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Founder Profile/클래스팅]'교편 잡던' 조현구, AI 기술로 공교육 선진화 이끈다교육 현장서 패인 포인트 캐치, 학습 솔루션에 AI 접목

양용비 기자공개 2023-06-02 07:12:11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 파운더에게 '창업 아이템'은 경험의 산물이다. 산업 현장에서 패인 포인트를 찾아내고 여기에 기술적인 요소를 결합해 혁신을 이끌어 낸다. 패인 포인트는 직접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며 경험했기 때문에 포착이 가능했다.

에듀테크 기업 클래스팅의 창업자 조현구 대표(사진)도 마찬가지다. 국내 스타트업씬에선 드물게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교육 현장에서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구상한 에듀테크 기술이 공교육 선진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그가 2012년 창업한 클래스팅은 에듀테크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벤처캐피탈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친동생 손태장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탈 미슬토를 비롯해 삼성벤처투자, 에스투엘파트너스, 스틱벤처스 등이 투자사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만 300억원 수준이다.

◇창업 스토리 : 교사에서 창업가로, 공교육 선진화 선도

대구교육대학교와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각각 컴퓨터교육 학사와 석사를 지낸 그는 공교육의 최전선에 있었다. 2009년부터 4년간 인천 동방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그는 교사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효율적인 학생 관리가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교사로 일하면서 공교육으로는 학생들의 완전학습을 이뤄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완전학습이란 학급의 학생 95% 이상이 90% 학습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은 만큼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까닭이다.

그는 “교사들은 학교·학생 관리 등 부가 업무가 많아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이런 교사들의 어려움을 기술적으로 풀어낸 솔루션을 만들어 공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클래스팅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9년부터 4년간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자마자 클래스팅을 사업을 본격화했다. 창업 초기 아이템은 학교와 학부모·학생을 연결하는 교육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였다. 웹 기반 소셜 네트워크 교실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교육 현장을 만들고자 했다. 컴퓨터공학 석박사 출신의 창업자 4명을 모아 사업도 고도화했다.

초기 비즈니스 모델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광고 수익 창출이었다. 다만 당시 에듀테크 솔루션에 요금을 지불하겠다는 공교육 기관이 없었다. 입소문을 통해 교사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지만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학교에서 에듀테크 솔루션 구매에 사용할 예산이 없어 자녀의 학교 생활을 알고자하는 학부모에게 광고를 한 게 첫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며 “그만큼 창업 초기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포인트 : 에듀테크에 AI 접목

클래스팅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건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솔루션에 AI를 접목하면서 부터다. 그 핵심이 2015년 시작한 러닝카드 프로젝트다. 현재는 클래스팅 AI가 된 프로젝트다.

러닝카드 프로젝트에는 클래스팅이 트랜스포머 신경망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CLST 지식 추적 엔진을 탑재했다. 학생 개인의 데이터와 성취도,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학습 솔루션이다.

러닝카드는 솔루션이 공개되지마자 유수의 교육 콘텐츠 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보단 기존 교육 기업과 제휴를 맺는 전략을 택해 천재교육, 천재교과서, 비상교육, 미래엔 등 교육 기업과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학습 관리 시스템(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고도화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SNS와 LMS의 장점을 결합한 ‘온라인 클래스’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 전국 학교에 무료로 배포했다. 공교육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첫 시도다. 해당 솔루션은 850만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LMS에 챗GPT 기반 AI 보조교사 '젤로'를 추가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젤로는 교육이나 학습 관련 정보에 대응하기 쉽도록 만들어진 교육자 전용 질의응답 챗봇이다. 젤로를 활용해 문항자동생성, AI 코딩 교육, 영어 스피킹 교육 등으로 확장이 되고 있다.

◇영감을 받는 인물 : 손태장 미슬토 회장과 일론 머스크

그는 영감을 받는 인물로 손태장 미슬토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꼽았다. 손 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친동생으로 싱가포르에서 벤처캐피탈인 미슬토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베팅한 한국 기업이 바로 클래스팅이다.

손 회장은 재일교포 3세로 도쿄대에 재학 중에 손정의 회장이 구상하던 야후재팬 설립에 참여했다. 1998년 소프트뱅크 내에서 게임사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 창업을 주도했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로 2조원대 부호로 성장한 이후 2013년 싱가포르에서 벤처캐피탈인 미슬토를 창업했다.

조 대표는 “연쇄창업가인 손 회장은 세상에 임팩트를 주는 스타트업에만 투자하고 있다”며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세상에 임팩트를 주는 일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에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일론 머스크의 천부적인 창업가 DNA가 닮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보유한 재능으로 사회를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면에 영감을 받고 있다. 단순한 사업가를 넘어 특정 분야에 혁신을 이끄는 창업가 정신에 매료됐다.

그는 “일대다 방식의 공교육 문제점을 해결한 창업가는 아직 없다”면서 “교육 현장에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가 와닿는 프로덕트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면서 공교육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민 : 10년 만에 열린 시장, 성과 극대화 고심

그는 2012년 클래스팅을 설립한 이후 10년 만에 공교육에 SaaS 비즈니스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0년 동안 꾸준히 솔루션 개발에 매진해 왔지만 시장 상황과 맞지 않아 성장이 늦었던 점이 아쉽다고 했다.

현재 공교육에서도 에듀테크 기업의 SaaS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관련 예산도 늘어났고 교육 분야에서 개인별 맞춤 학습을 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 대표는 “클래스팅의 비즈니스 모델은 학교나 교육청 등 공교육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힘들어진다”며 “최근 공교육에서 SaaS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인 만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 : AI 기반 LMS 확대 본격화

클래스팅은 국내 초중고 등 공교육에 AI 기반의 LMS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기업들이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에 발 맞춰 기업 교육용 AI LMS 적용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네옴시티 등 글로벌 스마트시티에도 클래스팅 솔루션 적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최근 부산의 초중고 12만명 학생이 클래스팅 AI 라이선스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부산 외에도 타시도 교육청에서 공교육 전과목 학생 개별 맞춤이 가능한 클래스팅 AI 라인선스에 대한 구매 문의가 오고 있어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산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래스팅이 마지막으로 투자를 유치한 때는 2021년 초 시리즈C 투자라운드에서다. 당시 유수의 벤처캐피탈 자본으로부터 160억원을 조달했다. 클래스팅은 올해 국내 교육 SaaS 기업으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과 동남아 진출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시리즈D 자금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