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를 움직이는 사람들]K-디스플레이 초격차 이끄는 '최주선 리더십'①M&A로 신사업 구체화, 미래먹거리에 적극적 투자
김혜란 기자공개 2023-06-26 11:22:52
[편집자주]
2012년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분야 세계 최강을 넘어 대형 OLED 시장에도 삼성만의 입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2차전지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돼 국가적으로도 중요도가 높을뿐더러 삼성 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와 함께 중요한 계열사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끄는 인물들과 그들이 짊어진 과제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5: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가 핵심 산업 중 하나인 'K-디스플레이'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중국에 잠식당했고, 첨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도 중국으로부터 추격받고 있다.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축 삼성디스플레이를 진두지휘하는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세계 1위인 중소형 OLED 분야에선 '초격차'를 벌리고, 그동안 LCD에 주력해 온 대형사업 부문은 OLED로 새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최주선 사장은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4월 정보기술(IT)용 OLED 생산라인 증설에 3년간 약 4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마이크로 OLED 전문기업 이매진(eMagine)을 약 2900억원에 인수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삼성 전자계열사를 통틀어 규모 있는 딜로는 상당히 오랜만에 이뤄진 것이라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과감하게 결정하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주선 리더십'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준 셈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개발자에서 디스플레이 수장으로
최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메모리사업부 디램 개발실장(전무)과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는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미주총괄(DSA·Device Solutions Americas) 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글로벌 시장에도 눈이 밝다.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건 2020년이다.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다. 당시 대형사업부는 LCD사업을 완전히 접으면서 새로운 매출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최 사장은 바로 그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형 사업부장도 겸직한다.
그가 대형사업부장으로서 대형사업부의 미래가 달린 퀀텀닷(QD·양자점)-OLED사업을 이끌어왔는데, 끝까지 사업화를 책임지도록 중책이 맡겨진 것이다. 이때 당시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형·중소형 투톱 체제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최 사장 원톱체제로 바뀌게 된다. 최 사장은 대형사업부장 직함을 내려놓는 대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서 더 무거운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됐다. 이종혁 부사장에게 대형사업부장 자리를 주고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총괄하는 임무에 보다 집중하게 된 것이다.
최 사장이 CEO로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진두지휘한 뒤 회사는 실적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2020년에서 2022년까지 12.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74% 성장했다. 이익 개선으로 순현금이 30조원 넘게 쌓였고 '역대급 현금 곳간'을 갖췄단 점도 눈에 띈다.
◇'최주선호'의 과제
우선 대형 OLED 사업의 안착이 최 사장의 주요 경영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대형사업부가 LCD 사업을 철수하고 QD-OLED가 유일한 매출원이 됐기 때문이다. 중소형 부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만큼 한쪽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도 대형사업부의 약진이 중요하다.
2021년 11월부터 QD-OLED 양산에 돌입,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으나 QD-OLED 전체 캐파(생산능력)가 연간 180만장에 불과한 수준이라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아직 LCD TV가 주류고 OLED TV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캐파 확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당분간 중소형사업 위주로 확장전략을 전개하면서 대형사업부의 방향성을 설계 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사업의 경우 사업다각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이미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이르면 2025년부터 IT용 8.6세대 OLED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에 OLED가 많이 들어갔지만 이제는 노트북과 태블릿에 OLED가 많이 탑재되면서 IT용 OLED가 회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높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 리더십의 키워드는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사업다각화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한 디스플레이 기업의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을 넘어 K-디스플레이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더욱 의미 있는 성장스토리를 그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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