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지배구조 안정화 기반에서 영업전략 갈렸다②하나은행 '치밀한 전략' 연초부터 공격적 영업…국민·신한·우리 어수선한 1분기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23 08:23:02
[편집자주]
은행 판도가 변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과 운용 전략이 변화를 맞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요인도 다양해졌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성 이슈도 주요 변수다. 최근 몇년 대동소이하던 경영전략도 각 은행별로 차이가 커졌다. 자산성장 전략과 속도는 제각각이고 큰 변동 없던 은행간 순이익 순위도 이전과 달라졌다. 더벨은 올 상반기 펼쳐지고 있는 은행 판도 변화가 일시적 현상인지, 하반기에도 지속될 이슈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6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은행간 경영전략과 경영성과에서 큰 차이가 벌어진 배경에는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회장(CEO)과 은행장(CEO) 교체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을 맞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다소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말 회장 교체 이슈가 있다.하나은행은 예외다.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 2년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중심의 안정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함 회장은 지난해 말 은행장 등 주요 CEO들을 교체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영업의 신’ 함 회장이 최선두에서 그립력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면서 하나은행은 목표대로 착실하게 경영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회장·은행장 동시교체 ‘신한·우리’…지배구조 대변혁 예고된 ‘KB국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지배구조 과년 이슈로 어수선한 상황을 겪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전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이 용퇴하고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불거져 나왔다.

금융지주사 회장 선임 뒤엔 은행장 선임 절차로 한동안 혼란이 야기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선임된 한용구 전 행장이 올해 2월 갑자기 중도 사퇴하고 정상혁 은행장으로 교체되는 상황이 있었다.
우리은행도 금융지주사 회장 교체와 은행장 신규 선임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야기됐고 안팎의 이목도 집중돼 조직 전체가 경영활동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임 회장 취임 뒤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새로운 은행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오는 5월 26일 새로운 은행장이 확정되면 6월 한달 인수위원회를 거친 뒤 6월 말경 새로운 은행장 취임이 전망된다.
KB국민은행도 지배구조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경쟁사 회장들이 줄줄이 용퇴를 선언한 뒤 금융권 우장 교체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처럼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교체를 거치면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경영전략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 및 확정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업계획 확정도 늦어졌다.
국민은행도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연초 공격적으로 대출자산 확대와 비이자상품 판매 등 드라이브를 걸며 공격적 영업을 펼쳐왔던 예년과는 다르게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세 곳 은행 모두 지배구조 교체기 발생할 수 있는 CEO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에 기존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특히 정부와 금융 당국에서 강조한 금융의 공공성 및 상생금융 실천을 위해 공격적 영업을 지양하고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거나 정부 보조에 맞춘 이벤트성 금융지원 프로젝트를 많이 실행했다.
이러한 국민·신한·우리 등 3개 은행의 보수적 경영전략은 1분기 경영성과에 그대로 드러난다. 세 곳 모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높여 조달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대출금리 인상은 자제했다. 그 결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세는 둔화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말 대비 올 1분기 말 기준 NIM 개선세는 하나은행이 1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 말 1.50%에서 올 1분기 말 1.68%로 NIM이 018%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0.16% 포인트, 국민은행 0.13% 포인트, 신한은행 0.08% 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함영주 호' 출범 뒤 영업력 더 강화된 하나
하나은행은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 지배구조 이슈를 겪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오히려 지난해 말 주요 자회사 CEO를 교체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해 경영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함 회장은 지난해 말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을 대신해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전격 발탁했다. 옛 외환은행 출신인 이 행장 발탁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옛 서울은행 출신으로 통합 하나은행 초대 행장을 지낸 함 회장의 '통합 완성' 의지가 담겼다.
더불어 이 행장이 그룹 내 최고 재무통이라는 점에서 함 회장과 시너지를 고려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금융 내 ‘영업의 신’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함 회장과 재무통 이 행장간 경영 시너지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올해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요소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 함 회장 친정체제 구축 뒤 하나은행은 영업전략을 대폭 개선했다. 하나은행은 지역 영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 충청 외에 중앙·영남·호남영업그룹을 신설했다. 본점도 기관영업 확장을 위해 기관사업본부와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각각 기관영업그룹과 금융기관영업부로 격상했다.
더불어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방식도 바꿨다. 수익성 증대와 체계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대출자산도 급속도로 늘고 NIM 상승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본부 부서장과 지점장 등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현재 하나은행 지점장 가운데 1980년생도 있다. 본부부서 주요 부서장들은 1975년생들이 주축이다. 경쟁사들이 1972년생들이 주축인 점을 감안하며 파격 인사란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지배구조 이슈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만큼 경영전략을 일찍부터 촘촘하게 수립해 연초 전행적으로 속도감을 높이며 영업활동을 확대했다”며 “은행원 생활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보낸 함 회장은 영업활동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호타이어, 저금리 조달로 고금리 빚부터 갚는다
- [GM·르노·KGM 생존기]한국GM, 최대성과에도 못 웃었다
- [GM·르노·KGM 생존기]돌파구는 '수출', 전략은 '3인 3색'
- [감액배당 리포트]OCI홀딩스, 비상장사 내놓고 OCI 지분 14% 돌려받다
- [GM·르노·KGM 생존기]수입차에도 밀린 3사, 입지 좁아지는 내수시장
- [GM·르노·KGM 생존기]중견 3사의 저력, 2년 연속 '70만대 벽' 넘어섰다
- [감액배당 리포트]'실적 부진' KCC글라스, 자본준비금으로 배당재원 확대
- [감액배당 리포트]HS효성, 분리독립 첫해 배당재원 3000억 장전
- [감액배당 리포트]'세금없는' 배당, 제도 바뀌기전 자금회수 '러시'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그룹 중견해운사 버팀목 '대한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