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곽민철 셀바스AI 대표, 지배력 약화 불가피②배정물량 10% 청약에도 지분율 12%→10%, 위지윅스튜디오 CB 전환도 우려
구혜린 기자공개 2023-04-14 08:31:56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바스AI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곽민철 셀바스AI 대표의 지배력은 약화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곽 대표는 배정물량의 10% 수준 청약을 가정해 놓은 상태다. 해당 신주를 취득하더라도 지분율은 기존 12%에서 10%로 낮아진다. 아울러 셀바스AI가 발행한 메자닌을 쥐고 있는 위지윅스튜디오가 주가 하락을 우려해 오는 8월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추가 희석될 예정이다.코스닥 상장사 셀바스AI는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8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발행신주는 보통주 400만주, 예정 발행가액은 1만9710원이다. 최종 금액은 오는 6월2일 공고된다. 구주주 청약은 같은 달 7일과 8일, 일반공모 청약은 12일과 13일 각각 양일간 진행되며 신주는 28일 상장될 예정이다. 최종 실권주는 주관사인 KB증권이 모두 인수한다.
이번 유상증자에 최대주주 곽민철 대표는 '10% 내외'로 참여할 계획이다. 셀바스AI는 증권신고서에서 곽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약 10% 내외 참여할 예정임을 알렸다. 구주주는 유증 참여시 1주당 신주 0.17770080주를 취득할 수 있으므로 곽 대표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47만2701주다. 여기서 10% 물량을 청약할 경우 4만7270주를 취득할 수 있다.
곽민철 대표가 셀바스AI 최대주주에 올라선 건 얼마 되지 않았다. 1997년 모바일 브라우저 전문기업 인프라웨어를 창업한 그는 2011년 11월 140억원에 셀바스AI(옛 디오텍) 지분의 21.68% 및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러다 2016년 7월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인프라웨어 주식을 셀바스AI에 매각하는 동시에 인프라웨어로부터 셀바스AI의 주식을 매입, 셀바스AI 단일 최대주주에 올랐다.
곽 대표는 당시 매입한 지분 총량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지분율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셀바스AI 266만96주(지분율 11.82%)를 보유 중이다. 곽 대표 이외의 특수관계자로는 곽영수 사내이사(고문)가 40만주(1.78%)를 보유하고 있는 게 전부다. 곽 사내이사는 삼원제지 대표, 인프라웨어 고문을 지낸 인물로 곽민철 대표의 부친이다.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율은 더욱 하락했다. 셀바스AI는 지난해 8월12일과 9월1일 위지윅스튜디오, 조민국 씨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사인 시어스랩 지분 취득을 위한 결정이었다. 이에 발행주식 총수 45만4315주가 늘어나면서 곽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2.06%에서 현재의 지분율로 낮아졌다.
이번 유상증자에 계획대로 참여하더라도 지배력 축소는 피하기 어렵다. 곽 대표가 신주 4만7270주를 취득하면 총 보유 주식은 270만7366주로 확대된다. 다만 발행주식 총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분율은 10.21%로 낮아질 예정이다. 만약 그가 이번 유증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면 지분율은 10.03%까지 쪼그라들게 된다.
위지윅스튜디오가 전환사채(CB) 전환권을 행사한다면 지분율은 더 하락한다. 셀바스AI는 지난해 8월 위지윅스튜디오를 대상으로 30억원 규모 제1회 CB를 발행했다. 위지윅스튜디오가 보유하고 있던 시어스랩 지분과의 맞교환을 위한 거래였다. 전환가액은 7416원으로 최근 셀바스AI의 주가대비 현저히 낮다.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신주는 40만4530주이며 전환권 행사기간은 오는 8월22일 시작된다.
주관사인 KB증권도 투자 위험 요소로 지배구조에 대해 적시했다. KB증권은 "셀바스AI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에 배정물량의 약 10% 내외 참여할 예정으로 추가적으로 보유 지분율은 감소할 예정"이라며 "향후 적대적 M&A(인수합병) 및 외부의 경영권 취득 시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셀바스AI는 정관상 적대적 M&A를 방어할 조항이 있다. 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M&A로 인해 해임된 경우 셀바스AI는 퇴직금 이외에 퇴직보상금으로 곽민철 대표에게 200억원을, 이사에게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셀바스AI는 지난 2020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황금낙하산' 규정을 추가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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