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그룹은 지금]수술대 올린 지배구조, '반도체·바이오·신사업' 개편①코미코 산하 미코세라믹스 편입, 지주사에 쌓일 1000억대 현금…후공정·전고체 투자 물망
신상윤 기자공개 2023-06-14 08:22:21
[편집자주]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시작으로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미코그룹이 지배구조를 다시 수술대에 올린다. 올해 창립 27주년을 맞아 반도체, 바이오 그리고 신규 사업군으로 영역을 구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다. 새로운 지배구조를 통해 창업자 전선규 회장이 그리는 미코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성과 재무전략 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4월 말 미코그룹의 사업형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코'는 '중견기업 성장촉진·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 요건을 충족해 중견기업으로 등록됐다. 창립 27주년을 맞은 미코그룹은 창업자 전선규 회장이 사업화에 성공한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모태로 세라믹 소재와 바이오, 전고체, 연료전지 등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사업다각화에 힘을 싣는 미코그룹이지만 고민이 없진 않다. 연초 미코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지적으로 환기종목 꼬리표가 붙었으며,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크로스보더 딜은 사실상 실패해 원금 회수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미코그룹은 내달 초 지배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반도체, 바이오 그리고 신규 사업군으로 영역을 개편하는 작업이다.
◇반도체·세라믹 '코미코' 아래로, 바이오·신사업 '미코' 밑으로
코스닥 상장사 미코와 코미코는 다음달 3일 계열사 '미코세라믹스' 주식을 사고팔 계획이다. 미코가 가진 미코세라믹스 주식 260만5639주(47.84%)를 코미코가 인수한다.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부품 전문기업 '미코세라믹스'는 증착 및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세라믹 히터(Heater)와 ESC 등을 생산한다.
2020년 2월 미코의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부품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된 미코세라믹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그해 11월 삼성전자로부터 217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미코그룹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할 코미코를 거점으로 미코세라믹스 등과 함께 반도체 사업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와 맞물려 미코는 주식 양도금의 일부를 코미코의 첨단소재 사업과 코미코가 가진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으로 상계할 예정이다. 코미코 첨단소재 사업은 태양광 셀 제조 설비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부문에선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만큼 미코로 사업을 이관해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미코가 인수하면서 바이오 부문도 교통 정리가 될 예정이다. 미코그룹은 바이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코가 가진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은 24.43% 수준이지만, 전선규 회장이 최근 미코바이오메드 경영진에 합류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한 진단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에 4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 투자와 맞물려 임상 관련 기업 'Target Health, LLC' 등도 인수했다. 여기에 레이저 분광 기술로 피부암 등을 조기에 진단하는 '스페클립스'로 바이오 부문 투자 포트폴리오다.
그 외 미코는 연료전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미코파워'와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지배력을 확보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미코세라믹스 거래 금액만 1325억, 지주사 '미코' 유동성 급증
미코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사업형 지주사 역할을 하던 미코가 지배했던 미코세라믹스를 코미코 아래로 옮기는 것이다. 미코세라믹스 주식 양수도 금액은 1325억원으로 책정됐다. 미코세라믹스는 지난해 매출액 1218억원, 영업이익 2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333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9.4%, 영업이익은 49.4% 증가했다.
성장세가 이어지는 미코세라믹스의 주식 양수도 금액은 2028년 말까지의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산출했다. 거래 대금은 코미코 첨단소재 사업과 코미코가 가진 미코바이오메드 주식, 현금 등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코미코 첨단소재 사업은 90억원으로 평가됐다.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은 26억원 규모다. 나머지는 코미코가 가진 현금으로 이달 15일까지 나눠 지급할 예정이다.
미코그룹은 그동안 물적분할 방식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으로 성장한 미코그룹은 해당 사업을 '코미코'로 물적분할해 코스닥 상장까지 이뤄냈다. 이번에 거래 대상이 된 미코세라믹스도 미코에서 물적분할된 법인이다. 미코 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부문은 2021년 '미코파워'로 물적분할하는 등의 방식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성장한 기업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음 미코의 신규 사업 육성을 위한 비용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미코가 교환사채(EB)를 코미코와 미코세라믹스 등에 발행해 300억원을 확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도 미코에서 물적분할한 미코세라믹스를 코미코에 넘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9일 미코가 코미코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출자하지만, 첨단소재 사업 및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제외해도 1000억원 가까운 현금이 미코 곳간에 쌓인다. 미코는 이 자금을 활용해 신규 사업에 추가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반도체 후공정 산업과 전고체 사업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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