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REITs) 대해부]'밸류애드 속도' 코람코에너지리츠 사명변경 '재도약'②기존 자산 새 용도 개발 앞서 이미지 변신 추진
김지원 기자공개 2023-05-15 07:31:12
[편집자주]
걸음마만 20년 해온 리츠가 변곡점을 맞았다.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투자 매력히 급격히 부각되는 추세다. 한탕에 ‘벼락 수익’을 노리긴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인컴형 자산이라는 데 강점이 있다. 개화(開花)의 시기, 상장 리츠들의 특성과 기초자산 등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처음으로 주유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리츠다. 상장 당시 생소한 개념의 리츠였지만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 등의 우량 기업을 임차인으로 확보해 현재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주유소 이외 자산을 편입하고 기존 자산을 새로운 용도로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유일의 '밸류에드(Value-add)' 상장리츠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주유소 중심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사명을 바꾸는 안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 시장 내 주유소 기반 첫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이 두 번째로 내놓은 상장리츠다. 2018년 6월 이리츠코크렙 상장 2년 만인 2020년 8월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주유소 자산을 통한 임대료를 바탕으로 IPO 당시 목표수익률로 제시했던 6%를 웃도는 7%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SK네트웍스가 MOST 사업부 매각에 나서자 코람코자산신탁은 현대오일뱅크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제안해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입찰에 뛰어든 결과 2019년 11월 해당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020년 2월 SK네트웍스와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4월과 5월 현대오일뱅크, 스피드메이트와 책임임대차계약을 맺고 세 달 뒤 증시에 입성했다.
2020년 6월 187개 주유소를 취득한 이후 일부 주유소에 대해 매각을 추진해 현재 주유소 총 167개(차량정비소 70개)와 물류센터 2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주유소와 차량정비소에는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를, 물류센터에는 컬리넥스트마일과 쿠팡을 장기 임차인으로 두고 있어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국내 리츠 시장에서 주유소를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는 리츠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뿐이다. 일부 스폰서리츠에서 계열사가 운영하는 주유소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사례는 있으나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경우 주유소를 통한 임대 수익이 전체 임대 수익의 절반을 넘어선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2021년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유소에 대해 주기적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지방에 위치한 주유소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키며 수도권 중심 주유소로 자산을 재편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주유소 자산의 65.7%가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향후 지방에 위치한 주유소 매각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매각 자산에 대해서는 특별 배당금을 지급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월 화정2, 반송대로 주유소 매각차익에 대한 특별배당금 주당 21원 지급을 마쳤다. 차입금 7173억원의 만기도 2년 뒤인 2025년 상반기에 집중돼있는 데다 가중평균대출금리도 3.07%로 당분간 이자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도 적은 상황이다.
자산 매각으로 인해 줄어든 임대 수익 감소는 기존 자산의 용도 전환을 통한 밸류에드 전략을 활용해 상쇄하고 있다. 현재 10여 개의 주유소 부지에 전기차충전소, 드라이브스루 매장, 가전판매시설 등을 설치해 새로운 자산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주유소를 없애고 해당 부지에 신규 매장을 들여오거나 주유소 부지 내 남는 토지를 활용해 세차장,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등을 함께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167곳의 핵심 부지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부동산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해당 부지에 신규 매장이 들어설 때 해당 업체에서 개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측의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확장 앞두고 사명에서 '에너지' 제외 구상
최근 들어서는 주유소 중심 리츠 이미지에서 탈피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사명을 변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기존 이름에 포함된 '에너지'라는 단어가 주유소에 한정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내부적인 것으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최근 신규로 담고 있는 자산을 살펴봐도 해당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작년 3월 죽전물류센터를 매입한 데 이어 4월 남청라 스마트로지스틱스 물류센터까지 매입하며 투자자산의 구성을 다변화했다. 해당 물류센터 매입으로 부동산투자자산의 규모는 2021년 11월 말 9100억원대에서 1년 뒤인 2022년 11월 1조 2400억원대로 커졌다.
이후 추가로 물류센터를 포함한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 동시에 현재 추진 중인 밸류에드 전략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주유소 부지를 '모빌리티 리테일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신규 자산 매입 시에도 주유소 매각 자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코람코에너지리츠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향후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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