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는 지금]밸류업 일등공신 '크림·제페토'…MZ세대 취향저격④리셀·메타버스 플랫폼, 유니콘 반열…젊은 유저 유입 통로 역할도
원충희 기자공개 2023-06-16 13:37:14
[편집자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카메라앱 하나로 시작했지만 잼라이브, 케이크, 제페토, 크림 등 차세대 신규 사업들을 분화하면서 '컴퍼니 빌더'로 부상하고 있다. 스노우와 그 자회사들의 성장전략은 네이버의 기존 공식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외부투자에 오픈된 자세로 빠르게 밸류를 끌어올리는 스타일은 오히려 카카오에 가깝다. 네이버와 다른 길을 가며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스노우와 그 자회사들의 성장 히스토리, 향후 목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노우로부터 분화된 자회사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리셀 플랫폼 운영사 크림과 메타버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다. 이들의 밸류는 유니콘 반열에 들었거나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개인간(C2C) 한정판 거래, 증강현실(AR) 기반의 메타버스란 점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태생)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다.이들의 부상은 단순히 기업가치 제고로서의 의미만 갖고 있지는 않다. PC 기반 검색포탈의 한계로 사용자 연령대가 높아졌던 네이버로선 젊은 세대를 공략할 새로운 툴이 생겼다. 리셀, 메타버스 모두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분야라 네이버의 주 사용층 고령화를 희석하는 효과도 있다.
◇크림, 스니커즈로 시작해 럭셔리·테크영역 확장…유니콘 눈앞
스노우는 작년 말 기준 12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베트남·홍콩·일본법인과 벤처펀드를 제외한 어뮤즈, 스프링캠프, 케이크 등이 신사업 자회사들이다. 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크림과 네이버제트다. 크림은 202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한정판 거래 플랫폼으로 상품의 정·가품 여부, 하자와 퀄리티 등을 검수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중개업을 한다. 2021년 1월 스노우로부터 분사했다.
리셀 사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초기부터 줄을 이었다. 2021년 3월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시리즈A(200억원)를, 그 해 10월 미래에셋캐피탈과 기존 VC로부터 시리즈B(1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때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이었다.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시리즈C를 마무리하면서 총 유치액이 3406억원에 이른다. 최근 투자유치로 인정받은 밸류는 9000억원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은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품목인 스니커즈(운동화)로 시작해 스트리트 웨어 등 의류거래를 영위하다 롤렉스, 샤넬 등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정가 20여만원짜리 한정판 신발이 10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리셀이 재테크 수단(리셀테크)으로 각광받자 시장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리셀시장 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 스니커즈 리셀시장은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리셀 플랫폼 가운데 크림은 거래액과 취급품목, 사용자 수에서 압도적 1위다. 패션 커머스 시장 전체 1위 플랫폼인 무신사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3억 유저 '제페토'…K-메타버스 대표주자로 성장
스노우가 2018년에 출시한 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는 장래성을 인정받아 2년 후 독립법인 네이버제트로 분사된다. 출시 두 달 만에 글로벌 앱 다운로드 수가 300만건을 넘어섰고 약 2년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3억 4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해외 이용자 비율이 90% 이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각광받자 제페토의 위상은 수직 상승했다.
이는 투자유치 당시 책정한 밸류로도 나타났다. 2020년 네이버제트가 119억원을 증자할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 투자유치 때는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 유니콘 반열에 들었다. 현재는 북미와 홍콩에 이어 일본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성공은 스노우의 밸류업 효과만 가져오지 않았다. 네이버가 스노우에 맡긴 모바일 서비스 인큐베이터 미션의 본질적 목표도 일부 달성했다. 네이버는 PC 기반 검색포탈을 시작으로 모바일 시대에 적응했으나 사용층이 고령화되는 문제를 고민했다. 10~20대에 어필할 서비스를 만들어 계속 네이버의 유저로 끌어와야 했다.
그런 점에서 젊은 층에 어필하는 제페토와 크림은 MZ세대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적자상태지만 투자시장에서 곽광받는 것도 젊은 층의 선호를 받아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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