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포스트, 랩지노믹스, 오스템임플란트 그리고 한미약품. 최근 1년간 최대주주 혹은 오너가 사모투자운용사(PE)에 지분을 매각한 기업들이다. 경영에서 그만 손을 떼기 위한 엑시트이기도 하고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한 파트너십이기도 하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분승계에 대한 부담이라는 본질은 겹친다.창업세대를 지나 2·3세대로의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전통제약사, 이제 막 다음 스텝을 고민하기 시작한 1세대 바이오 벤처들은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자산·매출·시가총액 등 외형확장에 따른 승계 재원 부담이다.
특히 전통제약사의 경우 아무리 중소형사라고 할지라도 지분승계를 위한 세금만 수백억원이 필요하다. 고작 영업이익률 10% 내외에 불과한 기업의 오너가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액수다.
배당, 급여를 가지고 재원마련을 논하기엔 터무니 없다. 이 때문에 지분승계 문제를 풀어낼 전략조차 만들지 못한 곳들이 상당하다. 그나마 대비를 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초치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결국 두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지분승계를 포기하거나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방법. 회사를 지키기 위해선 후자를 택하는 건 불가피 하다. 최근 PE들에 지분을 매각한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되면 지배구조 측면에서 큰 변화가 생긴다.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외부세력이 개입한다. 특히 그 외부세력이 '셈'에 빠른 이들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제약바이오 업계에 금융의 의미가 VC 중심의 '시딩(seeding)'이었다면 이제는 PE의 개입으로 '경영의 주체'로 바뀌는 셈이다.
인풋과 아웃풋이 정확하게 비례하기 어려운 제약바이오 경영에 금융이 개입하면 어떻게 될까. 우려도, 기대도 있다. 신약 및 기술개발을 위해선 인내가 필요하다. 그간 이 시장에서 오너십이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이러한 업의 특성 때문이다. 성공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에 장기간 투자할 '뚝심'은 오너 아니면 해내기 어려운 지점이다.
그래서 금융의 개입으로 신약, 혁신보다는 당장 '돈 버는 사업'에만 몰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반면 업계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는 시발점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보다 진화된 경영역량으로 한단계 도약할 계기란 얘기다.
시장의 평가가 어떻든 제약바이오 오너들이 지분승계 고차방정식을 풀어내기 위해 지배구조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건 고무적으로 볼 만 하다. 보수적이고도 폐쇄적인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 나갈 전환점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와 금융의 콜라보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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