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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인베스트먼트, '진한 인연' CIS 엑시트 완료 1000억 투자, 1800억 이상 회수…VC본부 '발굴'부터 PE본부 '바이아웃'까지

이명관 기자공개 2023-04-26 08:22:3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투자 12년만에 포트폴리오 기업 'CIS'에 대한 엑시트를 끝냈다. CIS는 2차전지 설비 제조사다. 투자당시 300억원이었던 외형(매출)이 지난해 14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지금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자해 누적기준 1800억원 이상 회수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VC본부에서 발굴해 투자했고 이후 PE본부 투자까지 이어지는 등 CIS와 끈끈한 인연을 오래도록 이어왔다.

4일 IB업계에 따르면 CIS 매각 거래가 지난달 말 종결됐다. 매도자는 SBI인베스트먼트가 CIS 인수에 비히클로 활용했던 지비홀딩스외 1인이다. 매수자는 반도체 기업인 SFA다. 거래대상 지분은 1595만1881주다. 총 거래금액 1722억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서 SBI인베스트먼트는 12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CIS 지분은 1405만5787주로, 거래금액의 88%에 해당하는 1520억원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그간 4번의 투자를 통해 12년간 총 투자금액 약 1006억원을 투자했다. 누적 총 회수액은 약 1830억원 정도다. 장기간의 노력 끝에 무사히 엑시트 하며 SBI인베스트먼트의 대표 트랙 레코드 중 하나를 추가했다. 특히 이번 거래는 VC본부에서 발굴 및 투자한 초기단계 업체 중 우수 기업을 선별해 PE본부에서 경영권 인수(buy-out)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CIS와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11년 5월께다. 당시 IMM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CIS의 초기 자본 투자자의 구주 인수에 참여했다. 이때는 VC본부에서 딜을 주도 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본계정과 펀드를 통해 총 52억원을 투자했다. 김수하 대표의 MBO를 지원하는 성격으로 김 대표가 회사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 대표 체제가 안정화된 이후, 구주 거래를 통해 약 91억원에 매각하면서 1차 엑시트를 끝냈다. IRR 기준 114%의 성적으로 완료했다.

다만 엑시트 이후에도 SBI인베스트먼트는 2차전지 산업과 CIS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그러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다시 투자했다. CIS의 구주를 인수하면서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었다. 1차 투자때 함께 투자했던 IMM인베스트먼트의 펀드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해당 구주 지분을 인수했다. 추가 투자에 나섰을 때 CIS의 매출 실적은 저조했다. 다만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었고, 지속적으로 수주잔고를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2017년 1월 CIS가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약 2년만에 블록 딜 및 코스닥 장내매각을 통해 엑시트했다. 회수 총액은 75억원 정도다. 투자 원금 21억원 대비 3.5배가 넘는 수준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CIS에 대한 두 번의 투자 및 회수 경험을 통해 CIS의 성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18년에 CIS에 대한 세 번째 투자를 단행했다. 이전 두 번의 구주 매입 투자 건과는 다르게 급격하게 증가하는 수주액에 따라 2공장 증설을 위해 단독으로 CB 100억원을 투자했다.

CIS는 2019년 2월 제2공장 준공으로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달성 가능한 충분한 생산 캐파(CAPA)를 추가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CIS는 2019년 전년대비 131% 신장한 10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익성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흑자전환, 1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상승에 따라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고, SBI인베스트먼트는 보통주 전환 후 장내 매각을 통해 약 2년 만에 145억원을 회수했다.

2020년 들어 본격적인 2차전지 제조사들의 설비투자 경쟁이 시작되고, CIS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주물량을 커버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운전자금 확보 및 캐파 확장이 필요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이즈음 다시 한번 투자에 나섰다. 이번엔 바이아웃으로 접근했다. 충분히 성장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7월 최대주주 김수하 대표로부터 CIS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했다. 김 대표가 보유 중이던 구주를 인수하면서 300억원 어치의 CB를 추가로 인수해 생산설비 확충 재원을 동시에 확보했다. 당시 SBI인베스트먼트는 블라인드 펀드와 MG새마을금고가 앵커 LP로 출자한 프로젝트 펀드로 총 833억원을 투자했다.

CIS는 확보한 신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LG엔솔, 삼성SDI 등 국내 3사 뿐만 아니라 노스볼트, 테슬라, 리비안, 얼티엄셀즈 등 해외 고객들도 대규모 확보해 글로벌 2차전지 장비사로 한단계 도약했다. 동시에 제3공장 부지 확보 및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장비 전문 자회사 '씨아이솔리드' 설립 등 미래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했다.

CIS가 지속 성장 기조 속에 SBI인베스트먼트는 빠르게 엑시트 타이밍을 잡았다. 지난해 초 KB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임하고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I에 매각되면 CIS가 또 한번의 퀀텀점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약 9개월 간 다수의 인수자들 간의 선정 경쟁을 거쳐 국내 반도체 장비제작의 선두업체 SFA와 지난해 12월말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되면서 해당 거래가 종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SFA보다 자금력을 기반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했던 곳도 있었다"며 "장비제작에 대한 이해도와 2차전지 장비 시장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 측면에서 SFA가 CIS의 최적 인수자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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