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한투파, 세미파이브 독보적 기술력 '주목'2020년 시리즈A 라운드 이후 3차례 투자, 누적 총액 150억
이명관 기자공개 2023-04-19 07:41:48
[편집자주]
벤처투자업의 본질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우는데 있다. 리스크와 리턴 사이에서 움직이는 무게추에 따라 다양한 투자 방정식이 적용된다. 다만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더 많은 자금을 집중시키는 것은 회수이익을 극대화 하는 효율적인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른 자금을 투입하는 팔로우온 투자(follow-on investment)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SemiFive)'에 추가로 자금을 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시드부터 시리즈A를 거쳐 시리즈B 라운드까지 팔로우온 투자가 이어졌다. 최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 대한 비중이 늘고 있는 시장 분위기에 발맞춘 행보다.한국투자파트너스는 세미파이브의 기술력에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미파이브는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중 유일하게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용역을 받아 디자인 하는 여타업체들과 달리 자체 보유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다. 여기에 M&A를 통해 IP회사를 인수했다. IP 역량까지 보유한 곳도 세미파이브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18일 VC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675억원 규모로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하는 곳은 산업은행(300억원)과 두산(280억원), 신한투자증권(20억원), 제피러스랩(15억원), SV인베스트먼트(30억원) 등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3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세미파이브 투자는 이번에 세 번째다. 누저 투자액을 기준으로 보면 150억원에 이른다.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20년 시리즈A 라운드다. 당시 700억원 밸류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후 2021년 말과 2022년 초에 걸쳐서 시리즈B 라운드가 진행됐다. 이때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후속 투자에 나섰다. 그만큼 세미파이브에 대한 잠재력에 신뢰를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미파이브의 기업가치고 빠르게 우상향했다. 불과 2년 새 세미파이브이브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대에 이른다. 시리즈B 라운드의 연장선인 이번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에 책정된 기업가치는 포스트 기준 4575억원 정도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세미파이브의 기술력에 주목해 지속해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기술력은 이미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들과 격차가 상당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우선 세미파이브는 플랫폼을 갖춘 유일한 곳이다.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는 보통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가 설계한 코드를 파운드리가 찍어내는 도면으로 바꾸는 작업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세미파이브는 이에 더해 플랫폼 기능까지 더했다. 세미파이브는 설계·제조 간 단순 가교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모듈 등 제조 플랫폼도 제공하기에 전체 공정 효율화, 일괄 수주를 꾀할 수 있다.
이를테면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할 수 있다.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단순 용역을 하는 여타 업체들과 비교할 때 매출의 '질' 자체가 다르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여기에 세미파이브는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에는 미국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 아날로그 비츠(Analog Bits)를 인수하면서다. 세미파이브는 지분 100%를 6000만달러(한화 약 700억원)에 인수했다. 아날로그 비츠는 1995년 설립된 반도체 파운드리 IP 업체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대만 TSMC, 미국의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와 글로벌파운드리즈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업계 대기업들이 주요 거래처다.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설계 플랫폼기업으로 효율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IP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국내엔 설계 역량과 IP 기반을 동시에 갖춘 곳이 없다. 플랫폼을 앞세운 세미파이브가 향후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이 같은 지점에서 지속해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미파이브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9년 10억원에서 2020년 19억원, 2021년 96억원으로 증가세다. 지난해엔 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예상 매출은 연간 기준 1000억원 정도다.
특히 올해 11월부터 AI(인공지능)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층 가파른 속도로 외형이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양산을 앞둔 반도체는 14나노 공정 기반의 인공지능(AI) 시스템온칩(SoC)이다. 세미파이브의 데이터센터 및 엣지용 AI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해당 플랫폼은 세미파이브의 첫 반도체 설계 플랫폼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개발을 완료했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데이터를 해석·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 공정에서 설계와 제조 과정을 연결하는 디자인하우스 기업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디자인솔루션 협력사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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