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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유니트론텍, 외형 확장 M&A의 명과 암②반도체 유통 '오스코' 매출 기여 톡톡, 2차전지 장비 '지피아이' 영업권 전액 손상

신상윤 기자공개 2023-06-01 08:17:45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코스닥시장 우량기업부에 지정한 '유니트론텍'은 꾸준하게 사세를 확대했다. 글로벌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의 한국 내 총판 역할을 하면서 흑자 경영도 이어왔다. 사세 확대에는 시기 적절한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에 인수한 2차전지 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지피아이'는 유통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꿔줄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다만 유니트론텍의 일련의 투자 활동이 긍정적인 측면만 보이진 않아 고민도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 유니트론텍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271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6% 개선된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니트론텍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품을 유통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대만의 디스플레이 패널 전문기업 'AUO' 등에서 상품을 수입해 국내외 기업에 판매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니트론텍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6% 내외로 비교적 높진 않다. 다만 유니트론텍이 오랜 기간 구축한 네트워크 등으로 꾸준하게 사세는 확대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니트록텍은 연결 기준 매출액 5250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봐도 매출액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해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등의 반사이익으로 유니트론텍은 수혜를 누렸다.

대외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유니트론텍이 적기에 시행한 M&A 전략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국내 총판 역할을 했던 유니트론텍은 2018년 4월 글로벌 기업 '퀄컴' 상품을 한국에서 유통하는 '오스코'를 인수했다.

현재 유니트론텍은 오스코 지분율 56.58%를 가진 최대주주다. 올해 1분기 211억원 상당의 매출액을 올린 오스코는 연간으로는 1000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며 유니트론텍 사세 확대에 기여했다.

2020년 4월에는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지피아이'를 인수했다. 유니트론텍은 구주와 신주 등을 인수해 지배력을 확복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상품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2차전지 장비 관련 제조 역량 확보와 더불어 사업 다각화의 기반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일련의 M&A가 밝은 면만 있진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지피아이다. 지피아이는 2차전지 제조공정에서 가스 불순물을 빼내는 '디가싱(Degassing)' 장비에 특화된 기업이다.

문제는 인수 후 경영난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9년부터 영업손실이 누적된 가운데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78억원에 그쳤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43% 가까이 줄었다. 누적된 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졌던 지피아이는 자금난까지 겹치며 최근까지 외부에 손을 빌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지피아이는 유니트론텍 대여금 등에 의존했다. 올해 4월에는 외부에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된 자금은 늘어난 수주 물량 대응에 쓰이고 있다.

지피아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55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7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유니트론텍은 올해 지피아이가 매출액 약 550억원 달성과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니트론텍은 향후 지피아이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면 기업공개(IPO) 등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쉬운 측면은 재무적으로 63억원 규모의 영업권 인식 부분을 경영난을 겪던 지난 2년간 전량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유니트론텍은 지피아이 지분율이 57.46%가 유지되는 가운데 최근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잠재적으로 최대주주 지위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부턴 중단영업으로 분류된 지피아이는 연결 손익지표에선 빠진채 지분법으로 별도 손익지표에만 반영될 예정이다.

2차전지 장비 사업과 더불어 유니트론텍이 기대를 거는 부분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력 확보다. 주요 유통 상품들이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인 만큼 유니트론텍은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자율주행 관련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국책 연구과제를 수주해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연구개발(R&D)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엔 2018년 투자한 자율주행 기술개발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Thor Drive)'도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냐는 미지수다. 투자기업 토르 드라이브도 초기에 12%가 넘었던 지분율이 최근 8%대까지 낮아지면서 사실상 단순 투자자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다.

유니트론텍 관계자는 "경제 전망이나 금리 및 환율, 원자재 등 대외적인 요소들로 전체적인 경영 계획은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지피아이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으로 당초 인수 당시보단 일부 지연됐지만 예상했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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