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애큐온저축, 2분기 연속 지표 상승…자본비율 개선 ‘과제’⑥4분기 대출 자산 줄며 만기구조 단기화…예수금은 장기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3-05-09 07:10:41
[편집자주]
최근 ‘저축은행 위기설’이 금융권 안팎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부동산PF 등에서 고위험군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타 업권 대비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어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및 주요 대형사의 유동성 지표와 대출 현황 등을 바탕으로 부실 위험성과 대응 능력들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0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업계 하위권의 유동성 비율을 기록해 왔다. 예수금 증가폭에 맞춰 대출을 늘리며 110% 안팎의 수치를 유지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된 4분기 들어서야 대출 영업을 제한하면서 유동성 지표가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대출 영업 대신 국고채 등 단기매매증권 위주로 자금을 운용한 결과 유동성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초에도 유동성 지표 개선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올해들어 소폭 악화돼 유상증자 등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말 유동성 비율 213%까지 상승…요구불예금 비중 4%대로 축소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말 152.21%의 유동성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말(108.08%) 대비 44.13%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유동성 비율은 79개 저축은행 중 6번째로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1분기말 122.46%을 기록했던 유동성 비율은 3분기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예금 증가폭과 대출 증가폭을 맞추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유동성 지표를 관리해왔다. 예수부채가 지난해 4분기말 4조5548억원에서 1분기말 5조608억원으로 11.1% 증가했을 때 대출채권 잔액도 4조7367억원에서 5조2094억원으로 9.98% 늘어났으며 2분기 예수금 증가율이 2.05%로 하락했을 때 대출 증가율도 1.75%로 낮아졌다. 3분기 역시 전분기 대비 예수금 증가율(6.7%)과 대출 증가율(7.2%)이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4분기 유동성 비율 상승도 대출 영업 조절로부터 비롯됐다. 4분기말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5조5887억원으로 3분기말(5조6810억원) 대비 1.62% 줄어들었다. 대출 영업을 축소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존 대출의 만기 구조가 단기화 됐고 유동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3개월 내 만기도래 대출(정상 채권 기준)의 규모도 늘어났다.
지난해말 기준 3개월 이내 만기 도래 대출의 잔액은 9379억원으로 3분기말(8101억원) 15.8% 증가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26%에서 16.78%로 2.52%포인트 확대됐다. 6개월 내 만기도래 대출의 비중도 18.47%에서 23.64%로 5.17%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말 예수부채 잔액은 5조5118억원으로 전분기말(5조5107억원)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주요 상품인 정기예금이 5조5억원에서 5조2050억원으로 4.1% 증가했고 보통예금도 1933억원에서 2479억원으로 28.2% 늘어났다. 반면 기업자유예금은 2595억원에서 182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정기예금 비중은 90.74%에서 94.43%로 확대됐고 요구불예금 비중은 8.23%에서 4.83%로 3.4%포인트 줄어들었다. 자연히 예수금 만기 구조는 대출과 달리 장기화됐다. 3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예수금의 비중은 3분기말 25%에서 18.7%로 6.3%포인트 축소됐고 만기 6개월 이내 예수금의 비중도 39.8%에서 29.2%로 10.6%포인트 줄어들었다.
유동성 부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당장의 유동성 비율에는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동성 비율은 보다 상승한 213.31%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수익성, 금리민감도, 안정성 측면에서는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 요구불 예금 등 단기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매매증권 위주 안정적 자금 운용…BIS비율 10.68%로 하락
애큐온저축은행은 이미 지난해 4분기 대출보다 안전한 단기매매증권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금흐름표상 애큐온저축은행의 단기매매증권 증가액은 1794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1206억원) 이상의 돈을 단기매매증권 투자에 사용했다. 4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억원을 기록했다.
모든 투자는 안전자산인 국고채(497억원)와 통화안정증권(1297억원)에 이뤄졌다. 이자율은 약 3% 초반대로 대출에 비해 낮지만 보다 안한 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단기매매증권의 경우 유동 자산으로 분류돼 유동성 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해당 단기매매증권으로부터 34억원의 운용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5%로 전년(2.56%)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9%로 전년말(2.2%)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 전분기말(3.2%)와 비교하면 1.3%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액 비중은 2021년말 105.03%에서 90.38%로 14.65%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빠르게 늘었던 부동산PF 대출은 하반기부터 총량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말 기준 PF대출 잔액은 2647억원으로 상반기말(2406억원) 대비 10% 증가했다. 상반기 증가율(28.7%)보다 절반 이상 낮은 수치다.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은 4.7% 수준이다. 부동산PF 연체율도 지난해 상반기말 1.09%에서 지난해말 0.9%로 0.19%포인트 낮아졌다.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BIS자본비율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말 애큐온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1.87%로 전분기말(10.34%) 대비 1.53%포인트 개선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 10.68%로 다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애큐온저축은행은 자본비율 개선을 위한 추가 유상증자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Financial Index/지방은행]외화 LCR 변동성 두각…전북은행, 선두에서 최하위로
-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SK그룹은 리밸런싱 중…1년 만에 계열사 20여곳 감축
- [Financial Index/증권사]ROE·ROA 1위 키움증권…순익 톱3 '한투·삼성·키움'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은행]국내 금융지주, 이사회 기능 더 분산한 이유는
- [저평가 시그널: PBR 0.3]KCC그룹, 업황 이기고 저밸류 넘을 카드 '배당 확대'
- [이사회분석/전직 관료 리포트]판·검사 출신 '연수원 22기·서울대 법대' 최다
- '인프라 강자' 스톤피크·아이스퀘어드, DIG에어가스 인수 검토
- SKT의 미등기이사 회장 딜레마
- '구조혁신 펀드 활용' SG PE, 코스모그룹 2000억 투자 추진
- [아이나비시스템즈 IPO]남다른 사업모델, 피어기업 선정 '고심'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노큐브의 비전 바이오 생태계 조력자 'End to End' 지원
- [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CGT 전방위 협업, 넥스트는 확장성·안정성 강점 'zCAR-T'
- [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표면적으론 CAR-T 사업화, 숨은의미 제약업 'CGT 주도권'
- [thebell interview]알지노믹스, 일리 1.9조 빅딜 유전자 편집 플랫폼 확장 핵심
- 오상헬스, 엔데믹 부진 끊고 '흑자'…"기대할 것 더 있다"
- [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조카에 유리한 신주상장 가능 결론…이사 유지 가처분 주목
-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대형사 맞선 선제투자, 패러다임 전환 구심점 '이노큐브'
- 휴젤, 주가도 '차석용 매직' 순익보다 많은 주주환원
- [Sanction Radar]관세 두렵지 않은 GC녹십자, 알리글로 美 고마진 전략 유지
-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태생부터 '협업 DNA', 투자로 다져진 70년 성장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