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글로벌 IR 리뷰]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BIDV 투자 '성공 방정식' 재현한다③베트남개발은행 평가익 언급 '소수지분' 효율성 강조, 동남아 추가 투자 시사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17 07:50:13
[편집자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금융지주 CEO들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완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지속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줄 투자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CEO들은 글로벌 각지에서 IR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 CEO들의 글로벌 IR 행보와 IR에 담긴 컨텐츠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5: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이 금융감독원과 동행한 싱가포르 IR에서 글로벌 확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앞서 BIDV(베트남투자개발은행)에 투자할 때처럼 소수 지분을 인수해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골자다. 국내에선 소수지분 투자나 합작 방식을 철회하고 있으나 글로벌 무대에서는 성공 방정식을 재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소수지분 투자로 '재무부담·리스크' 낮춘다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지난 9일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국내 금융권 공동 IR에 참여했다. 이번 IR에는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을 비롯한 6개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함 회장은 IR Q&A 세션에서 한국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 어려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지 금융기관에 소수 지분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방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나금융의 BIDV 투자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들었다. 하나금융은 2019년 11월 1조444억원을 투자해 BIDV 지분 15%를 취득한 바 있다. 베트남 현지의 금융회사를 통째로 사지 않고 일부 지분 인수를 통해 현지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해당 지분에 대한 지분법 평가 이익은 최근 5800억원을 기록했다.
소수지분 투자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진출 공식이다. 하나금융은 2003년 중국 청도국제은행에 투자할 때도 지분을 전부 사지 않고 50% 만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시장 내 영향력을 조금씩 키워 나갔고 중국유한공사를 설립한 후 청도국제은행 지분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현지 계열사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2018년에는 중국 지린은행 지분 14%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금융은 국내에서도 재무 부담을 줄이는 투자 방식을 썼다. 외환은행 인수와 같이 통큰 투자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합작사 설립 방식을 선호했다. SK텔레콤과 하나SK카드(현 하나카드)를, 스위스 투자은행(IB) UBS와 하나UBS자산운용을 합작했다. 투자 금액을 줄이고 파트너사의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였다.
다만 국내에서는 소수지분 투자를 정리하는 중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보유한 하나카드 지분을 회수했다. 올해는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한 뒤 계열사 편입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국내에서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선 현지 노하우를 흡수하기 용이한 소수지분 투자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이익 비중 '40%' 목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아직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을 연도별로 보면 지난해 국내에선 11조8534억원을 기록했다. 국외는 1조507억원이다. 국외 비중이 8.1% 수준에 그친다.
이는 2019년 기록한 8%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2019년 7.8%, 2020년 7.5%로 하락했고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일본 금융회사의 글로벌 이익 비중이 40% 수준인 것과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확장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동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수익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출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부침이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그룹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 현지 사정에 맞춘 디지털 전략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동남아의 경우 현지 투자를 추가적으로 늘려야 하는 단계다.
함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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