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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을 움직이는 사람들]ESG 전문가 김병휘 본부장, 철강산업 미래 대비 '중책'⑤2005년 지속가능경영 체계 구축...친환경·비대면 전환 고심

정명섭 기자공개 2023-04-06 07:37:3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정탁 부회장과 주요 임원들은 회사의 핵심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정탁 부회장과 이계인 부문장은 철강 영업에서 두각을 보였고, 이흥범 본부장은 회사의 땀과 노력의 결실인 미얀마 가스전 성공 신화를 쓴 주역으로 유명하다.

그런 점에서 김병휘 철강2본부장(부사장, 사진)의 이력은 특이하다. 그는 ESG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기 전부터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해왔다. 통합법인이 출범한 후에도 그의 역할은 철강산업의 변화, 탄소중립 대비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2005년 신설 '혁신기획실' 출신...ESG 확산 전부터 지속가능경영 체계 마련

1964년생인 김 본부장은 경북대 무역학과, KDI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대우그룹이 아닌 포스코 출신이다. 1989년에 입사해 경영전략, 경영혁신 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는 2005년 포스코가 고강도 경영혁신을 위해 신설한 ‘혁신기획실’에서 CSM(지속가능경영)팀 리더를 역임했다. 혁신기획실은 당시 포스코가 비효율적인 업무추진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처음 만든 조직으로, 부문별로 추진하던 혁신활동을 통합해 전사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탄생했다. 혁신전략팀과 6시그마팀, 변화관리팀, CSM(지속가능경영)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됐고, 총 50여명 규모였다.

김 본부장이 CSM팀을 이끌 때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착한 기업’ 바람이 불었다. 기업이 이익 창출을 넘어 환경과 윤리, 투명 경영,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도 역할을 다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ESG 경영과 같은 개념이다.

당시에는 ESG 대신 ‘지속가능 경영’이라는 표현을 썼다. 포스코는 지속가능 경영을 회사의 핵심 경영이념으로 채택했다. 김 본부장은 CSM팀 팀장으로서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 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역할을 맡았다. ESG라는 단어가 생소할 때부터 회사의 ESG 이행 방안을 고민하고 추진해왔던 셈이다.

김 본부장은 당시 CSM 주요 원칙과 지침을 담은 경영원칙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경제와 환경, 사회 등의 부문별 전략을 수립하는 등 CSM 전략체계도 마련했다. 당시 포스코의 한 임원은 부친상을 당했지만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장례를 치렀다.

당시 포스코 윤리규범 실전지침은 경조사를 이해관계자에게 알려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경조금을 받더라도 5만원 이내를 권장했다.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은 전액 반환해야 했다. 포스코가 당시 지속가능 경영의 한 축으로 윤리경영을 얼마나 강조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노력 덕에 포스코는 2005년 9월 글로벌 지속가능 우수기업을 평가하는 SAM-DJSI에서 철강 부문 선도기업에 선정됐다. 같은 시기에 포스코는 지속가능발전 세계기업협의회와 국제철강협회의 지속가능 실무그룹에서도 활동할 수 있었다.


◇사업부·해외지사에서도 빛난 지속가능경영...철강무역 변화 대비 과제로

김 본부장은 이후 포스코 비서실장을 거쳐 2012년에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후판선재마케팅실장을 맡았다. 그는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한 경험을 토대로,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이를 위해 고객사와 거래 관계를 넘어 공동체적 의미를 갖게 하기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했다.

최대 후판 고객사였던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고객사인 노르웨이의 이엔아이 노르게(Eni Norge) 등 글로벌 선주사의 감독관들까지 공장에 초청해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객의 고객까지 챙기면서 우호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포스코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일석이조 전략이었다.

그는 또한 일본 시노야스조선 임직원 10여명을 포스코센터에 초청하기도 했다. 2012년은 포스코가 사노야스조선과 거래를 시작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였다. 김 본부장은 회사 대표로 사노야스조선의 오치아이 료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교류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ESG 경영에 일찌감치 눈을 뜬 그는 2017년에 포스코멕시코 법인장으로 발령난 후에도 지역사회와 상생을 이어갔다. 김 본부장은 현지에서 어린이 재활치료 자선행사, 사회복지시설 개·보수 공사 지원, 소외계층을 위한 모금 등을 추진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당시 사회공헌 공로를 인정받아 CSR 부문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21년에는 포스코멕시코 사무실 근처인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에 400평 규모의 포스코 희망센터 건립을 주도해 소외계층 자립 지원에도 나섰다. 당시 센터 건립은 김 본부장이 이끄는 포스코멕시코의 사내봉사단 '포스코 아미고스'의 지역사회 공헌이 발판이었다고 한다. 봉사단은 2020년에 급여나눔으로 현지 직원 자녀의 급성폐렴을 치료했는데, 멕시코 국영방송인 텔레비사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2021년 포스코인터내셔널 철강2본부장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친환경 전환과 비대면 판매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만큼, 비대면 비즈니스 방식에 대한 니즈가 클 때였다. 이에 김 본부장은 오픈마켓 플랫폼 ‘스틸트레이드(현 이스틸포유)’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 확대를 추진했다.

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철강제품 온라인 판매 전문법인 이스틸포유를 설립하는 기반이 됐다. 회사는 올해 철강 무역 사업의 과제 중 하나로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강화를 꼽았는데, 김 본부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철 스크랩 소싱 확대, 친환경 광물 개발 등 포스코 탄소중립에 발맞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비철강 수요를 발굴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기술 개발과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을 요구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건설기계대여업’을 추가한 것도 철 스크랩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철강2본부의 역할은 친환경, 비대면 활성화 등 시장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철강산업의 미래에 대비하는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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