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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밸류에이션 고민 깊어진다6월말부터 상장일 가격 60~400% 범위서 변동...수요예측 참여 기관들도 '보수적 접근'

안준호 기자공개 2023-05-23 07:57:0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수요예측 제도개선안이 다음달 도입을 앞둔 가운데 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진 덕분이다. 제도 변경 초기 공모가 진행될 경우 수요예측에 끼칠 영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상장 당일 최고점에 주식을 사서 최저점에 매도할 경우 85%의 손실도 가능하다. 단기 수급으로 상한가 '잠그기'가 가능했던 기존 상황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고평가 지적을 받을 경우 상장을 위한 최소한의 투심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월 말 가격제한폭 확대 적용…상장일 최대 '4배' 상승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기준가격 결정방법을 변경하고 가격제한폭을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IPO 시장 건전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미 지난달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이 완료됐다.

기존 규정에서는 공모가의 90~200% 안에서 결정된 시초가를 기준가격으로 사용했다. 상장일 가격제한폭 역시 이미 상장한 기업과 마찬가지로 -30~+30%로 적용했다. 다음달 26일 부터는 신규 상장 종목은 별도의 시가 없이 공모가를 그대로 기준가격으로 사용하게 된다. 가격제한 역시 60~400%로 대폭 확대 적용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바뀐 제도를 통해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개선방안 발표 당시 "현재 상장일 가격변동이 제한되어 '상한가 굳히기'식 주문 행태가 등장하는 등 균형가격 발견이 어렵다"며 "가격제한폭을 확대해 균형가격 발견과 공정한 거래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언급한 '굳히기'는 상장 직후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기준가가 결정된 직후 소수 계좌에서 빠른 속도로 매수 주문을 과점하면 주가가 급등하고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 경우 주가 급등으로 소위 말하는 자석효과(magnet effect)가 발생하게 된다.

자석효과란 가격이 제한 범위에 근접해 형성될 경우 거래기회 상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매수 주문을 내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상장일 급등한 기업이 다음 거래일에도 상승세로 출발하는 일도 이러한 자석효과 때문에 벌어진다. IPO 시장 호황기에 나타났던 '따상 행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격 변동 커지며 수요예측에도 영향…"보수적 접근 예상"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반응은 호의적인 편이다. 다만 도입 초기에는 수요예측과 청약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동폭이 60~400%로 확대된 만큼 손실을 우려해 수요예측 참여를 주저하는 기관들도 상당수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5월 중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들이 변경된 규정의 '첫 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 범위가 커지며 상장일 매수세가 붙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주관사들도 밸류에이션을 상당히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모 일정을 고려했을 때 증권신고서 제출부터 상장까지는 통상 3~4주가 소요된다. 5월 중순 이후 신고서를 공시한 기업이라면 바뀐 가격제한폭을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곧 신고서 제출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필에너지 등이 있다.

다만 이들 외에도 후보군은 여럿 거론된다. 이미 신고서를 냈더라도 금융감독원이 정정 요구를 한다면 일정이 연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예심 승인을 받은 기업들 대다수가 바뀐 제도에 따라 상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노시뮬레이션, 센서뷰, 에이엘티, 시지트로닉스, 버넥트 등이 해당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제한폭 확대 초기에는 공모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투심 확보에 불리한 적자 상태의 특례상장 기업들은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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