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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 조용한 취임 ‘현장경영’ 매진 '지배구조 선진화·ESG 경영·리딩뱅크 수성' 당면 과제…'재무·전략' 전문성 기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3-02-16 08:21:5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이 공식 취임했다. 별도 취임식과 취임사 없이 조용하게 현안을 챙기며 임기를 시작했다. 최근 다양한 지배구조 이슈와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등을 고려해 최대한 몸을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15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주 이사회에서 후보로 추천된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은 이날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정 행장은 별도 기자간담회나 취임식 등 행사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당분간 조직 안정화와 경영전략 승계 및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 상의 문제로 사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정 행장은 조용히 임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정 행장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 한 전 행장은 취임 39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이사회는 곧바로 정 행장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후임을 선임했다.



정 행장은 대외 활동에선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내부 경영현안에 있어선 적극적이고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다. 임기 첫날부터 각 영업단위와 조직 등에 대한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더불어 은행장으로 발탁된 뒤 최근 일주일 가량 인수인계에 속도를 높였다.

정 행장은 이날을 시작으로 전국 각 지점 및 본점 부서 등을 돌며 현장경영 행보에 더 속도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들에게 취임 소회 및 당부 메시지 등 발표 계획도 없는 만큼 직접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공식 일정 시작과 함께 현장경영과 인수인계 등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에서 외부로 보여지는 일정 및 경영활동보단 내부에서 내실있게 경영보폭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밝혔다.

정 행장이 조용한 취임을 고집한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은행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매크로 리스크와 함께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면서 정부와 당국의 칼끝이 은행권으로 향했다. 정 행장은 급박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내실 있고 밀도 높은 경영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정 행장의 당면 과제로 지배구조 안전화와 ESG 경영 등을 꼽는다. 정부와 금융 당국과 보폭을 맞추는 일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대통령실과 금융 당국 등에선 은행권의 공공성 회복을 주문하고 있다.

고금리 시대 이자부담으로 서민경제에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자 경고등을 켠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서면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이에 각 은행들은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낮추고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신한금융 차원에서 ESG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 가치를 나누며 선한 영향력 1등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는 슬로건으로 ESG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정 행장은 ESG 경영에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까지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동시에 수행했다. 산하에 ESG본부를 두고 신한은행 전체 ESG전략 수립과 시행을 총괄했다.

단기적으론 리딩뱅크 수성도 과제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약 3년 만에 리빙금융을 탈환했다.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을 넘어서며 리딩뱅크로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그만큼 신한은행의 영업실적은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42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조41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조450억원을 달성하며 순이익 2조9960억원을 기록한 국민은행을 앞섰다.

다만 올해 정책적 차원의 이자부담 경감 요구가 거세지면서 경영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순이익 창출의 핵심 기반인 이자수익이 예년만큼 고성장 할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지난해와 다른 신성장 동력 발굴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비이자수익 강화다. 신한은행은 2019년 사모펀드 부실 사태 이후 공격적인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을 지양했다. 그 사이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며 소비자보호와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다각도 노력을 펼치며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더불어 최근 성장성 높은 해외사업에서 한층 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일도 중요해졌다. 국내에서의 이자수익을 대체할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외 디지털전환(DT) 가속화 등을 통한 경영 효율성 향상도 향후 전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복잡한 경영현안을 질서 있게 통제하고 인수인계 과정에서 새로운 경영전략 등 미세조정도 있을 것"이라며 "정 행장은 전략과 재무, 영업 등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고도의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영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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