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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주주친화 대신 오너만 중심에 둔 흡수합병 오너 일가 지분 100% 유유건강생활…"개인회사 부실 떠넘긴다" 지적도

차지현 기자공개 2023-06-15 10:55:2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07: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유제약이 오너 일가가 운영 중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한다. 유유건강생활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 상태로, 지난 3월 유유제약의 100%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이번 합병으로 유유제약이 유유건강생활의 부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유유제약이 자사주 매입 효과를 내세운 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유유건강생활은 전환사채(CB), 무상증자 등을 활용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유제약 주식을 취득해 왔다. 특히 매입 후 소각하지 않는 자사주는 향후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도구로 쓰일 수 있다.

◇유유제약, 3년 연속 적자 유유건강생활 품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존속법인은 유유제약이고 사명도 그대로 유지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인 만큼 합병비율은 1:0(유유제약:유유건강생활)으로 산정했다. 합병기일은 7월 1일이다.

유유제약 측은 합병 목적에 대해 "기존 유유제약이 보유한 병원과 약국 유통망에 유유건강생활의 온라인 유통·판매 채널을 신규 추가해 매출 증대 등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유유건강생활은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2013년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유통·판매 업체다. 유 대표와 그의 아내 송정윤 씨, 자녀 유제현·유현호 씨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다. 유 대표는 2016년 송 씨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긴 뒤 최근까지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유유건강생활은 독일 내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1위 제품인 '포모라인' 등을 국내에서 유통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다만 2019년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 2020년 적자 전환 이후 3년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도 2020년 65억원→2021년 42억원→2022년 37억원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유유제약은 지난해부터 오너 일가의 유유건강생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유 대표의 유유건강생활 지분 5만1900주를 2억6126만원에 인수했다. 이어 올 3월 송정윤·유제현·유현호 씨로부터 각각 지분 15만5700주를 총 12억5883만원에 사들여 유유건강생활을 100%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흡수합병에 따라 유유제약은 유유건강생활의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오너 일가가 개인 회사의 부실을 유유제약에 넘겼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유 대표를 포함한 오너 일가가 이번 흡수합병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은 15억2009만원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 효과 내세웠지만"…시장은 '갸우뚱'

일각에서는 유유제약이 이번 합병을 두고 자사주 매입 효과를 내세운 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한다. 유유제약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유건강생활이 유유제약 보통주 16만8251주(0.98%)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10억여 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유유제약 측이 주장하는 자사주 매입 효과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유유건강생활은 CB, 무상증자 등을 활용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유제약 주식을 취득해 왔다. 유유건강생활이 유유제약 주식을 처음 매집한 건 2020년 11월이다. 28회 CB를 인수한 뒤 바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주당 1만1700원에 4만2735주를 확보했다.

이듬해 3월 유유제약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유유건강생활의 유유제약 지분은 8만5470주로 늘었다. 이어 같은 해 7월 유유건강생활은 또 한 번 29회 CB를 인수한 후 전환청구권을 바로 행사, 8만2781주의 유유제약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6040원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흡수합병 이후 유유제약의 자사주가 증가하더라도 이를 소각하지 않으면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낮춰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소각하지 않은 자사주는 언제든 시장에 매물로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 유사시 오너 일가가 자사주를 우호적 투자자(백기사)에게 매각해 경영권 강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재 유유제약은 유 대표 중심의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다만 유 대표의 유유제약 지분율이 13.75%에 그치는 만큼, 향후 지분 승계까지 고려하면 자사주를 지배력 확대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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