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3색 효성의 길]화학·티앤씨·첨단소재 효성 간판 새판짜기①효성티앤씨·첨단소재 하반기 실적개선 전망...화학은 베트남 공장 가동 중단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16 11:16:44
[편집자주]
대기업 계열사일수록 화려한 전적 혹은 반전 하나쯤은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여러 이유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옛날에는 잘 나갔지'라는 인식만큼은 확실히 남긴 곳이 있다. 반대로 위상 변화를 쉽게 상상할 수 없던 계열사지만 오늘날 '에이스'로 성장한 곳들도 꽤 있다. 효성그룹 '소재 3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캐시카우로 이름을 날렸던 효성화학은 올 1분기 452억원의 적자를 냈고 방향타 정도였던 티앤씨·첨단소재는 시장 점유율·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갈까. 또 다른 변곡점을 맞고 있는 효성그룹 3사의 길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의 '소재 3사'가 각기 다른 이유로 울거나 웃고 있다. 한때 그룹사 캐시카우 노릇을 하던 효성화학은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공장이 여전히 자생 능력을 키우지 못하면서 '고난의 시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이에 반해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중국의 봉쇄 정책 등으로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수요가 부진했지만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업사이클이 돌아왔다는 관측까지도 나와 제2의 전성기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와 보낸 전성기...비슷한 길 걸은 소재3사
효성은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로 이어지는 소재사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효성화학이 만든 제품 중 하나인 테레프탈산(TPA)은 효성티앤씨의 섬유가 된다. 그리고 이 섬유는 효성첨단소재를 거쳐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로 탄생한다.
결과적으로 세 회사가 일정 부분 사업을 교류하는 구조다. 그리고 이중 효성그룹의 최대 효자는 효성첨단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약 3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효성그룹 상장사 중 가장 탄탄한 수익성을 나타낸 것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코로나 확산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타이어코드의 수요 확대에 더해 방탄복 등에 쓰이는 신소재 아라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친 것이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1조2000억원 늘어 2018년 사업 분할 이후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부턴 살짝 주춤한 상태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강화에 따른 이동 제한 및 경기침체로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단 평가다. 실제 효성첨단소재의 주요 제품인 스틸코드와 카매트는 주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중국 사업장에 납품된다.
분야는 달라도 효성화학·티앤씨의 흐름도 이와 상당히 유사하다. 양사는 코로나 확산기에 의료용 주사기와 마스크의 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 및 스판덱스 판매 호조를 누렸다.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각각 1480억원, 1조4260억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에 제품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며 지난해 양사의 실적은 '급감'했다. 실제 효성화학·티앤씨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각각 -3367억원, 1235억원이다. 2021년 대비 각각 마이너스로 전환됐거나 91%나 감소한 수준이다.
◇돌아오는 업사이클...효성화학은 베트남 공장 문제 지속
눈길을 끄는 건 엔데믹 이후다. 소재 3사 모두 범용 화학 재료 및 시황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시 한번 새로운 업사이클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업계는 이 시점이 점진적인 전방 수요 회복과 타이트한 공급 재개가 이어지는 올해 하반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까지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에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도 일부 소재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화학 품목에서도 효성그룹 3사에 긍정적이고 추세적인 상승 조짐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숫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예컨대 올 1분기 연결 기준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에 보여준 163억원이란 저조한 실적에서 325% 늘어난 수치다. 중국 및 인도의 의복 수요 증가로 같은 기간 스판덱스 판매량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교체용 타이어 수요 약세에 따른 시황 부진으로 판매량 회복이 더딘 상태다. 그러나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고부가 신소재의 판매 증가와 점진적인 타이어코드 수요 회복이 더해져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부침의 정도가 급이 다른 효성화학은 하반기에도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효성화학은 현재 베트남 내 플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 등을 갖추고 있다. 2018년부터 약 1조5000억원이 투입된 곳인데 현재 공정상 및 추가적인 장비 반입 등의 문제로 기계가 멈춰있다.
다음 달엔 공장이 돌아갈 예정인데 가격 사정은 더 좋지 않다. 플리프로필렌(PP) 재료인 프로판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으로 PP는 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452억원의 적자를 본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분할 이전엔 효성화학이 효성그룹 캐시카우였지만 현재는 베트남 공장 이슈로 전망이 밝지 않은 곳"이라며 "이에 반해 첨단소재나 티앤씨는 올해 하반기 돌아올 것으로 보이는 업사이클에서 좋은 수익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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