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배당 분석]교보악사운용은 화수분? 실적 악화에도 '그들만의 잔치'순익 대부분 가져가…8월 악사그룹과 JV 종료 '관심'
황원지 기자공개 2023-04-04 08:26: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올해도 당기순이익의 거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책정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08년 프랑스 악사(AXA)와 교보생명의 조인트벤처로 출범한 이후 매년 순이익의 90%가 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해 왔다.다만 내년부터 배당성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올초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함과 동시에 악사그룹과의 조인트벤처 계약이 8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악사그룹측 보유지분 인수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 주춤 불구 올해도 배당성향 99%…순익 123억 중 121억 배당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22년 현금배당금액을 121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당기순이익 123원 중 98.8%에 달하는 규모다. 작년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예년과 똑같은 수준의 배당을 챙겼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작년 영업수익은 전년도보다 8% 넘게 감소한 415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160억원, 순이익 역시 27% 감소한 12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08년 프랑스 보험금융그룹 악사(AXA)의 지분참여로 출범했다. 2007년 교보생명이 지금의 악사손해보험이 된 옛 교보자동차보험의 지분을 악사그룹에 넘기며 처음 손을 잡았다. 이듬해 악사그룹의 자산운용 자회사 AXA Investment Managers가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였던 교보신탁운용 지분 절반을 사들이면서 조인트벤처(JV) 형태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만들어졌다.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던 시기 양측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교보생명은 글로벌 금융그룹 악사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고, 악사그룹 입장에선 국내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이유로 2000년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조인트벤처 형태로 출범했다.
2008년 악사그룹과 손잡은 이후 배당성향은 꾸준히 90% 이상을 유지했다. 2009년 95.5%, 2010년 92%, 2011년 94.7%를 기록했고, 2012년 이후부터는 배당성향이 95%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20년과 2021년 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부터는 순이익의 99%가 넘는 금액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이러한 배당금 전부는 악사와 교보생명이 절반씩 나눠가졌다.
다만 교보생명그룹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였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순이익 창출에 교보생명의 기여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나 은행이 속한 금융지주 산하 자산운용사들은 계열사가 맡기는 캡티브 물량으로부터 받는 수익이 크다.
실제로 2021년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교보생명보험으로부터 받은 일임수수료는 79억6000만원으로 전체 투자일임수익 174억원 중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사실상 교보생명을 통해 번 돈을 악사그룹과 절반씩 나눠야 했던 셈이다.
◇올 8월 끝나는 조인트벤처 계약... 완전자회사 전환시 재투자 확대 가능성
내년부터는 현 배당 구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가 되거나, 아예 매각될 가능성 모두 열려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최종 출범이 목표다. 최근 생명보험업 업황 악화에 따라 현재 교보생명 중심의 지배구조를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증권, 자산운용 등 비보험 계열사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8월 중 악사그룹과의 조인트벤처 계약이 만료된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까지 JV 계약 관련한 논의를 끝마치려 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 4월까지 기한을 늘린 상태다. 교보생명의 지분 추가 인수나 매각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경우 악사그룹 측으로 빠져나가는 배당금 절반을 아낄 수 있다. 악사그룹이 가져갔던 해당 자금을 재투자에 사용할 길도 열리는 셈이다.
다만 교보생명이 지난해 말 350억원 가량을 주고 인수한 파빌리온자산운용과의 교통정리가 먼저 필요하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국내 회계업계 1세대인 윤영각 회장이 2017년 부동산전문 운용사의 경영권을 인수해 만든 대체투자 운용사다. 교보생명은 비보험 포트폴리오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인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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