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캐나다하나은행, 코로나 씻어낸 '순이익률 21%'③김영준 행장 '시장분석·영업력' 통했나…영업수익 766억·순이익 160억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12 07:20:16
[편집자주]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공통된 숙원은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 가운데 금융지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올려야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까닭이다. 더벨이 4대 금융지주가 보유한 글로벌 현지 은행의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보유한 해외법인 가운데 세 번째로 덩치가 큰 곳은 바로 'KEB Hana Bank CANADA(캐나다법인)'다. 한국외환은행이 1970년대 토론토 사무실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15년 하나은행 품에 안기기까지 40년이 넘도록 한국계 기업 및 지역 교포 등에 금융서비스 제공해왔다.하나은행 캐나다법인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지난 2년간의 실적 약화를 극복했다. 영업수익이 700억원을 넘었고, 전년과 비교해 순이익이 약 2배 뛰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부임한 김영준 캐나다하나은행장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캐나다에서 76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캐나다법인이 2018년 이후 5년간 영업수익이 700억원을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영업 실적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전인 2018년 681억원, 2019년 580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린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영업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순이익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1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21%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순이익이 100억원을 넘지 못하고 70억~80억원 사이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특히 전년(82억원) 대비 순이익이 2배가량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해 대출자산이 안정적으로 증가해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며 "이민 1.5세대 이후 교포 손님들의 거래 감소로 고민하던 중 캐나다 현지은행에는 없는 적금 상품에 집중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는 등 고객 기반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하나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덩치가 세 번째로 큰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캐나다법인의 자산 규모는 1조7889억원으로 중국(10조6667억원), 인도네시아(3조8414억원)의 뒤를 잇는다. 같은 기간 자본 규모 역시 2453억원으로 중국(1조1127억원), 인도네시아(8620억원)에 이어 세 번째다. 영업수익도, 순이익도 해외법인 중 세 번째로 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법인에 부침이 없었던 것만은 아니다. 2016년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덩치에 비해 수익성 기여도가 높지 않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2014년 111억원이던 순이익은 2015년 두 자릿수로 떨어지더니 2016년 2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하나은행은 현지 금융당국과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소통에 주력했다.
이듬해인 2017년 말 캐나다법인 순이익은 4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몇 해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나 적자로 이어지진 않아 선방한 모습이다. 2020년 말 기준 캐나다법인의 순이익은 17억원으로 2015년 이후 5년 만에 순이익이 두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캐나다법인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서 순이익을 점차 회복해 나갔다.
캐나다법인의 실적 개선의 주역은 바로 김영준 캐나다하나은행장(사진)이다. 김 행장은 지난 2021년 5월 캐나다하나은행장으로 부임했다. 이문성 전임 행장의 뒤를 이어 캐나다법인 경영의 바통을 넘겨 받게 됐다.
김 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서던 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했다. 캐나다하나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직전 하나은행 종로금융센터장을 맡았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에서 하나금융연구소, 하나금융지주 등 하나금융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종로금융센터장 재임 당시 2년 연속 우수점포로 수상하는 등 시장 분석과 영업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행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고객들께 "Solution Provider"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캐나다 동포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캐나다하나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나은행 캐나다법인은 올해로 41주년을 맞았다. 1970년 토론토 사무소에서 1981년 정식으로 캐나다 한국외환은행이 설립됐다. 캐나다법인은 1982년부터 2008년까지 토론토와 밴쿠버, 퀘백 지역 등지에 지점을 열며 영업망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 현지지점 7곳을 운영 중이다.
2015년은 캐나다하나은행에게 새로운 출발과도 같은 한해였다. 하나은행은 2015년 9월 한국외환은행과 통합해 당시 'KEB하나은행(하나은행 전 사명)'으로 출범했다. 캐나다법인 역시 'Hana Bank Canada'로 은행명을 변경했다. 또한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원큐뱅킹 (1Q banking)'을 론칭해 현지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캐나다 금융시장의 보수적인 눈높이에 맞춰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에 힘쓸 예정이며 올해 6월 론칭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전기차용 배터리 구낸 업체들의 캐나다 진출이 활발한 상황에서 기업금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