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건강보험]삼성생명은 왜 건강보험 3위목표 강조했을까③생명보험 1위 지위도 위협…삼성화재 등 생손보 공동 영역 경쟁 도전장
서은내 기자공개 2023-05-30 08:12:57
[편집자주]
건강보험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생손보업계를 넘나들며 치열한 점유율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새 회계제도 도입과 함께 건강보험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도 건강보험을 비롯한 장기인보험이 큰 역할을 했다. 더벨은 격전지가 된 건강보험 시장의 주요 이슈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에 각을 세우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공개적으로 생손보를 통틀어 건강보험 시장 상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업권의 경계를 허물고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현재 건강보험 시장 점유율 상위권에는 손해보험사들이 랭크돼 있다. 1위는 삼성화재다. 삼성생명은 올초 점유율 순위를 4위권으로 파악했다.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삼성화재와의 접전 역시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 부채 대비 CSM비율, 대형보험사 중 4위
올해 초 삼성생명은 "보험본업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생손보를 통틀어 건강보험 시장에서 탑 3 목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지급여력 우위,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생명이 특정 목표치까지 언급하며 강한 영업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생명보험은 물론 보험업권 부동의 1위 지위를 지닌 곳이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이 내세운 목표가 보험업권 3위다.
업계에서는 현재 사망 종신 위주였던 생명보험 업황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종신 위주의 보험 상품들의 매력도가 점차 크게 낮아지면서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보장성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누적된 고금리확정형 계약의 규모도 크다보니 이 역시 구조적인 과제로 지속되고있다.
삼성생명은 이런 업권의 위기상황을 그대로 직면해있다. 국내 보험 업계에서 1인자의 지위를 인정받아왔으나 최근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제도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여러 측면에서 자리를 위협받는 모습이다.
특히 큰 외형만큼이나 과거 판매된 고금리 저축성보험 계약들의 양이 상당하다보니 이같은 보험계약부채들이 재무구조에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역마진으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보유계약들의 마진율,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보험계약부채 대비 CSM(보험계약마진) 비율을 봐도 상위권 생보사들 가운데 삼성생명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외형에 비해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보험계약부채 대비 CSM비율은 약 5.9%를 기록했다. 보험계약부채가 185조원, CSM이 11조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시기 한화생명이 11.1%, 교보생명이 6.1%, 신한라이프가 15.9%를 기록했다.
◇ 손보 우위 시장, 재탈환 가능할까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게 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 규모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6조9810억원이며 그 중 연금저축 상품이 2조439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사망보장 상품이 1조8480억원, 건강보장 상품이 1조3810억원을 기록했다.
건강보장 상품이 수입보험료로 보면 비중은 연금저축, 사망보장 다음 순서이지만 이익창출력을 볼 수 있는 CSM 지표로 산출해보면 건강보험이 CS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팔았을 때 이익이 되는 마진이 좋은 상품이라는 뜻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부문은 CSM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상품 부문을 사망보장, 건강보장, 연금·저축 이렇게 세 부문으로 나누고 있다. 건강보험이 CSM에서 비중이 가장 높고, 사망보장이 36.6%, 연금·저축이 나머지 14.3%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1분기 건강보장 상품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250억원을 기록했다. 연납화보험료는 보험료를 1년을 기준으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개념이며 신계약 APE는 고객의 첫회 보험료를 연납으로 환산한 액수를 뜻한다. 사망보장 상품의 APE는 3860억원, 연금저축은 254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CFO 김선 삼성생명 부사장은 지난 IR에서 "국내에서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구간에 돌입하기까지는 2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있으며 그 기간동안 커질수밖에 없는 시장 중 하나로 건강보험 시장을 주목했다"라고 말했다.
김선 부사장은 "건강보험 시장에서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연간 3조원 CSM 추가 목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보험 본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각종 서비스 영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삼성생명 같은 생보사보다 손보사들의 상품이 더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손보사 상품이 더 보험료가 싸고 보장 등의 설계가 잘 돼있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인보험의 경우 손보업권이 생보에 비해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하며 그런만큼 적용 가능한 통계 데이터들이 많기 때문에 상품을 개발할 때 요율 책정에 따른 가격 경쟁력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대세인 이 시장에서 그나마 삼성생명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과거 건강보험 상품은 삼성생명 등 주로 생보사들이 취급했던 영역이며 삼성생명이 이 시장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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