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 SBJ은행, '외국계 무덤' 일본에서 경쟁력 입증③지난해 말 순이익률 '41.5%'…일본 진출 주역 진옥동 회장 재일교포 주주에 탄탄한 지지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04 07:31:51
[편집자주]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공통된 숙원은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 가운데 금융지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올려야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까닭이다. 더벨이 4대 금융지주가 보유한 글로벌 현지 은행의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일본법인인 SBJ은행(Shinhan Bank Japan)은 '외국계 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지방은행망이 탄탄한 일본에서 외국계은행 중 신한은행의 SBJ은행과 씨티은행만이 현지에서 은행업 면허를 발급받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SBJ은행은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확장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신한은행의 국외점포별 손익 비중에서 SBJ은행이 22%로 신한베트남은행(37%)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SBJ은행장을 지냈던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선임되며 관심이 높아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일본에서 2814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는 2477억원을 기록했던 전년과 비교해 13.6%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SBJ은행은 2019년 영업수익이 2214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수익이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 영업수익이 2800억원을 넘기며 3000억원대 수익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1167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영업수익이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순이익 역시 1년 새 43.3% 증가했다. 순이익률은 41.5%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수익은 물론 순이익도 최근 5년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BJ은행은 신한은행이 100% 출자한 일본 현지법인이다. 2009년 9월 신한은행은 현지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지은행 면허를 취득했다. 신한은행이 기존 일본 현지에 보유하고 있던 3개 지점의 사업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SBJ은행이 출범했다. 당시 기존 3개 지점은 동경지점(1988년 설립), 오사카지점(1986년), 후쿠오카지점(1997년)에 해당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에 이어 외국계로는 일본 내 두 번째, 한국계 유일한 현지법인으로 현재 일본 전역에 걸쳐 10개 지점, 4개 환전소, 3개 론센터를 보유 중"이라며 "모바일 뱅킹 서비스, 우편예금, Swift Score 서비스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일본 전역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BJ은행이란 이름으로 일본 현지에서 영업을 개시한 이듬해인 2010년 2월 요코하마지점을 개설했다. 같은 해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1391억원을 수혈했다. 2011년 5월에는 코베지점을 개설했고, 9월에는 신주쿠출장소를 개설했다. 신주쿠출장소는 2013년 3월 지점으로 승격됐다.
2012년 9월 나고야지점, 2015년 도쿄본점영업부 등을 설치하며 덩치를 키워갔다. 2018년 6월에는 두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 507억원을 출자했다. 2020년에는 자회사인 'SBJ DNX'를 설립했다. SBJ DNX는 신한은행의 IT 개발 경쟁력을 강화해 금융의 디지털화가 확대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디지털 및 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SBJ은행 사장 자리까지 지냈던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인자 자리에 오르면서 회장 배출의 '요람'이란 수식어도 생겼다. 2008년 진 회장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에서 근무했고 2009년엔 SBJ은행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14년 1월에는 SBJ은행 법인장을 맡았고, 1년 만에 SBJ은행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진 회장이 진두지휘하던 SBJ은행은 2013년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론'을 출시했다. 대규모 양적완화를 뼈대로 하는 아베노믹스 기조에 따라 주택경기가 수혜를 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주택론 취급고가 211억엔에서 5배 이상 늘어 2017년까지 해외사업 법인 중 최고 순이익을 창출했다.
2017년 1월 진 회장은 SBJ은행 사장에서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으로 선임됐다. SBJ은행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급에서 부행장으로 고속 승진한 것이다. 이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그는 올해 3월 회장 자리에 올랐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신한금융에 높은 영향력을 가진 재일교포 주주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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