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화장품사 리오프닝 점검]클리오, 채널별 '맞춤형 판매전략' 시장 지배력 강화로드숍 전면 철수 팬데믹 극복, 2023년 경영 키워드 ‘고객경험·디지털·글로벌’
김규희 기자공개 2023-05-22 07:50:35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시장은 2010년대 한류열풍에 힘입어 화려한 황금기를 보내다 중국의 경제보복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랜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중소형 화장품사들은 원브랜드숍 한파까지 겹쳐 더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어 다시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자 보릿고개를 견뎌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재도약 채비에 나서고 있다. 팬데믹 해제와 리오프닝을 맞이한 중소형 화장품 성장 전략과 재무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클리오는 코로나19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화장품사로 꼽힌다. 코로나 확산으로 화장품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 매출 부진을 피하지 못했지만 이듬해 바로 반등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배경에는 유통채널 특성에 따른 클리오만의 맞춤형 전략이 있었다. 화장품 시장이 멀티브랜드숍(MBS) 중심으로 재편되자 과감하게 오프라인매장 철수를 결정하고 헬스&뷰티(H&B) 채널에 집중했다. 아울러 온라인 채널과 버티컬 플랫폼 진출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클리오는 견고한 오프라인 채널 매출을 기반으로 국내외 디지털 채널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지속 성장 가능한 수익구조를 확립하고 해외 해외 현지 로컬라이징(Localizing)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 코로나19 위기 ‘생존 전략’ 오프라인 매장 전면 철수
1997년 설립된 클리오는 대표 브랜드이자 로드숍 브랜드 클리오의 인기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매출을 일으켜왔지만 화장품 유통 환경이 로드숍에서 MBS로 재편된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8년 말 130개 이상의 브랜드숍을 운영하던 클리오는 오프라인 업황이 악화되자 수익성 부진에 직면했다. 전년 193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1874억원으로 3.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플러스(+) 109억원에서 마이너스(-) 1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자 클리오는 생존을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매장 축소 방침을 세웠다. 수익성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 ‘클럽클리오’ 개수를 빠르게 줄여나갔다. 2018년 말 130여개였던 매장은 2020년 말 40여개로, 2021년 말 10여개로 각각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엔 오프라인 매장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비용절감에 들어간 클리오는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전년대비 33.62% 증가한 250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듬해 코로나 확산에 따른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182억원, 6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 12.86%, 66.67% 감소했다.
◇ 선제적 ‘디지털 전환’ 주효, 온라인채널 중심 유통구조 재편
2021년 전년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국내 화장품사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이어갔지만 클리오는 달랐다. 전년대비 6.65% 오른 23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V자‘ 반등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무려 139억원을 기록, 124.1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일찌감치 준비해온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전략이 빛을 봤다는 분석이다. 클리오는 2018년 오프라인 매장 축소를 결정하는 동시에 선제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자체 플랫폼인 ‘클럽클리오 온라인’을 육성하고 주요 이커머스 입점 및 롯데·현대 등 주요 홈쇼핑 방송 확대 등 온라인 채널 강화에 집중했다.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도 가다듬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던 클럽클리오영업팀을 해체하는 대신 디지털사업팀을 확대하고 디지털전략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뉴비즈사업부를 별도로 만들어 홈쇼핑 채널을 관리하는 전담 부서를 설치했다. 지금은 뉴비즈사업부가 없어졌지만 홈쇼핑 채널을 주요 유통채널 중 하나로 관리하고 있다.
전략 변화는 곧바로 매출에 반영됐다. 로드숍 축소 영향으로 국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2019년 19.7% 수준에서 2020년 12.32%, 2021년 3.47%, 2022년 2.7%로 축소됐다. 반면 온라인 채널 비중은 2019년 23.97%에서 2020년 32.1%, 2021년 36.83%, 2022년 33.03%로 점차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33.08%에 달했다.
MBS 비중도 늘어났다. CJ올리브영 등 MBS를 찾는 10·20대 고객이 늘어나자 소비층이 겹치는 클리오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H&B 채널 비중은 2019년 27.49%에서 2022년 29.25%, 올 1분기 32.8%로 상승했다.
클리오는 엔데믹 시대에 접어든 만큼 H&B 등 견고한 내수 오프라인 채널 매출을 기반으로 맞춤형 버티컬 플랫폼과 퀵 커머스 등 디지털 채널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 해외 ‘로컬라이징 전략’ 강화, 글로벌 대도약 원년 만든다
글로벌은 고객경험, 디지털과 함께 클리오가 내건 2023년 경영 키워드 중 하나다. 디지털 채널 육성을 통해 국내 매출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해외 로컬라이징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타깃으로 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준비해 중국, 일본, 미국뿐 아니라 올해는 동남아, 유럽, 중동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매출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일본은 하반기 성장 전환을 목표로 채널별 신규 제품을 런칭하고 일본 유통 채널 확장에 주력한다. 미국은 타깃, 월마트 등 온라인 채널 확장과 브랜드 라인업 확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유럽, 중동 등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클리오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화장품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혁신 DNA’를 기반으로 디지털 유통채널을 강화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왔다”며 “향후 각 채널별로 맞춤형 콘텐츠 전략을 실행해 글로벌 브랜드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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