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분석]'조인트스템 허가 반려' 네이처셀, 시총 5000억 증발15년 R&D 상업화 결실 기대감으로 반년 만 1.5조 몸값 회복→ 식약처 통보 후 급전 낙하
최은수 기자공개 2023-04-11 09:55:22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과 코스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08: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처셀이 주력 파이프라인이자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국내 품목허가신청을 반려당했다. 관계사 알바이오를 통해 개발 중인 조인트스템은 뼈·지방·연골 등 구체적 장기 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세포 중 하나인 체내 지방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치료제다.네이처셀은 260여 명의 중증 퇴행성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지만 최종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 조인트스템의 상업화 실패는 15년에 걸친 R&D에 대한 시장 기대감과도 배치됐다. 식약처의 결과 통보 하루 만에 네이처셀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이 공중분해됐다.
◇하루만에 뒤바뀐 품목허가 기대감… 식약처 고심 끝 조인트스템 승인 '반려'
네이처셀의 조인트스템에 대한 품목허가 여부는 최근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식약처가 한 차례 미뤘던 조인트스템 상용화에 대한 발표가 다시금 임박하자 이목은 오롯이 네이처셀에 쏠렸다. 조인트스템은 네이처셀의 관계사이자 비상장사인 알바이오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상업화 이후 단계를 네이처셀이 맡는 구조다.
지난달 30일 1만4600원대였던 네이처셀의 주가는 급등을 시작했고 품목허가 결과 통보를 앞뒀던 지난 6일엔 2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네이처셀로선 작년 10월 식약처에서 요청했던 보완답변을 제출한 지 약 반년 만에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회복했다.
그러나 조인트스템의 상용화는 결과적으로 식약처에서 최종 품목허가 반려를 결정하며 무위로 돌아갔다. 식약처는 당초 작년 12월 12일까지 식약처로부터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었다. 다만 식약처 측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로 일정을 자체 연기했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반려 처분을 내렸다.
15년 R&D의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에서 기능개선, 골관절염 지수(WOMAC), 통증지수(VAS) 등 1차 유효성평가 지표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24주차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승인 기대감이 한층 고조됐던 차라 실망감은 배가됐다. 식약처의 허가 반려 통보 이튿날인 7일 네이처셀의 주가는 줄곧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회사가 제출한 임상 결과를 검토한 결과 임상적으로 유의성을 충분히 보이지 못해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이 안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조인트스템의 품목허가 신청 후 식약처로부터 몇 차례 보완요청을 받았고 이에 충실히 소명하며 임상적 유의성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보고 있었다"며 "품목허가 승인일도 변경됐고 임상적 유의성이 없다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임상 지속+국내선 소명… '네이처셀의 전부'였던 만큼 하방압력 불가피
네이처셀은 당분간 미국 임상 성과 창출에 주력하는 한편 이번 식약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데 역량을 모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임상3상 연구에서 설정한 1차 유효성 변수 및 대부분 2차 유효성 변수들도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확인된 만큼 이에 주안점을 두고 소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네이처셀이 조인트스템의 출시에 상당 부분 의존했던 만큼 당분간 주가 부침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아직 상용화 품목 없이 연 매출 대부분을 화장품과 음료사업에서 의존했던 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역시 후기임상(2b·3상)으로 경우에 따라 품목허가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만 현재로선 상업화를 통해 선제적으로 수익성 확보를 기대했던 국내시장 전략에 대한 대응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네이처셀은 작년 216억원의 매출을 냈다. 화장품사업에서 73억원, 음료사업에서 108억원의 매출액을 냈다. 전체 매출 중 줄기세포사업에서 올린 매출은 약 30억원 수준이다. 줄기세포 업력이 쌓이며 관련 매출이 발생하기는 하나 진행중인 국내외 임상을 모두 감당하기엔 여력이 부족하다.
세부적으로 줄기세포사업 매출 또한 관계사 알바이오와 일본 현지 관계사 JASC과의 내부 거래(세포 배양 배지공급)를 통해 28억원을 내 왔다. 알바이오가 조인트스템의 개발을 진행하고 네이처셀이 계약에 따라 상업화 이후 작업을 맡기로 했던 만큼 품목허가 여부는 네이처셀 매출 구조 상당부분과 직결된 문제였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의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바이오와 체결한 국내 판매권 계약의 해지권 행사를 유보하고, 결과에 따라 해지 여부를 재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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