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제룡전기·제룡산업 떠받치는 '부자 경영' 체제②박종태 대표 리더십으로 성장, 박인준 부사장 '경영수업'
정유현 기자공개 2023-05-24 08:24:02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룡전기의 모태는 박인원 회장이 1986년 설립한 경인전선개발이 모태다. 2011년 인적분할을 통해 현재의 제룡전기와 제룡산업으로 기업이 쪼개졌다. 창업주는 제룡전기가 코스닥에 상장한 1997년 이전부터 회사의 경영을 아들인 박종태 대표에게 넘기고 한 때 고문으로 활동하다 현재는 주요 주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부친이 정치권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과정에서 아들인 박 대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안정적으로 2세 승계를 마쳤던 박 대표는 최근 3세에게 경영 바통을 넘겨주기 위한 이른바 경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3세인 박인준 부사장은 부친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해 제룡전기와 제룡산업을 진두지휘하며 본격적인 후계자로서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3월 말 기준 제룡전기의 최대주주는 17.93%의 지분을 보유한 박종태 대표다. 박인원 회장이 9.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녀인 박인준 부사장이 3%, 박진수씨가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6.14%다.
제룡전기의 창업주는 박 회장이지만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시킨 것은 박종태 대표라고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코스닥에 상장한 199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아몰퍼스 주상변압기 개발에 성공했고 국내 최초로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아몰퍼스 변압기를 출시한 덕분에 시장 선도자로서 우뚝 올라섰다.
박 대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경영에서도 감각이 남달랐다. 2011년 대내외 환경 악화에 따라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제룡산업의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존속법인 제룡산업은 중전기 사업을 가져가며 제룡전기로 이름을 바꿨고 신설 법인인 제룡산업이 금속·합성수지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를 짰다. 사업구조의 단순화, 전문화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각각 회사에 경영 관리를 집중해 독자적 발전을 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분할 이듬해인 2012년 박 대표는 제룡전기에 박광식 전 한국전력 광주전력관리처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박 대표는 신설 회사인 제룡산업의 기틀을 잡는데 집중했다. 이후 다시 제룡전기 대표로 복귀했고 현재 제룡전기와 제룡산업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2016년 신흥국에서의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중전기기(전력기기산업) 업계의 업황이 악화되며 제룡전기도 매출이 고꾸라졌다. 박 대표는 이익 구조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활대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매달렸고 2017년 일본 원전과 동일한 수준의 내진 기능을 갖춘 ‘내진형 변압기’ 제품도 출시했다. 2018년부터 내진형 변압기의 양산이 시작됐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이 시기 박 대표의 아들인 박인준 부사장이 회사에 합류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박 부사장은 미국 퍼듀 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거쳐 현재 제룡전기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제룡산업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두 곳 모두 부친과 함께 이사회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제룡산업 보유 주식은 11.9%수준으로 제룡전기보다 보유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박 부사장이 회사에 합류한 이후 박인원 회장이 보유 지분을 증여한 영향이다. 당시 박종태 대표이사와 손자인 박인준 상무에게 각각 자신의 지분 30만4016주와 75만 주를 증여했다.
당시 누나인 박진수씨와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증여를 통해 격차를 크게 벌렸다. 박 부사장이 박 대표에 이어 향후 회사를 이끌 후계자라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박 부사장은 수차례 장내매수를 진행하며 현 지분율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제룡전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 감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북미에서 필요한 변압기 연간 수요를 감당하는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출 규모가 안정화 궤도에 오를 때 까지 당분간은 부자 경영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룡전기의 관계기업이자 비상장사인 우진전기도 박종태 대표이사가 30.3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제룡전기가 9.52%, 제룡산업이 9.52%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