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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미분양 리스크]'조용한' 포스코·롯데·HDC, 판매전략 수립 '걱정이네'늘어난 미분양 물량에 '노심초사', 신규 분양 '잠잠'

신준혁 기자공개 2023-05-19 10:03:48

[편집자주]

수년째 완판을 기록했던 건설사들은 이제 청약 미달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초라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 들고 영업전략을 새로 짜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미분양 물량이 장기간 쌓일 경우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공산이 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분양 실태를 점검하고 건설사들의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공능력평가 10위대 건설사 중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시장에서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당초 미분양 주택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은 영향으로 무난한 청약 스코어를 달성했다.

남은 관건은 일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낼 수 있는지 여부다. 계약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단기간 미분양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붙는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을 위해 개발부지를 다수 사들인 탓에 미분양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0대 브랜드 파워도 휘청, 악성 지역 벗어나 '안도'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3분기부터 9개 단지를 분양했다. 그동안 적지 않는 물량을 완판시켰지만 '더샵 달서센트엘로'와 '더샵 광양라크포엠', '더샵 아르테'는 모집건수보다 적은 청약 접수를 받으며 미분양을 기록했다.

'더샵 광양라크포엠'과 '더샵 아르테'는 모집건수보다 100~200건 부족한 청약 결과를 냈다. 미분양 발원지인 대구에서 분양한 '더샵 달서센트엘로'는 총 270가구 모집에 24건만 접수되면서 판매전략이 요원한 상황이다. 다만 '더샵 광양라크포엠'은 시행사에서 분양가 등을 이유로 분양 일정을 철회했다. 시행사는 적절한 분양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단독 시공한 9개 단지 중 1개 단지에서 미분양을 기록했다. 분양 단지가 천안과 창원, 원주 등 지방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결과다.

미분양이 발생한 '천안 롯데캐슬 더 두정'은 544가구 모집에 339건의 청약을 받아 2순위에도 분양을 마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화정동 사고수습에 전념한 탓에 하반기 들어 첫 분양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수원 아이파크 시티 10단지'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10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경산 2차 아이파크'와 '음성 아이파크'에서 대규모 미달을 기록하며 리스크 대응에 실패했다. 2순위 청약에서 각각 500여가구를 분양하지 못해 후순위 판매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들이 미분양 주택비율이 높은 대구와 경북 등을 벗어난 건 긍정적인 시그널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대구 '더샵 달서센트엘로'를 제외하면 미분양 주택은 인천과 천안, 광양 등 전국에 걸쳐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한동안 침체됐던 청약 스코어는 올해 들어서야 개선세를 나타냈다. 롯데건설은 올해 분양한 3개 단지에서 모두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371가구 모집에 2963건의 접수를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가 높지 않고 악성 지역을 벗어난 건설사는 동호수 지정권과 발코니 무상확장, 옵션 일부 무상제공, 계약금 하향 등 조건을 내걸 경우 단기간에 물량을 소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샵 아르테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부메랑 된 단독시공·자체사업…하반기 청약 스코어 주목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지를 매입하고 시행과 시공, 분양 등 모든 과정에서 수익을 얻어야 하는 자체사업이 많은 만큼 미분양 리스크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자체사업은 분양 후 대규모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만큼 청약 결과에 따라 사업 명운이 좌우된다. 단순 시공계약을 맺는 신탁과 도시정비사업 등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높은 대신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HDC현대사업개발은 서울 노원구 광운대와 공릉 역세권 개발부지 등 1조3699억원의 재고자산을 쌓았다. 1조8870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한 대우건설을 제외하면 10대 건설사 중 상위권에 속한다. 통상 건설사의 재고자산 용지는 사업화가 진행되지 못한 사업지를 말한다.

롯데건설은 단독 시공사로 참여한 사업지가 다수를 차지해 리스크 분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중랑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을 제외하면 모든 사업을 단독으로 시공했다.

이들 건설사는 하반기 적지 않은 단지를 분양하는 만큼 긴장감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10건과 16건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시는 김해와 청주 오창읍, 익산, 전주 등에서 총 10개 단지를 분양한다. 둔촌현대1차아파트와 부산 윤산마을 등 리모델링과 지역주택조합, 도시정비사업이 다수를 차지한다. 1146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더샵 신문그리니티'는 김해 신문1지구를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DMC 가재울 아이파크', '군산호수공원 2차 아이파크', '춘천 삼천동 아이파크' 등을 분양한다. 조합원 물량을 포함한 분양단지는 16개다.

롯데건설은 6월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와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분양할 예정이다. 하반기 분양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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