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vs KCGI]행동주의가 지적하는 지배구조 취약점은주요 개선점 두 가지 쟁점 보니
김혜란 기자공개 2023-06-23 10:28:0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이달 초 DB하이텍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보낸 데 이어 회계장부와 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과 등사를 신청하는 가처분을 냈다. KCGI의 주주행동이 본격화하면서 DB하이텍의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관건은 DB하이텍이 KCGI의 요구에 얼마나 응답할지다. KCGI는 오너일가의 사익편취가 DB하이텍 주가 저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KCGI가 지목하는 DB하이텍의 거버넌스 취약점에 대해 짚어본다.
◇지배주주의 사적 추구? 경영 투명성 개선해야
DB그룹은 법적으로 지주회사가 아니지만 지주사의 골격을 갖추고 있다. DB Inc가 DB하이텍 등 제조 부문을, DB손해보험이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로 거버넌스가 단순화돼 있다. 표면적으로 DB는 이미 지배구조가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배주주의 개인회사 DB인베스트와 DB스탁인베스트, DB메탈이 계열사가 얽혀 있는 복잡한 지배구조라는 게 KCGI의 지적이다. DB인베스트는 김준기 창업회장과 장남 김남호 DB그룹 회장 지분이 각각 73.5%, 26.5%, DB스탁인베스트먼트의 지분구조는 김 창업회장(34,1%), 김 회장(29.1%), 장녀 김주원 DB하이텍 부회장(36.8%)으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DB인베와 DB스탁은 다시 DB메탈의 지분을 각각 26.1%, 7.2% 보유 중이다.
DB메탈은 2020년 12월 신설된 코메를 흡수합병해 지난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KCGI는 2년간 코메의 내부거래금액이 660억원에 달하는데, DB하이텍의 공사 수주를 도맡으며 오너일가 사익편취에 이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KCGI가 회계장부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서다.
지배주주 개인회사와 내부거래를 진행할 때 적절한 경영 절차를 거쳤는지를 분명하게 따져야 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주가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KCGI의 지적이다.
◇거버넌스 개선, 이사회 견제장치 강화 필요성
KCGI가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에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개선안이 담겨 있다. 핵심은 지배주주를 감시할 수 있게 이사회 내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오너인 김 회장이 DB하이텍에 대한 책임경영에 나서라는 것이다.
우선 김 창업회장의 DB하이텍 미등기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 창업회장은 성범죄로 처벌 이력이 있는데도 고위임원으로 재채용됐고, 지난해 상근 경영 자문을 맡아 31억25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기업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인물이 경영을 좌지우지하며 기업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DB하이텍 비상근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지만 사실상 DB하이텍 경영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에 등기임원으로 재직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KCGI의 지적이다.
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추가 신설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보상위원회는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임원의 성과를 측정·평가해 임원에 대한 보상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KCGI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내부거래위워회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자산유출 방지를 위해 내부거래를 사전에 심의· 검토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등기임원으로 고액보수를 챙기는 관례나 불투명한 내부거래로 오너 일가가 사익을 편취한다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통제장치라도 이사회에 설치하자는 요구다.
이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김 창업회장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던 DB하이텍을 세계 10대 파운드리로 성장시킨 주역인데 김 창업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주주간 협의를 허심탄회하게 진행하자고 하는 것을 보면 과연 대화의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라며 "또 오너일가가 사적이익을 취한 바가 전혀 없고 회사의 필요에 따라 적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경영활동에 대해 근거없이 사익편취로 몰아가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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