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채용 속도조절 LG엔솔, 미래 배터리 R&D 인력은 '예외'리튬황배터리 석·박사급 인재 채용 시작...올해 R&D 인력 4000명 돌파 전망
정명섭 기자공개 2023-04-06 07:37:55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더벨은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튬황배터리는 양극재 소재로 황을 사용하고 음극재 소재로 리튬을 사용한 배터리를 말한다.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의 경우 값비싼 코발트가 사용되는데, 이를 가격이 낮은 황으로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 황은 코발트 대비 매장량이 풍부하다. 또한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2배가량 높다.◇리튬황배터리, 값싸고 성능 우수...기술개발 난제에 2027년 상용화 전망
같은 무게에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건 고용량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리튬황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로 불린다. 특히 한국처럼 배터리 핵심 광물이 나지 않는 국가에선 리튬황배터리 원천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용화를 막는 난제가 산적하다.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방전되는 과정에서 리튬과 황이 만나면 황화리튬이 되는데, 전해액에 용해되는 특성이 있다. 충전과 방전이 계속될수록 황의 양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는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저해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에 리튬황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가 2027년으로 한 발 물러선 것도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태양광 무인기에 리튬황배터리를 탑재해 성층권에서 13시간 시험 비행에 성공했지만, 이보다 더 큰 배터리 셀이 탑재되는 차량용 리튬황배터리는 아직 구현하지 못했다. 회사는 현재 드론용 리튬황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전지개발센터, 리튬황배터리 기술개발 인력 채용 개시
결국 핵심은 연구 인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채용 속도를 조절하는 와중에도 미래형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황배터리 연구개발(R&D)을 위해 석·박사 인력 확충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9일까지 리튬황배터리 출력과 내구, 안전성 등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재를 설계할 석·박사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CTO 산하의 차세대 전지개발센터 소속으로 근무하며, 근무지는 마곡 R&D 캠퍼스다. 채용 규모는 10명 이내다.
LG에너지솔루션의 R&D 조직은 △CTO △사업부 개발센터(자동차·소형·ESS) △CPO·기술센터 △개발품질로 구성된다. 이 중 CTO는 배터리 소재 연구를 담당하고, 사업부 개발센터는 배터리 셀 개발을 맡는다.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황전지 같은 미래형 배터리는 CTO 산하의 차세대 전지개발센터가 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말에 차세대 전지개발 전담 조직을 센터급으로 신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물적분할되기 전에는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혁신전지팀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차세대 전지개발센터 규모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래형 배터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인력이 매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황배터리 R&D 인력을 뽑는 건 작년 7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물적분할 직후 임직원이 7524명(비정규직 포함)이었으나, 2021년 9564명, 지난해 1만1080명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R&D 연구 인력도 2577명, 3390명, 3923명으로 증가했다. R&D 비용은 4220억원에서 87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3.4%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매출의 3%대 선에서 R&D 비용을 지출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간에 인력이 급증하면서 올해 채용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지만 R&D 인력 확보는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R&D 인력은 4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LG그룹은 전사적으로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달 16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 350여명을 대상으로 기술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배터리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등 26개 분야의 테크 세션을 통해 LG 기술 현황과 비전을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지 소재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R&D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스타트업, 국내외 대학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펴고 있다. 일례로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전지연구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POSTECH)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늘린 리튬황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대학과 리튬황배터리 용해 현상 억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리튬황배터리 반응 현상과 소재 개발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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