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코인거래소 "은행 계좌 능사 아냐"…활로 찾는다 저조한 매출에 버티기 무리…신사업 추진 통해 새 먹거리 발굴
노윤주 기자공개 2023-06-08 14:46:0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11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거래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코인마켓사업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2021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후 은행과 계약을 체결해 원화거래를 재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은행계좌 취득이 만능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서 신사업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다.특금법 시행 후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코인마켓사업자들은 일명 '버티기'를 해왔다. 원화거래가 가능한 시기 벌어둔 자금으로 운영비용을 충당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버티기 전략을 계속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은 타 기업과의 대체불가토큰(NFT) 협업, AI 도입, 블록체인 컨설팅 등 다방면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중소형 코인거래소, 원화거래 막히자 매출 급감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 중 은행과 실명인증 계좌 제공 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만 원화거래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원화 없이 코인간 거래만 지원한다.
원화거래 중단, 크립토윈터 등 여파로 지난해 코인마켓거래소들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거래소 '포블' 운영사인 포블게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6억3695만원이다. 영업손실은 52억원, 당기순손실은 58억원을 기록했다.

포블게이트는 2019년 설립 후 같은해 바로 흑자를 냈다. 2020년에는 매출 77억원과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그 다음해 9월 특금법이 시행되면서 매출이 줄고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 포블게이트 매출은 37억원, 영업적자는 28억원이다.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는 2021년 60억원의 매출, 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설립 이후 처음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2년 피어테크 매출은 31억원으로 영업적자는 4억4766만원, 당기순손실은 242억원이다.
중소 거래소 중 가장 큰 규모였던 후오비코리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감사보고서에 따른 후오비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1억6853만원, 영업적자는 87억원이다. 2021년 222억원의 매출과 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원화거래 중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은행 계약에만 매몰되지 않겠다…사업 다각화 추진
코인마켓거래소는 그간 은행과의 계약에 집중했었다. 원화거래가 가능해질 경우 매출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설득이 불투명해지고 매출도 보장할 수 없는 환경이 돼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
가장 큰 계기는 고팍스였다. 고팍스는 특금법 시행 당시에는 은행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지만 이듬해 2월 전북은행과 실명인증 제휴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래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코인마켓거래소와 제휴를 긍적적으로 고민하던 지방은행 입장도 달라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도 신규가입자, 예치금 등이 늘어야 윈윈할 수 있다"며 "거래량에 변화가 없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거래소와 제휴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계좌를 받는 것은 필수 사항 중 하나로 생각하고 계속 설득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기조가 바뀐 것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원화거래만 시작하면 막힌 사업이 뚫린다는 생각으로 은행 설득에만 집중했다"며 "최근에는 원화거래만이 능사는 아니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대비책으로 만들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유형은 다양하다. 포블의 경우 비블록체인 기업에게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NFT 마켓플레이스 메타퀘이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디지털아트를 함께 선보이기로 했다. 엔스트림웍스와는 토큰증권(ST) 상품을 개발하고 웹3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발굴할 예정이다.
B2C 대상 거래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B2B 사업으로 방향을 트는 곳이 대부분이다. 쌓아온 블록체인 사업 노하우를 익숙한 분야에서 펼쳐보겠다는 목표다. 반대 경우도 있다. 지닥은 그간 기업 고객 가상자산 매매와 관리를 돕는 서비스를 주업으로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앱, 디파이 기능 등을 출시하면서 앞으로는 개인투자자 모객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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