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K-가전 기술]SK매직, 250만 렌탈고객 관리 비법은…'디지털 패킹'⑧화성공장만의 차별점 DPC, 스마트팩토리 전환 속도…'개발·생산·배송'까지 원스톱 구조
화성(경기)=손현지 기자공개 2023-04-05 10:55:28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매직 화성공장 내에서 가장 스피드하고 역동적인 곳을 꼽으라면 단연 DPC(Digital Packing Center)라 할 수 있다. 흡사 택배회사에나 있을 법한 거대한 물류창고를 보는 듯했다. 라인 이동 속도도 굉장히 빨랐다. 수많은 부품들이 1m당 0.12초의 속도로 움직이는 휠소터 위를 지나며 분류, 포장까지 되고 있었다.렌탈 고객들이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곳이었다. 렌탈 고객들이 필터 부품들이나 서비스 자재들을 요청했을 때 이를 자동으로 분류해주고 포장, 라벨링해서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센터다. 기존에는이 모든 작업을 인력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소화했다면, 이젠 디지털 패킹 시스템(DPS)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MC 입장에서도 250만명의 렌탈 고객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DPC 자동화율 86%…렌탈 고객 관리 효율적으로
SK매직이 DPC를 설립한 건 작년 5월께다. 렌탈 고객 관리 서비스인 ‘안심 OK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구축했다. 매달 주기적으로 렌탈 고객들을 점검하는 서비스다.
문제는 714명의 렌탈 고객 저마다 필요로 하는 서비스 자재나 필터 부품이 제각각이란 점이다. MC들은 그동안 고객들의 다양한 주문사항에 맞춰 필요한 부품을 일일히 쇼핑하고, 포장까지 해왔다. 비교적 단순업무로 인해 실질적으로 중요한 방문 서비스 등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포장업무를 자동화해버렸다.
DPC는 현재 자동화율은 86%에 달한다. 무인 자동화 공정 체계를 갖췄다. 물품을 소터까지 옮기고 최종 포장된 박스를 받는 것 정도를 작업자가 담당한다. 과거 인력 중심의 비정형화된 작업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오류나 실수들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연간 1700만개 처리능력을 갖춰 렌탈 서비스 생산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DPC센터의 원리는 빠르고 체계적이었다. 안심오케이에 필요한 서비스 부품들을 협력사(BP)로부터 공급 받게 되면 이를 타원형의 라인 모양을 한 '소터' 앞단에 올려둔다. 그러면 소터가 부품 상장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특정 MC의 상자가 놓여진 소터 앞에 떨어지라고 명령을 한다. 부품은 소터 라인위를 움직여 지정된 장소 상자 안으로 떨어지고 포장과 라벨링 작업까지 마친다. 완료된 박스들은 택배 자동분류기로 이동돼 배송된다.
김재근 SK매직 생산기술팀장은 "MC 개개인별로 필요한 품목을 포장해주는 방식으로 그들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시스템"이라며 "디지털 패키징 시스템은 물류창고에서 많이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가전 렌탈회사 중에서 도입한 건 SK매직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똑똑해진 정수기 공장, 필터 생산도 내재화
SK매직은 작년 한해 큰 변혁기를 맞았다. 작년 7월 전사적으로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과 함께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속도가 붙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프트웨어 제조공정에서의 자동화 설비를 구축했다. 소혁신 태스크포스(TFT)도 가동시켜 여러 밸류체인에 있는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다.
실행에 옮겨진 부분도 여럿있다. 생산계획을 수립할 때 차세대 전산시스템 데이터를 근거로 활용하면서 연 단위로 생산 로드맵 부터 월단위로 세분화한 계획까지 수립할 수 있었다. 계절지수가 높은 제품들의 생산 흐름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 계획을 짜기에도 용이했다. 4~5월 봄철에는 공기청정기 수요가 많다.
3월은 한 달 내내 정수기가 생산된다. 지난주 방문 때도 가동이 활발한 정수기 공장을 둘러봤다. 전체 생산라인은 총 3개(A, B, C)였다. 라인마다 플랫폼이 모두 다른데 A라인은 직수 정수기, B라인은 탱크형 정수기, C라인은 얼음 정수기 등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한 라인에서 하나의 제품만 생산되는 건 아니다. 하루에 6~7회 라인 체인지가 된다. 한 모델을 200대 정도 생산하면 다음 제품으로 넘어가는 보통 하루에 5~6모델 정도가 생산된다. 협력사로부터 모듈단위로 부품이 입고 되면 겹침 구조로 차곡차곡 조립을 한다.
생산라인 마다 맨 앞단에 붙은 디스플레이 전광판의 의미도 남달랐다. 김 팀장은 "작년 7월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존에는 수기로 표기하던 각각 생산 라인의 현황과 생산 계획 수량이 이젠 디스플레이 상에 띄워져 손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문날은 신규로 추가 라인을 깔고 있는 상황이었다. 핵심 부품인 '필터'를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소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미 정수기 공장 내에 필터라인이 총 5개가 있었지만, 추가로 얼음정수기에 들어가는 아이스유닛, 온수 모듈, 프런트 프레임 등의 부품을 자체 생산하려는 목적이었다.
김 팀장은 워터리스 ICT검사시스템을 가리키며 자랑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K매직에만 있는 시스템으로 물을 주입하지 않고도 정수기의 최종 검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서 "전기 신호를 줘서 부품의 전류값이 정상 수준으로 작동하면 합격품으로 판정을 할 수 있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120명 연구진들의 활약
SK매직 화성공장은 렌탈 비즈니스 전 여정에서의 원스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상태다. 혁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부터 생산, 제조, 품질관리는 물론 전국 지역 거점으로의 물류 배송까지 책임지고 있다.
SK가전연구소 소속 연구 개발 인력들도 제품의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출시 직전까지 전 밸류체인에서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초기 신제품의 기획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회로, 전장 표준화와 공용화도 추진한다.
그들이 최근 개발한 신제품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다. 작년 6월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타사의 음식물 처리기의 경우 음식물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그걸 말리는 절차가 필요했다. 탈취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SK매직은 수증기를 응축시켜 물과 함께 배수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선시켰다.
이러한 노력 덕에 식기세척기는 한국 산업의 브랜드파워 20년 연속 1위, 전기오븐 15년 연속 1위, 전기레인지 5년 연속 1위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