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 최대주주 지분축소…동업자도 파트너도 떠났다 동업자·주요임원 줄퇴사, 이예하 대표 독자경영…2대주주 녹십자홀딩스도 지분 절반 매도
최은진 기자공개 2023-04-13 10:48:1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뷰노(VUNO)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불과 1년여 만에 30%대서 10%대로 축소됐다. 특수관계자로 묶여있던 임원들이 줄퇴사를 한 데 이어 동업자와의 공동보유확약 계약까지 최근 해지됐다. 뷰노와 업무협약을 맺고 파트너사로 협업했던 녹십자홀딩스까지 지분을 절반가량 축소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상장한 지 불과 2년만에 동업자도, 파트너사도 떠난 뷰노는 공교롭게도 이제 막 도약의 채비를 하고 있다. 주요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제 막 과실을 따려는 시점에 창업의 동반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데 업계는 관심있게 보는 분위기다.
◇임원 줄퇴사로 최대주주측 지분 대폭 축소, 공동의결권 확약도 해지
뷰노가 공시한 2022년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14.94%로 집계됐다. 이예하 대표 지분이 14.7%로 대부분이다. 임재준 경영기획총괄 본부장 지분이 0.18%로 최대주주인 이 대표의 특수관계자로 묶인다.
바이오텍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큰 의미가 있냐 싶지만 그렇지 않다. 뷰노의 경우엔 동업자 및 주요임원들의 퇴사로 인해 지분율이 축소됐기 때문에 기술이나 경영상의 공백을 우려할 여지가 있다.
전년 말인 2021년 사업보고서상 뷰노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34.3%다. 불과 1년만에 약 20%p 축소됐다. 상장 당시인 41%와 비교하면 26%p 줄었다. 이 대표 지분율은 20%에서 소폭 줄었지만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변동일 뿐 매도한 적은 없다.
뷰노의 최대주주측 지분이 줄어든 건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자가 줄어든 결과다. 창업 혹은 상장 당시 힘을 보태던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상장 당시 특수관계자로 묶인 임원들은 김현준 대표, 정규환 CTO(최고기술책임자), 김상기 비의료기기 R&D본부장, 김종현 국내영업 본부장, 임재준 경영기획총괄 본부장, 박종훈 생체신호개발 본부장이다. 이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배웅 생체신호 R&D본부장, 이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특수관계자로 등극했다.
하지만 2021년 배웅 본부장을 시작으로 김현준 대표, 정규환 CTO 등 거의 모든 초기 멤버들이 퇴사했다. 현재로선 이 대표를 비롯해 임재준 본부장, 박종훈 본부장 정도 남아있을 뿐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합해도 0.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이 대표와 동업자인 김현준 대표나 정규환 CTO의 퇴사는 업계는 물론 주주들에게 있어 상당한 파장을 줬다. 기술 및 경영의 구심점이 됐던 인물의 퇴사인 만큼 뷰노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현준 대표와 정규환 CTO는 단순 창업공신을 넘어 이 대표와 공동보유자로 분류되던 인물들이다. 의결권을 공동행사 하도록 확약까지 맺은 동반자였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 3인은 뷰노의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 및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상장 후 3년간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그러다 2022년 7월 김현준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이 계약은 이 대표와 정규환 CTO 2인 계약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한달 뒤 정규환 CTO까지 퇴사했고 올해 2월 공동보유자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의사결정 권한이 이 대표에게 온전히 쏠리게 된 셈이다.
◇녹십자홀딩스 투자금 회수, 사업성과 창출 직전에 매도에 업계 주시
동업자이자 동반자였던 주요임원들의 퇴사 못지않게 눈에 띄는 주주의 이탈이 있다면 녹십자홀딩스다. 녹십자홀딩스는 6.63% 지분으로 2대주주 지위였다. 상장 전인 2018년 50억원의 첫 투자에 나섰다. 당시 주당 투자가격은 대략 6700원 선으로 추산된다.
뷰노는 녹십자홀딩스에 있어 단순 투자처 이상이었다. 뷰노와 공동 연구로 AI 위암 병리 진단 소프트웨어도 개발하며 파트너사로 나아갔다. AI 의료기기라는 신사업 파트너로 뷰노를 낙점했다. 자동화된 조직 검사 진단 보조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오진을 줄이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계속 뷰노 지분을 팔고 있다. 뷰노의 상장 초기 4만원에 달하던 주가가 막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식매도에 나선 셈이다. 평균 매도단가는 1만5112원이다. 당초 보유주식 73만8000주 가운데 절반 이상인 43만8000를 총 66억원에 팔고 30만주 남았다. 남은 지분율은 2.29%다. 이를 감안하면 이미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남은 셈이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단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매도를 하게 됐다"며 "뷰노와의 사업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고 위암병리 공동개발 등 진행 중인 협력에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조정때문일 뿐 협업에는 변함없다는 게 녹십자홀딩스의 입장이지만 업계는 매도시점에 주목한다. 주요 임원 및 창업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이 대표 독자적인 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이 같은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교롭게도 올해는 뷰노의 미국진출의 향방이 갈리는 시점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뷰노는 뇌 MRI 판독 솔루션 '딥브레인' 등의 제품을 올해 미국 FDA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1년 미국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에 대한 교두보 차원에서다. 미국진출만 가시화 되면 80억원에 불과한 매출을 200억원대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노의 목표대로라면 이제 막 성과 실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창업자 및 주요임원, 그리고 협업파트너사들까지 줄줄이 이탈한 셈이다. 다만 뷰노는 일원화 된 경영시스템으로 사업다각화 등을 신속하게 꾸려나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내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FDA 허가를 밟고 있는 제품들이 총 세개가 있다"며 "미국시장에 바로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이미 프리마케팅에 나선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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