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K-가전 기술]위니아, R&D센터 가보니…'스마트홈' 정조준⑬삼성·LG와 달리 취약계층용 서비스, 틈새시장 공략…지자체와 협업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3-04-18 10:06:43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니아는 작년 3월 사명에서 '딤채'를 떼어내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주력제품인 김치냉장고에 편중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가전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의 일환이었다.사업다각화 포부에 걸맞게 당시 경기도 성남시에 별도의 싱크탱크도 세웠다. 지하 2층부터 지상 21층에 달하는 대유위니아 종합 R&D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년간 위니아의 사업 다각화는 얼마나 진척됐을까. 지난 3일 신제품과 기술혁신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R&D센터 현장을 직접 찾았다.
센터 1층에 들어서자 한 켠에 자리한 'Make It Easy'라고 쓰여진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 가정집 실내 풍경을 그대로 묘사해 재현한 이 곳은 위니아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홈' 가전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을 접목한 최신 가전제품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위니아가 지난 일년 간 선발주자인 삼성, LG와 차별화를 위해 고민한 노력의 흔적들을 살펴봤다.
현관문에 날씨를 표시해주는 모니터를 지나자 거실, 주방으로 묘사된 곳이 드러났다. 일반 가정집에서 볼 만한 에어컨, TV, 안마의자기 등이 보였는데 일반 가전제품들과는 달랐다. 에어컨에 "하이 위니아"라고 말하면 알아서 강도가 조절되고, 안마의자기는 사람의 근육 이완 부위를 감지할 수 있다.
안방 침실쪽으로 들어서자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을 나타내주는 모니터도 있었다. 향후 조명, 커튼 등을 모두 음성으로 연결해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현재 테스트 중이다. 기기간 연결성이 강화된 이 곳은 위니아가 구현한 스마트홈을 시각화한 센터다.
아직 제품으로 출시된 건 아니고 실증단계에 있는 상태다. 최종적으론 배송로봇 서비스까지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이러한 실증센터는 정부와 함께 운영하고 있어 국토부, 산업부, 세종시 등에 포진해있다. 향후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가 만들어지면 삼성, LG, 코웨이 등 타사 가전제품도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
스마트홈 사업은 위니아 R&D센터 핵심 과제 중 하나다. SKT와 협업해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기반을 확보해둔 상태다. 물론 이미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영역이라 접근방식을 달리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 스마트홈 사업'으로 빈틈을 노리고 있다.
위니아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프리미엄 가전이 아니다.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다. 현재 정부와 협업해 '안심케어 서비스'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는 저소득층 1인가구나 65세 이상 독거노인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가전제품을 만들어낸다는 포부다.
이날 R&D센터에서 만난 김동원 위니아 상무(통합선행연구실장)는 "이미 시장에 있는 스마트홈 서비들을 보면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에어컨을 킬 수 있다던가 편리하긴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들은 아니다"며 "오히려 자녀들에게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부모들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안도감 등이 더 효용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대구광역시 내 취약계층 3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홈 시스템을 보급했다. 대구와 광주 등은 65세 이상 독거노인 비율이 30%가 넘는 지역이다. 독거노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앞서 그들의 행동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취득하기 위한 정보 수집 과정이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AI기술 등 딥러닝 모델을 적용한 가전제품들을 개발할 예정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아침일찍 일어나 TV를 켜고 냉장고 문을 여는 행동 등 일정 패턴이 있을 텐데, 평소와 달리 그 빈도가 달라진다면 복지시설이나 노인 돌봄서비스에 출동요청을 해 위험성을 알릴 수 있는 식이다. 전기밥솥이나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이를 감지하고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
김 상무는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고령가구들을 위한 홈케어 서비스를 위해 현재 지잧체와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표준에 맞추는 삼성 LG 와 달리 국내 시장에 더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헬스케어 후발주자, 세라젬 따라잡을 묘수는
김 상무는 최근 위니아가 가장 중시하는 R&D 방향의 큰 축을 두가지로 소개했다. '헬스케어 기기'와 자동차와 연동할 수 있는 가전인 '카어플라이언스'다. 그 중에서도 헬스케어 사업은 위니아가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딤채 냉장고 경쟁력을 토대로 시작했다. 2021년 개발한 백신보관 초저온냉동고(메디박스)를 토대로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했으며 이를 홈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해나가고 있다.
김 상무는 "코로나 발발 당시 화이자 백신 이송이 중요해지다 보니 동원아이팜과 협업해 메디박스를 만들었다"며 "영하 70도까지 항온 저장 가능한 제품으로 B2B로 의약품 물류회사, 제약사, 병원과 협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가정용 척추 전문 의료기기로 시야를 넓혔다. 올해 2월 출시한 '위니아 me 닥터마사지'가 대표적이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목과 허리를 동시에 마사지할 수 있는 듀얼 멀티롤러 시스템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향후 기업체와 제휴해 사내 복지 시설등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상무는 "시장 강자인 세라젬과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사람의 체형을 자로 재듯이 정교하게 스캔해 척추 24마디 부위마다 세분해 지압할 수 있도록 해 증상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구현해 경쟁우위 포인트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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