문제는 올해다. 정부와 당국은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부각하면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금융지주사 회장(CEO)과 이사회 등에 대한 지배구조 압박과 맞물려 거부할 수 없는 요구가 됐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대출금리를 높게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선택한 방법은 조달금리를 낮춰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낮아진 만큼 핵심저원가성수신을 늘려 조달금리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2023년 KPI에는 이러한 조달 경쟁력 확보 의지가 뚜렷하게 읽힌다. 여러 평가항목과 평가지표에 걸쳐 예수금 조달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본점 차원에서 경영전략을 짜고 이를 각 영업점에 영업목표로 하달하는 KPI에서 특정 상품군에 대한 평가지표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상품의 판매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핵심예금이란 평가지표를 만들어 예수금 조달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PI에서 평가취지로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 및 NIM 관리 강화”를 내걸었다. 개인 및 법인, 기관 고객을 상대로 핵심예금 증감실적에 대해 목표달성률을 평가한다.

핵심예금은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상반기 평가를 집중한다. 우선 평가항목은 기준평잔 평가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그러나 분기평잔 평가를 4월과 6월 각각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기준평잔 평가는 개인과 법인 핵심예금에 대해 총점 15점을, 분기평잔 평가는 개인과 법인 핵심예금에 대해 총점 10점을 각각 배점했다.

득점산출방법도 대거 개선됐다. 목표달성률 기준 지난해 마이너스(-) 100% 이하일 경우 0점을 배점했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200% 이하일 경우 0점을 배점한다. 이는 기준선을 지난해 100%에서 올해 200%로 두배 가량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그만큼 핵심예금 유치에 집중하도록 독려하는 취지다.

평가가중치도 높다. 개인과 법인 원화핵심예금 및 외화요구불예금 등에 대해선 가중치를 1.0점으로 했다. 또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 원화핵심예금 및 외화요구불예금에 대해 가중치 0.1점을 부여한다.


개인예금에 대한 평가항목도 배점을 크게 높였다. 기준금리 지속 인상 등 조달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유동성 규제비율 준수와 예수금 조달의 지속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특히 핵심예금 증대를 통해 조달비용 감축과 적정 수준 NIM 관리를 위해 개인예금 유치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평가방법도 세분화 했다. 개인예금 증감실적 목표달성률을 평가하는데 1분기와 2분기 두번에 걸쳐 평가한다. 배점은 각 분기별 10점으로 높다. 지난해 12월 평잔을 기준으로 각 분기별 목표달성률을 평가해 점수를 준다.

예수금 증대의 첫 관문인 급여계좌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KPI에서 급여&결제성 신규와 급여고객 관리라는 두 가지 평가항목을 두고 있다. 급여&결제성 신규는 지난해 있던 평가항목을 개선했고, 급여고객 관리는 올해 평가기준을 신설했다.

금여고객 관리 평가항목은 배점이 총 20점으로 높다. 평가방법은 급여고객 관리고객수 유지를 구간별로 나눠 점수를 주는 형태다. 관리고객수가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난다면 해당 영업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준실적은 직전 평가기간 중 월 급여이체 합계 150만원 이상 고객이다.

기관영업에서도 조달 이슈가 메인이다. 우선 평가항목으로 기관 신규유치 실적과 유치기관 거래실적, 경찰공무원 및 군인 부수거래 증대 등을 지난해와 똑같이 유지힌다. 더불어 올해 숨어있는 기관자금 유치란 평가지표를 신설했다.

또 평가항목을 추가했다. 총자산 AUM과 급여이체, 퇴직연금 등 유치기관 거래실적을 지난해와 똑같이 평가한다. 여기에 대학교 학생증 체크카드를 발급할 경우 추가로 배점하는 방식의 지표를 추가했다.

적립식예금 평가에서 청약저축 신규 2만원 이상일 경우 1점을 배점하는 지표를 신설했다. 대신 계좌이동제와 오픈뱅킹 등은 폐지했다.

또 펀드와 신탁 등 가입고객에 대한 평가방식도 세분화했다. 적립식 펀드 및 신탁의 경우 납입원금 20만원 이상일 경우 10점, 거치식 펀드 신탁의 경우 납입원금 100만원 이상일 경우 10점을 배점한다.

기관관리활동에선 평가항목으로 총예금, 신규수익, 가치증대 등을 올해 신설했다. 퇴직연금, 외국환, 급여이체, 신규임직원수 등 은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총자산AUM과 총핵심예금, 투자상품, 비이자수익 등 예수금 증대와 크게 상관없는 지표들을 평가항목에서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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