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은 지금]'포스트 디즈니' 야망…수익화 카드 빼들었다②콘텐츠 적자 3700억, IPO 앞서 해외 BEP 달성 관건…유료화 반감 극복해야
원충희 기자공개 2023-04-11 10:01:06
[편집자주]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한 축은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다.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거친 뒤 해외진출 첨병으로 삼았다. 이제는 스토리 콘텐츠의 영상화 등 원소스 멀티유즈를 통해 '마블' 성공 신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웹툰은 제2의 마블이 될 수 있을까. 이들의 현재 성과를 진단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북미 시장 전진기지로 삼은 뒤 괄목할 성과를 냈다. 일본에서도 '라인 망가'가 급성장하면서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하지만 아직 수익성을 제대로 확보하진 못했다. 국내 사업은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전체적으로는 벌어들인 수익보다 투자로 나간 돈이 더 많다. 이제 유료화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어 글로벌 사업의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해 북미·일본시장 괄목할 성과
네이버는 2020년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웹툰 계열사 최상위로 올리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북미 시장 진출을 노린 포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미국 3대 만화 시상식(아이스너 어워드, 하비 어워드, 링고 어워드)에서 네이버웹툰 영어 오리지널 작품인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가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3대 시상식에서 네이버웹툰 작품 비율은 53%, 그야말로 시상식을 휩쓸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타닷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네이버웹툰의 북미시장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250만명을 기록했다. 12월 기준으로는 2위 업체와 7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미국 사용자 가운데 70%는 25세 이하로 나타났다. 창작자 육성 시스템 '캔버스'를 통해 활동하는 작가도 12만명이 넘는다. 또 지난해 프리미엄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욘더'를 출시하면서 유료화 전략에 나섰다.
일본 시장에서도 돌풍이 이어졌다. 네이버 일본 계열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서비스하는 디지털 만화 플랫폼 라인 망가는 앱 설치 건수가 4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시장조사업체 MMD연구소가 발표한 'MZ세대 이용·경험률'에서도 1위로 선정됐다. 작년 3월에는 전자책 플랫폼 '이북이니셔티브재팬(이북재팬)'을 인수하며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 거래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8월 라인 망가와 이북재팬 합산 월 거래액은 최고 100억엔(958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계열사 라인과 일본 Z홀딩스(야후재팬 모회사) 간 경영통합이 완료되면서 라인 망가와 이북재팬은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LINE)과 최대 검색포털 야후재팬을 기반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성과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은 '포스트 디즈니'를 다음 목표로 천명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믿고 저작물(IP)을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사용자가 방문해 즐길 수 있는 공간,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마블, DC 같은 글로벌 IP 회사에서도 협업 제의가 오고 있어 '슈퍼캐스팅'이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간담회에서 "(우리의) 진짜 경쟁사는 '넷플릭스'처럼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웹툰 외 다양한 콘텐츠 플레이어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은 수천억 적자상태, 유료화 추진해 BEP 개선 사활
이는 네이버의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콘텐츠 매출은 전년대비 91.3% 늘어난 1조2615억원을 기록했다. 핀테크 매출(1조1866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웹툰의 국내 매출 인식법을 순매출에서 총매출로 바꾼 회계처리 변경을 감안해도 가파른 증가세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은 웹툰, 웹소설, 스노우, 제페토, 뮤직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88%를 웹툰이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매출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부문은 지난해 37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마진율 상승은 콘텐츠와 클라우드의 적자를 얼마나 줄이는지에 달렸다"고 말할 정도다. 국내 시장의 경우 네이버웹툰이 확고한 위상을 가진데다 유료사용자 기반이 잘 잡혀있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과 일본 웹툰 MAU는 각각 월 2040만명, 2120만명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유료사용자(PU)는 540만명, 180만명으로 일본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신 유료사용자 1인당 결제액(ARPPU)은 한국이 9000원대, 일본이 3만원대다. 유료고객 기반이 정착될 경우 수익증대 효과는 한국보다도 일본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일본 유료사용자 수는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등 수익성 확대 전략이 순항 중이다.
미국 증시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는 웹툰엔터테인먼트로선 밸류를 제대로 받기 위해 BEP 개선이 중요한 관건이 됐다. 현재까지는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 인당 결제액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독자의 이탈 및 MAU 감소 등 유료화 반발을 얼마나 커버하고 시장에 침투하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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