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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더파이러츠]윤기홍, 수산물 크로스보더 플랫폼 선장 꿈꾼다법대생→패션 유통기업 사원→인어교주해적단 '삼단 변신'…500억 매출 스타트업 창업주

양용비 기자공개 2023-05-15 08:04:52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이 따른다. 자체 기술을 보유했거나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일등 기업이 돼야 한다. 또한 시장 친화적인 구조를 만들어서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의 운영사 더파이러츠는 성장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특성 상 수산물은 넘쳐나지만, 수산물 유통 시장은 생산지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유통 구조가 워낙 복잡해서 진입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더파이러츠는 수산물 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을 발휘하며 '톱 플레이어'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파이러츠는 창업자인 윤기홍 대표(사진)가 중심을 잡고 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시장 뿐 아니라 생산하는 양식장까지 직접 점검해야 직성이 풀리는 창업자다. 고객 중심적인 사고로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더파이러츠를 수산물 플랫폼 업계 핵심 기업으로 키워냈다.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본시장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SV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우리은행, L&S벤처캐피탈 등 내로라하는 국내 자본이 더파이러츠에 투자했다. 누적 투자금만 365억원에 이른다.

◇창업 스토리 : 중국 출장서 '수산물' 가능성 봤다

중앙대 법학과 02학번인 윤 대표는 2010년 이랜드리테일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랜드리테일 영업관리 부문에서 일하면서 NC백화점 내 매장을 관리했다. 매장 내 상품을 확보하고 가격을 설정하는 일이었다.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개선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지만 창업을 통해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사업을 해야겠다도 결심한 이유였다. 창업에 대한 꿈을 키운 그는 결국 2012년 이랜드리테일에서 나와 사업 구상에 나섰다.

그가 구상한 사업은 2가지였다. 첫 번째는 매장 컨설팅, 2번째는 패션 이월상품 판매 사업이었다. 모두 이랜드리테일에서 패션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살린 아이디어였다. 다만 함께 하겠다던 투자자와 호흡이 맞지 않아 해당 사업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 이후 떠올렸던 분야가 바로 수산물 이었다. 이랜드그룹에서 근무할 당시 중국 출장에서 느꼈던 일을 회상했다. 출장 당시 중국 내 마트에서 시장 조사를 하던 윤 대표는 수산물 섹션이 유난히 발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 대표는 “2008년 중국인들이 피자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면서 치즈 가격이 올랐던 때가 있었다”며 “중국인들이 먹기 시작하면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하다가 수산물 분야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구상을 마친 이후 윤 대표는 국내 수산시장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국내 수산시장은 불친절하고 정보의 비대칭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가격을 공개해 투명화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 주면 수산물 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초기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13년 한국연합복권에서 일하던 그는 그해 겨울 회사를 떠나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주최한 창업 캠프에 참가했다. 그 자리에서 만났던 멤버와 함께 시작한 게 바로 수산물 정보 블로그 ‘인어교주해적단’이었다.

블로그 인어교주해적단은 국내 수산물 정보의 요람이었다. 수산물 시세, 제철 수산물은 물론 정직한 수산 시장 점포 등을 소개하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쌓았다. 인어교주해적단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려는 수산시장 점포도 늘어나면서 고객과 점포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판매자의 입장에서 무료로 모객 효과를 누릴 수 있었고 수요자는 투명한 정보를 통해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었다. 폐쇄적이었던 수산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한 블로그로 자리매김했다.

블로그로 시작한 인어교주해적단은 2015년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수산물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사업구조로 수익을 얻고 있다. 생산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B2B 수산물 유통,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B2C 유통, B2B2C 수산시장 중개 서비스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7년 법인을 설립했고 이후 '더파이러츠'라는 사명으로 수산물 밸류체인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성장 터닝포인트 : 앱 개발과 유통 사업의 시작

인어교주해적단이라는 블로그로 시작한 더파이러츠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는 2015년이다. 블로그로만 운영되던 인어교주해적단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된 때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중심에는 이지만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있었다.

당초 인어교주해적단이 블로그로 시작했던 만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구할 여건이 안됐다. 그러던 중 인어교주해적단 블로그를 통해 가락시장 수산물을 애용하던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고 자처했다.

그가 지금의 이지만 CSO다. 이 CSO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블링크팩토리의 대표로 IT 전문가였다. 현재도 블링크팩토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그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인어교주해적단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 더파이러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후 더파이러츠는 단순한 수산시장 정보 제공을 넘어 유통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수산물 유통 과정이 복잡해 가격이 비쌌던 만큼 밸류체인 혁신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때가 2016년 가을이었다.

윤 대표는 "유통사업을 진행하면서 결국 생산도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직접 생산을 통해 유통을 효율화하면 수산물 가격이 떨어지고 고객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감을 받는 인물 : '고객 만족' 외친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그는 영감을 주는 인물로 이랜드그룹의 창업자인 박성수 회장을 꼽았다. 첫 사회생활을 이랜드그룹에서 시작했지만 박 회장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이랜드그룹에서 근무하면서 박 회장이 지속적으로 전달한 ‘고객 중심’ 메시지에 공감하며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다.

윤 대표는 “박 회장은 고객에 원하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항상 전달했다”며 “박 회장의 메시지와 이랜드그룹 근무 당시 읽었던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를 탐독하면서 사업은 결국 고객 만족이라는 사고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고민 : 유통 혁신 함께 할 개발자 구인

현재 수산물은 출고 이후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정보가 불명확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수산물을 구별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 이같은 우려를 없앨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수산물 유통 과정에서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생산과 유통의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밸류체인에 혁신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기술적인 부분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수산물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선 유통 기술을 혁신할 개발자가 필요하다”며 “좋은 기술을 통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개발자를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 : 수산물 업계 최초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윤 대표는 더파이러츠를 동남아부터 북미까지 연결하는 수산물 업계 최초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3년 내에 유니콘 기업가치까지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더파이러츠는 수산물 밸류체인 혁신을 목표로 양식장 2곳과 위탁 계약을 체결해 수산물을 직접 생산했다. 올해 위탁 양식장을 5개까지 늘리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탄력을 붙일 계획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판매 지역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에서 뉴욕, 워싱턴 등 동부로 확대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지역 특색이 강한 수산물이 많은 만큼 해당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수산물을 저렴하게 소싱하는 기업이 없다. 관련 비즈니스를 위한 채비에도 나선 이유다. 동남아시아 현지 생산자와 직접 거래까지 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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